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맨
슈테판 보너.안네 바이스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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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짝을 찾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저도 평생의 짝을 찾는데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내야했어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짝을 찾고, 아이가 태어나고, 지금은 아주 행복하답니다. 알파걸이든 베타맨이든 모두 그렇지 않을까요?


슈테판 보너와 안네 바이스의 <베타맨>은 진정한 남자가 되고 싶은 슈테판과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싶은 안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에요. 처음에 이 책 표지 때문에 조금 애 먹었어요. 얼굴이 거꾸로 되어 있는 표지 때문이었는데 자꾸 잊어버려서 책을 반대로 읽으려고 했네요.

슈테판과 안네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와요.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야 하는 슈테판의 이야기는 그렇게 낯설지가 않았는데 제 주변에도 꼭 슈테판이랑 비슷한 삶을 살았던 후배가 있어서 그랬어요. 

그 후배는 1남8녀의 막내였어요. 누나들이 많은 집에서 태어난 남자 아이는 일부러 운동도 더 시키고 한다는데 이 집은 아들이 너무 귀해서 아무 것도 시키지 않았다고 하네요. 친구들과 놀지도 못해서 누나들과 집에서만 놀았다고 하네요. 그러다보니 성격이 아무래도 여성적인 면이 많고 남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더라고요.

안네의 이야기에도 많이 공감했어요. 제가 안네와 비슷했거든요. 주변에 아무리 찾아도 마음에 드는 남자는 없어서 결국 결혼을 포기했었으니까요. 그래도 어느 순간 ‘짠’하고 나타난 남편 때문에 지금은 남들보다 더 행복하게 살지만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재미나요. 인터넷 만남이나 총각 파티 같은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에피소드일지는 몰라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에요. 안네가 마치 운명처럼 만난 듯이 보이는 볼프강은 너무 드라마틱하기는 하지만요.

서로 다른 듯한 두 사람은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삶을 찾을 수 있을까요? 입이 간질거리지만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머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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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의 역사 - 인간이 묻고 신이 답하다
리처드 할러웨이 지음, 이용주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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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해서 예수님을 믿기 전까지 종교에 대한 관심이 아주 없었어요. 집에서 믿는 종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자신도 어떤 종교에 관심을 가진 적도 없고요. 종교라고 하면 학교에서 배운 간략한 내용이 알고 있는 전부였어요.


지금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독교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여전히 문외한이에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 제가 가진 믿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믿는다는 것과는 별개로 지식적인 부분에서요.

그렇다고 다른 종교를 깊이 연구할 생각은 아니라서 개략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을 고르다 선택한 책이 <세계종교의 역사>에요. 한 권으로 세계 종교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들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책에는 기독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처럼 익숙한 종교에서부터 자니아교, 조로아스터교, 예수재림파처럼 이름은 들어봤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종교들까지 다양한 종교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종교는 역시 기독교이지만요.

흥미로운 얘기 중 하나는 나나크라는 인물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기독교의 종교 개혁의 루터와 비슷한 인물이 있는데 그가 바로 시크교도의 창시자 나나크에요. 태어나서 활동한 시기나 종교의 순수성을 찾는 과정 등을 보면 루터와 나나크는 굉장히 비슷한 모습을 보여요. 

각각의 종교가 가진 의미와 사상을 간략하게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였어요.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들 종교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고요. 기독교에 관한 내용도 풍부해서 많은 부분을 배웠어요. 다양한 종교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깊이 해본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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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계곡
박민형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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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정말 눈물 많이 나게 하네요.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게 하면서요. 소설 속 딸 채희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았어요. 돌아가신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던 제 모습이. 물론 채희의 상황과 그 때 제 상황은 전혀 달랐지만요.


당당하게 사랑을 운운하며 임신한 딸 채희에게 엄마인 은숙은 어떻게든 아이를 중절 수술을 시키려고 하죠. 이런 엄마의 모습에 반항하며 채희는 엄마의 아픈 부위를 수없이 후비고, 또 후벼 파죠. 두 사람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너무나 아픈 관계가 되어버리죠.

처음에는 채희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다 점점 은숙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녀처럼 저도 딸아이가 있으니까요. 물론 아직 어린 딸아이이기에 아직은 별다른 일은 없지만 서서히 자기 생각을 갖춰가는 아이의 모습에서 채희를 보고, 채희를 대하는 은숙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게 되었죠.

가족이기에 어쩌면 너무나 쉽게 말을 던지는 것 같아요. 상처임을 알면서도 말이죠. 어쩌면 너무나 가깝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대들던 제 모습을 돌아보면 그랬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일도 엄마니까 그렇게 심하게 대들어도 다 이해해주실 거라는 그렇게 막연한 생각으로요.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가장 가까우면서도 어쩌면 가장 멀리 잇는 듯한 그런 존재들일까요? 엄마와 저처럼, 딸아이와 저도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요?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요.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기에도 바쁜 인생이라는 말처럼 사랑을 주기에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으니까요. 오늘 아이에게 말해야겠어요,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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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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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일본으로 가서 살게 되었어요.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이라서 그런지 이 친구와도 연락이 뜸하게 되었는데 작년에 뜬금없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친구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 친구가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일본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는 우리나라 사람들 혹은 재일교포들에 차별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외국에 나가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에 대해 말하지만 일본인들에 의한 차별은 더욱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친구를 통해서 재일교포 혹은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들어서 그랬던 걸까요? 그들에 대한 삶을 그려낸 소설에 대해 듣자마자 바로 읽어보기로 했어요. 친구의 삶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고 예전에 읽은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에서 느꼈던 울분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담겨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기도 했어요.

제가 선택해서 읽은 책은 이민진의 <파친코>에요. 두 권으로 된 책이라 분량으로 따지면 750여 페이지 정도로 상당한 분량의 소설이에요. 적지 않은 분량이라 읽는 데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해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책에서 전하는 내용이 너무 강렬하고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거든요.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USA투데이 올해의 책, 영국 BBC 올해의 책, 파이낸셜타임스 평론가가 꼽은 최고의 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외국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소설이에요. 작가의 이름이 한국인임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한국계 1.5세대인 작가가 미국식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소설은 일제강점기에 부산의 작은 섬 영도에서 살다 일본으로 건너간 한 가족을 통해 재일 자이니치들의 삶을 그리고 있어요. 양진, 순자,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솔로몬에 이르는 4대가 겪은 삶의 굴곡은 이방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시대적 배경 때문일까요, 일본이라는 나라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감정적인 반응 때문일까요, 그들의 모습에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가슴 아파하며 소설을 읽어야했던 이유가요.

일본에서 결코 인정받을 수 없는 그들의 삶. 그들의 삶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 고통의 굴레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일 뿐인가요?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요. 첫 문장에서부터 이렇게 말하지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또 이렇게도 말하지요.

모자수는 인생이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기대하는 파친코 게임과 같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희망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게임에 손님들이 빠지는 이유를 모자수는 이해할 수 있었다.(2권 p.95)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삶. 그런 삶이 그들 가족이 삶을 이어온 가장 큰 힘이었겠지요. 이젠 이방인으로서, 또한 엄마로서,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힘겹게 살아간 그들처럼 지금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의 눈과 손을 내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희망과 꿈을 말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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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상을 완성해 줘
장하오천 지음, 신혜영 옮김 / 이야기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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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쓴 현대 소설은 그렇게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이 많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이고 평소 중국이라는 나라에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가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해요. 그러다 요즘 들어 현대 중국인들이 쓴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출판되면서 가끔씩 궁금해지긴 했어요. 중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까? 그들의 문화는 어떨까?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는 그들의 삶은 우리들의 삶과는 많이 다를까, 라는 그런 생각들이 들면서요.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하는 모습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너무 비슷하다는 것을 말이에요.

이 소설집은 장하오천이라는 중국인 작가(소개글에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어요)가 쓴 12편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작가의 말에서 말하는 것처럼 짧은 단편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다양한 색깔의 모습들을 담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어떤 소설이 재미있었다고 말하지 않을게요. 그냥 읽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래도 너무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랑이라는 어쩌면 잊어버린 따뜻하고 달콤한 향기를 품고 있는 이야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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