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하루 한마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무노 다케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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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답게 <99세 하루 한마디>는 오랜 경험과 성찰에서 우러나온 글들을 모아놓은 잠언집이다. 저자 무노 다케지((2016년 101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는 99세에 이르기까지 저널리스트로서 살아온 삶의 지혜를 간결하고 단호한 문장들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전쟁세대가 들려주는 역사적 증언과 평화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진한 울림을 준다. 한결같이 따뜻하고 친절한 치유서들과는 결이 다른 인생선배의 솔직한 통찰과 반성, 마음가짐이 다소 시니컬한 문체로 담아내 인상적이다.

책은 그의 어록들을 겨울, 봄, 여름, 가을에 맞게 조합하고 365일의 삶으로 표현해 독자가 항상 곁에 두고 읽을 수 있게 구성하였다. 책의 글들로 정화되고 힘이 되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를, 서로에게 연결되고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기적도, 우연도 밖에서 오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스스로 구하고 스스로 노력해야 이루어진다. 그뿐이다.

p.16

"밤이 아침을 낳는다"

인생의 겨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것은 순서대로 오지도 예고대로 오지도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저자는 곤란한 일이 벌어지면 나 자신을 보라고 말한다. "최악의 적도 나. 최고의 아군도 나." 이기에 나를 들여다보고 궁리하고 개선하여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라 조언한다. 그리고 불행은 한순간이지만 절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는 법이니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경쾌하게 나아가라 격려한다. 따스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겨울은 꼭 필요하다. 겨울동안 준비해야 봄과 여름을 맞이할 수 있다. 자신이 세운 가치와 목표를 갖고 자신의 길을 걸으면 그 길은 외롭거나 망설임없이 나아갈 수 있다. "밤은 반드시 아침을 낳는다."

완성되었다고 생각될 때 20%를 더 전진하라.

사람이 하는 일은 120%의 노력으로 100%를 이룬다.

p.91

그렇다고 지나치게 애씀은 불필요하다. 진정으로 나아가는 것은 부드러워야 한다.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과도한 열의로 애쓰다보면 너무 빨리 지쳐버린다. 저자는 제대로 봄을 보내기 위해서는 확실하고 분명하게 의도를 가지고 한 단계씩 처리해나가라고 말한다. 매일을 허투루 보내버리면서 미래를 희망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하루의 발자취를 확실하게 남기며 살겠다고 마음에 새기자."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 희망을 직접 만들어 자신의 심장으로 자신의 몸을 두드려

격려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p.183

책의 후반부는 죽음에 대한 통찰을 논한다. 나는 인생의 종점이 두렵게만 느껴진다. 다가올 것임을 알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단련하고 단련하면서 위로하며 살아냈다.

"지지 않는 꽃은 종이로 만들어진 가짜 꽃이다. 지는 꽃이기에 피는 법. 이와 마찬가지로 죽기 때문에 산다. 죽음은 두려울 것도 슬플 것도 없다. 손님일 뿐이다."라는 그의 말이 알면서도 서글프다. 좀 더 체감할 나이가 됐을 때 웃으면서 공감할 수 있기를.

인간, 삶, 생명, 평화, 일생에 대한 그의 넓고 깊은 통찰을 지닌 그의 짧은 문장들은 기자의 문체가 더해져 색다른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자신만의 색채가 진한 저널리스트의 인생 여정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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