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하루 한마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무노 다케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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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답게 <99세 하루 한마디>는 오랜 경험과 성찰에서 우러나온 글들을 모아놓은 잠언집이다. 저자 무노 다케지((2016년 101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는 99세에 이르기까지 저널리스트로서 살아온 삶의 지혜를 간결하고 단호한 문장들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전쟁세대가 들려주는 역사적 증언과 평화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진한 울림을 준다. 한결같이 따뜻하고 친절한 치유서들과는 결이 다른 인생선배의 솔직한 통찰과 반성, 마음가짐이 다소 시니컬한 문체로 담아내 인상적이다.

책은 그의 어록들을 겨울, 봄, 여름, 가을에 맞게 조합하고 365일의 삶으로 표현해 독자가 항상 곁에 두고 읽을 수 있게 구성하였다. 책의 글들로 정화되고 힘이 되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를, 서로에게 연결되고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기적도, 우연도 밖에서 오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스스로 구하고 스스로 노력해야 이루어진다. 그뿐이다.

p.16

"밤이 아침을 낳는다"

인생의 겨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것은 순서대로 오지도 예고대로 오지도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저자는 곤란한 일이 벌어지면 나 자신을 보라고 말한다. "최악의 적도 나. 최고의 아군도 나." 이기에 나를 들여다보고 궁리하고 개선하여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라 조언한다. 그리고 불행은 한순간이지만 절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는 법이니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경쾌하게 나아가라 격려한다. 따스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겨울은 꼭 필요하다. 겨울동안 준비해야 봄과 여름을 맞이할 수 있다. 자신이 세운 가치와 목표를 갖고 자신의 길을 걸으면 그 길은 외롭거나 망설임없이 나아갈 수 있다. "밤은 반드시 아침을 낳는다."

완성되었다고 생각될 때 20%를 더 전진하라.

사람이 하는 일은 120%의 노력으로 100%를 이룬다.

p.91

그렇다고 지나치게 애씀은 불필요하다. 진정으로 나아가는 것은 부드러워야 한다.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과도한 열의로 애쓰다보면 너무 빨리 지쳐버린다. 저자는 제대로 봄을 보내기 위해서는 확실하고 분명하게 의도를 가지고 한 단계씩 처리해나가라고 말한다. 매일을 허투루 보내버리면서 미래를 희망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하루의 발자취를 확실하게 남기며 살겠다고 마음에 새기자."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 희망을 직접 만들어 자신의 심장으로 자신의 몸을 두드려

격려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p.183

책의 후반부는 죽음에 대한 통찰을 논한다. 나는 인생의 종점이 두렵게만 느껴진다. 다가올 것임을 알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단련하고 단련하면서 위로하며 살아냈다.

"지지 않는 꽃은 종이로 만들어진 가짜 꽃이다. 지는 꽃이기에 피는 법. 이와 마찬가지로 죽기 때문에 산다. 죽음은 두려울 것도 슬플 것도 없다. 손님일 뿐이다."라는 그의 말이 알면서도 서글프다. 좀 더 체감할 나이가 됐을 때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기를.

인간, 삶, 생명, 평화, 일생에 대한 그의 넓고 깊은 통찰을 지닌 그의 짧은 문장들은 기자의 문체가 더해져 색다른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자신만의 색채가 진한 저널리스트의 인생 여정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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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진작 배울걸 그랬네 - 경제학적 통찰의 힘을 길러주는 초단기 일주일 경제학 여행
장위치엔 지음, 정우석 옮김 / 베이직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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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어렵다. 경제학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어느 분야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기본기는 익혀두어야 한다. 그래도 어려워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일주일이면 경제학을 끝낼 수 있다!'라는 말에 이끌려 경제학 입문을 도전해본다.

'진작 배물걸 그랬네' 시리즈는 철학, 심리학에 이어 이번엔 생활밀착형 경제학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풀어낸다.

<경제학 진작 배울걸 그랬네>는 하루에 한 단락씩 일주일동안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경제학 분야의 흐름을 한번에 정리한다. 먼저 경제학의 기원과 발전사를 이해한 다음 경제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배우고, 경제학에서 뻗어나온 학과들을 익히는 순서다. 마지막으로 경제학 실천하기를 목표로 내용을 응용하여 내 집 마련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단시간에 경제학의 큰 틀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제 2차 세계대전 후에는 경제학의 분야가 군사연구, 공공위생 등의 영역까지 진출하여 다른 학과와 교차 연구됐다. 이처럼 점점 더 많은 경제학 학과가 하나 둘 분리되어 경제학의 세계는 전보다 더 풍부해졌다.

p.157

개인적으로 관심이 덜한 경제학의 정의와 기원, 인물들은 가볍게 읽고, 관심주제인 경제학의 파생된 학문과 이론을 꼼꼼히 살폈다. 그 중 행동경제학이 가장 흥미롭다. 심리학과의 연관성이 많은 학문으로 특히 금융과 상업경제학에서 깊이 다룬다. 행동경제학은 이성의 한계로 인해 인간이 완벽한 경제적 이성을 지키기 어려우므로 나타나는 행동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는 분야다. 우리는 기대, 전망을 예상하고 행동한다. 수익앞에서 위험 회피자가 되고, 손실 앞에서 위험 선호자가 된다. 또한 수입보다 손실 앞에서 더 민감하다. 한층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우리는 월급으로 받은 100만원과 도박으로 얻은 100만원은 효용이 다르다. 의외의 재화는 다른 사람에게 인심을 쓰기도 하지만 월급을 나누는 사람은 없다. 자신도 모르게 돈에 라벨을 붙이는 것이다. 이것이 심리계좌다. 이렇게 사람들은 우리 예상과는 달리 비합리적, 비논리적으로 경제적 의사를 결정하기에 행동경제학은 투자심리학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미래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꼭 알아두어야 학문이다.

집을 사고팔 때 먼저 경제학을 이해해야 한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충동적 소비대신 경제학의 관점을 이용하여 이성을 유지하면 속지않고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p.278

책은 위대한 사상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경제문제도 살핀다. 환율, 통화. 부채, 임금 등에 대해 명료하게 해설한다. 그리고 누구나의 관심사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다룬다. 책은 토지 가격은 기본적으로 감가상각이 없지만 건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가상각을 하므로 그 가치는 정반대임을 꼼꼼하게 설명하면서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토지의 가치를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을 통해 집을 선택할때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을 배우면서 무엇보다 집을 매매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효용가치를 잘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임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남들에게 좋다고 내게도 좋은 집은 아니니까.

아무리 쉽게 이해시킨다해도 경제학의 용어들은 만만치가 않다. 책은 도표, 사진, 만화들로 가능한 풀어 설명하고 단락이 마칠때마다 3분 리뷰로 알기쉽게 다시한번 정리해줘서 포기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간략하게 경제학 핵심을 배우기 원하는 초보자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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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황병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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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잘 때 뇌 속에서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창의성, 감정, 건강, 기억, 아이디어 등 우리 삶에 필요한 해답이 잠에 있다. 잠은 우리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우선 잠을 잘 자라.

잠은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p.58


자고나도 개운한 느낌이 없다. 자주 깬다.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어김없이 불면의 밤을 보낸다 등등 언제부터인가 숙면은 나의 고민 중 하나가 됐다. 제대로된 정보를 찾는 도중 이 책을 만났다. 진작 읽었어야 했다.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는 수면사업과 더불어 수면 코칭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의 '좋은 수면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수명을 연장한다는 믿음과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얻은 정보가 알차게 담겨있다.

2장 ‘잠 오답 노트’에서는 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질문과 답 형식으로 풀어주고, 3장 ‘수면 전문가의 숙면 가이드’에서는 숙면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특히 5장에서는 자연과 연결된 잠의 비밀인 '어싱'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잠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책은 불면증이 마음에서 기인된 것이므로 먼저 마음자세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잠을 자지 못한다는 사실에 과도하게 신경쓴다며 이런 집착은 오히려 불면증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의식 속에 잠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어 실제로 잘 자고 있어도 잠이 깬 순간만을 기억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수면에 대한 자신감'을 갖자는 얘기다.

"'나는 잘 수 있다'라고 생각을 바꾸고,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잘 잤다'라고 긍정의 자기 암시를 해야 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잠을 자다가 중간에 잠을 깨는 현상을 심각한 건강이상신호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도리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단순하게 말해, 잠을 자는 도중에 깰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p.84

책을 통해 내가 알고 있던 잠에 대한 상식중에 잘못된 것이 많음을 알게됐다. 새벽마다 한 번씩 잠을 깨는 게 아주 안 좋은 신호로 알고 있었고 따뜻하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똑바로 누운 자세가 올바른 수면 자세인줄로 알고 있었다. 다 틀렸다.저자는 그동안 알고 있던 잘못된 상식들을 조목조목 바로잡는다. 가장 놀라웠던 내용은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 수면의 질을 더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뜨끈한 데서 자면서 몸을 지져야 개운하다고 믿는건 기분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니 전기매트와 풋워머를 달고 살아온 나로서는 당혹스럽다. 저자는 이런 외부 가열은 질 좋은 수면,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다음날 몸이 피곤한 상태로 아침을 맞게 한다고 단언한다. 잘못된 상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배운다. 더 이상 외부 가열에 의존하지 말고 생체시계와 체온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지켜지도록 신경써야 하겠다.

맨발걷기는 돈이 들지 않는 최고의 건강관리법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온몸에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며 기분이 좋아지고 잠의 질도 당연히 좋아진다.

p278

책은 마지막으로 정전기의 위력과 수면의 질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체에서 일어나는 정전기에 대해 설명하며 모든 질병에 체내정전기가 관여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몸에 수분이 인체 안에서 전기를 띠며 흐르는 게 적절한 방법으로 방전되고 순환해야 질병이 생기지 않는데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치매와 같은 뇌신경세포 손상도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순환이 답'인 것이다.

저자는 몸속에서 발생하는 정전기가 빠져나가면서 순환계가 잘 돌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땅과 접촉, 접지(어싱)를 강조한다. 맨발걷기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원리인 줄은 몰랐다. 불안이나 가슴의 답답함을 푸는데도 좋다니 더욱 흥미롭다.

"활성산소를 중화 시키는 자연 항산화 최고 명약 어싱(EARTHING), 자연에 연결된 건강한 삶을 시작해보자!"

한때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잠자는 동안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회복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수면은 엄연한 활동이다. 가장 회복적인 활동이다. 잠자는 시간 동안 내 몸과 마음 안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체내시계를 맞추고, 식욕을 조절하고, 기억을 치유하고, 기분을 새롭게 하고 각종 대사 활동이 활발한 시간이다. 책을 읽고 어떤 일이 생겨도 잠은 나에게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심게됐다. 이제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일상의 우선 목표다. 몰랐던 잠의 비밀부터 최선의 숙면을 위한 방법까지 배웠으니 이제 더 이상 불면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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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마음 공부를 시작했다 - 전에 없던 관계와 감정의 혼란에 대하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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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인다는 것은 수동적 태도가 아닙니다.

깊은 성찰과 지혜가 필요한 적극적인 대처방식입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언젠가 그 속에서 통찰을 얻게 됩니다.

새로운 희망의 길은 언제나 수용에서 시작합니다.

받아들이지 못하면 변화할 수도 없습니다. p.47


"삶의 변곡점에서 늦기 전에 나를 되찾다."

중년이라는 힘겨운 시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에게 마음공부는 매일매일의 훈련이다. 잠시만 방심해도 마음은 흔들리고 길을 잃는다.

<마흔, 마음공부를 시작하다>는 나처럼 마흔 즈음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치유심리서다.마음의 문제는 정답이 없기에 원리나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 해서 책은 허망한 주장도 절대적 진리도 들어 있지 않다. 책은 마흔이 겪는 상실의 고통을 끌어안고 전환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냉정하면서도 차분하게 조언들을 들려준다.

중년의 삶이란 슬픔과 두려움을 끌어안고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전환과 상실의 고통을 거부하면 우울과 불안이 망령처럼 따라붙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공황에 충격받고 공허감을 못 이기고 무너져내립니다.

p.7

구성은 크게 3가지 마음공부로 되어 있다. 1장 생각공부에서는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음을, 인생의 하강곡선을 인정하자는 내용을, 2장 감정공부에서는 감성의 중요성을, 3장 관계공부에서는 고독한 존재임을 받아들이자 내용을 담고 있다.

"누구도 중년의 사춘기를 피해갈 수 없다"

나는 나의 흔들림을 부족한 삶의 경험과 타고난 성격탓이라 생각했었다. 어른이 되면 담담한 마음과 지혜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책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년이 겪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 온갖 시련이 찾아오는 40대에는 절망감과 위기감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를 잘 극복하려면 가치와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해두어야 한다며 인생의 소명을 만들라고 제안한다.

무언가를 몰입해서 하다보면 불안도 줄고 만족도 얻을 수 있다. 거창한 것 보다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중요하다. 자기 길을 꾸준하게 걸어가는 사람만이 진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모호함을 견뎌야 한다"

나의 약점 중 하나는 모호함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예측 가능해야 하며 통제할 수 있다고 느껴야 편안해진다. 바꿔 말하면 예측 가능하지 않으면 쉽게 불안에 휩싸인다. 나같이 모호함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은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과도한 통제'를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새로움과 낯섦을 "회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흔 이후에는 그런 상황이 더욱 많이 생기기 때문에 불안에 취약한 나는 모호함을 견디는 힘을 키워야 한다. 저자는 모호함을 견디기 위한 딱 하나의 방법을 알려준다. 바로 '용기'다. '까짓것'이라는 마음으로 자꾸 부딪혀 보라 조언한다. 불안해도 용감할 수 있다고 말이다. 진짜 내 삶에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불안이 나를 망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모호함을 견뎌내야 한다. 막상 부딪혀보면 별거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체험이 쌓여야 불안에서 자유로워진다.

가장 궁금했던 내용은 '갱년기'다. 아직 신경증의 신체증상이 남아 있는 나에게는 갱년기가 심하게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다. 저자는 갱년기를 의사의 도움없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갱년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운동밖에 없다고 말한다. 역시 그럴듯한 해결책은 없다.호르몬전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찾아올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 또한 때가 되면 지나갈 테니까.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중년. 이 시기를 멋지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본게임은 전반전이 아닌 후반전이다. "마흔 전과 마흔 후의 나는 서로 다른 나"라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시작을 마음먹어본다. 마흔,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다. 이제 '온전한 나'로서 살아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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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 불교 명상과 심리 치료로 일깨우는 자기 치유의 힘
마크 엡스타인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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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호흡, 당신의 몸, 당신이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들에 집중하세요.

당신이 반드시 불안을 사라지게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불안과 관계 맺는 방식만 바꾸면 돼요.

그 생각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 생각이 당신을 사로잡는 힘도 약해질 겁니다.

당신은 집착은 누그러뜨린 채 주변의 대상들을 좀 더 열린 태도로 바라볼 수 있어요." p.134


<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불교명상과 정신 의학의 만남만으로도 반가운 이 책은 자아성찰을 통해 자기중심성을 줄이고 자아의 균형을 되찾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치유서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명상공부를 병행해 온 저자가 불교의 가르침인 팔정도(八正道)를 심리치료에 접목,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오래 걸렸다.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었다. 읽는 내내 떠오르는 기억들로 힘들기도 자유롭기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책은 자신의 본모습을 직시할 수 있게 돕는다.

숨겨진 내면을 보게되는 새로운 모습을 알게되는 시간이다.

이 책의 각 장에서는 팔정도를 구성하는 여덟 가지 측면들을 다루고 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다스리기 위해 가져야 하는 주요한 태도들이다. 자아(에고)라는 다루기 힘든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더 낫게 만들려면 우리는 자아를 관찰해 내야만 한다.

이 모든 단계에서 자아와 기꺼이 대면해야 한다. "깨달음 이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도."


통찰에 대한 가르침 - 올바른 견해(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힘), 올바른 의도(감정을 인정하고 내면을 관찰하자)

윤리에 대한 가르침 - 올바른 말(자신에게 새로운 말을 들려주자), 올바른 행동(최선의 행동을 찾자), 올바른 생활(세상과 관계 맺는 법)

명상에 대한 가르침 - 올바른 노력(깊이 개입하지도 방관하지도 말자), 올바른 알아차림(통제하지 않기), 올바른 집중(불확실성을 즐기기)

p.17 (내용을 정리함)


책은 제일 먼저 '올바른 견해'의 가르침을 확실히 언급한다. 명상을 현실도피를 위한 수단으로 오용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명상은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지혜를 활용해 고통에 습관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알아차림을 통해 순간순간 사물의 덧없는 본성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특효약은 없다. 인내하는 자만이 보상을 받게 된다.

"문제를 과장하지 마세요."

"그 일을 그렇게 확대 해석하지 마세요". 저자의 임상사례에 나온 조언이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다가왔다. 누구나 겪는 생로병사지만 부모님의 나이 듦을 지켜보는 건 내겐 너무 힘든 문제다. 저자는 현실을 극화시키지 말라고 말한다. '올바른 견해'의 가르침을 통해 무상함이라는 본성에 익숙해지라고 말이다.

피하려는 부정하려는 마음이 불안을 일으킨다. 삶을 끌어안으며 매 순간 더 깨어 있는 삶을 살야야 한다.

삶을 긍정한다는 건 살아 있음의 희열뿐 아니라 엄청난 슬픔과 고통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기억하자.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측면이다"

'올바른 말'은 가르침은, 고통을 경험할 때마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그 고통의 의미를 어떻게 과장하는지 알아차리라고 권고한다.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경험에 덧씌워 그 상황을 더욱 참기 힘든 것으로 만든다.

저자는 우리가 이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때, 그 생각의 지배력은 완화된다고 조언한다. 경험은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이 만든 해석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만든 자기 혐오와 불안들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고쳐나갈 수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나를 가로막는 건 나 자신의 생각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일어난 자각은 나의 허점을 낱낱이 드러내 놓는다. 자기방어적 반응들로 스스로 만든 경계선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인지 인식시킨다. 내면의 평화를 향한 욕구도 집착이었음을 깨닫는다. 이런 태도는 명상을 안전한 도피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책에서 알려주는 '팔정도의 가르침'은 이와같은 이기심을 불식시키고 불안전한 세상 한가운데서 우리 자신이 피난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무상성과 변화가 삶의 기본사실이기에 명상을 통해 삶이 무엇을 제공하든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훈련을 해 나가면 된다. 일생동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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