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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 -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미네르바 박대성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정부와 기업이 아닌 ‘개인’을 경제의 중심에 두고 바라본 최초의 경제학>이라는 말에 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직장 3년차로, 벌고 있는 월급을 절반 정도 적금에도 넣고 소심하지만 적은 금액 적립식 펀드도 넣어가며 아둥 바둥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회인인데, 해마다 물가는 정말 어찌나 오르는지, 아직 결혼하지 않아 식료품의 물가 상승은 크게 못느끼지만 백화점에서 옷이라도 살라치면 이게 정말 옷 값인지 이 돈을 주고 옷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많이 올랐고 화장품 값 또한 만만치 않게 올랐다.
월급은 3년간 별로 변한 것이 없는데 물가는 계속 올라 내가 2년 전에 넣겠다고 약속한 금액을 꼬박꼬박 불입하기도 쉽지 않고, 그 와중에 집 값에 대한 뉴스 기사라도 볼라치면 가슴이 답답한게.. 과연 ‘내집마련’이라는 그건 좀 더 어른이 되면 다 할 수 있는건지, 그깟 집 뭐 없으면 어떠냐 싶다가도 제일 강력한 제테크는 결국 부동산 제태크라는 말은 어디서 주워들어서, 빚내서라도 우선 집은 사야하지 않겠나 그렇게 한숨 푹푹 쉬며 더 아껴 살지 못하는 내 손만 탓하고 지냈다.
뭐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학 입문서 너덧권 읽은 게 다인지라 아는 것도 없는데 여섯 번째쯤의 책으로 이 책을 읽어도 되는지 겁이 조금 났었다. 미네르바의 글이라는데, 아직 뭐가 올고 그른지, 진실인지 알지도 못하는 내가 읽고 판단력만 흐려지는건 아닌지 읽어도 되는지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을 다 읽은 지금 느끼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을 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에게 우리 나라 경제의 구석 구석 숨겨진 비밀들을 이렇게 말해준 사람이 아직까지 없었다는거다. 왜 나는 물가가 오르는게 팍팍 느껴지는데 TV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얼마 안된다고 하는지, 왜 펀드 환매를 할 때 내 생각만큼의 돈을 돌려받지 못한건지, 왜 뉴스에서는 기름값이 떨어졌다는데 주유소 기름값은 그렇게 크게 내려주지 않는지.. 자질구레한 것에서부터 내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큰 부분까지 굵직굵직하게 다뤄가며 우리 나라가 나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들에게 대해 말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우리나라가 나에게 알려주지 않는 경제 비밀 40가지>라고 할 수 있을만큼 궁금했던 것들의 의문이 많이 해소되었고 좀 더 다른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아직 모르는게 너무 많으니까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생각에 그저 말해주는데로 고개 주억거리며 새겨들었었는데, 너무 그러는 것도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정확한 판단,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여러 관점의 책을 많이 읽어보고 나름의 어떤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읽어보니 옳은 말만 하는 사람 같았는데, 또 다른 친구는 이 사람이 혼란만 불러 일으켰다고 하더라. 어떤 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부러웠는데 이제는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읽고 지식을 쌓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 그런 판단력을 기르는 데에, 경제의 이면에 어떤 진실이 숨어있는지 생각해보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어려운 용어는 페이지마다 주석을 달아 이해하기 쉽게 해준 점도 좋았고, 군데 군데 Q&A 형식으로 일반인이 궁금해할 수 있는 경제관련 문의에 대해 답변을 해준 것도 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