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와 영화감독의 스캔들을 보며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불륜을 안(못)한다는 수동적 액션만으로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냥 뿌듯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기가 남편감 신붓감의 직장, 연봉, 부모노후대비정도, 맞벌이 가능여부, 육아휴직 가능일수 등을 꼼꼼히 따져 메이팅 상대를 찾는 것은 합법적인 결혼의 틀 안이라면 얼마든 성스럽고, 김민희가 다 필요없다 던지고 좋아하는 남자에게 가는 건 화냥년 부메랑 맞을 년 욕 얻어 먹을 일이란거다. 감독의 가정이 온전한 형태였다가 불륜으로 깨진거라면 그 비난에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겠지만 이미 경제공동체 외에 별다른 실체가 없었다는 관계에 왜그리 큰 의미를 두는지 모르겠다. 이 사건으로 얻어야 할 교훈은 유부남과 바람을 피지 말자가 아니라, commitment가 깨어진 배우자는 하루빨리 갖다 버릴 것, 경제적 독립 못한 상태라고 남편 같지도 않은 남편 붙잡고 살아봐야 말년에 더 험한 꼴 본다 정도 아닐까. 거짓으로 자유를 꾸미고 공허한 일탈로 자신의 삶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셀러브리티들도 있다. 하지만 김민희는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자기연민에 젖어 피해자인척 하거나 영양가 없는 무리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시시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연기를 했고, 그냥 연기가 아니라 예술 수준의 연기를 했고, 그 연기는 뛰어남에 대해 객관적 인정을 받았다. 감독과 언젠가 헤어질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희가 그걸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의 가치는 그녀가 만나는 남자들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며, 일련의 스캔들과 이번 영화제 수상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지 할일 잘하고 시덥지 않은 대중의 고나리질은 쌩까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인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도 잘 살 것이다. 그리고 행복할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이 저년이 벌을 받아야 한다며 부들부들하지 말고 당신 몫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시라. 당신의 인생을 예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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