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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계곡
박민형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소설, 정말 눈물 많이 나게 하네요.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게 하면서요. 소설 속 딸 채희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았어요. 돌아가신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던 제 모습이. 물론 채희의 상황과 그 때 제 상황은 전혀 달랐지만요.
당당하게 사랑을 운운하며 임신한 딸 채희에게 엄마인 은숙은 어떻게든 아이를 중절 수술을 시키려고 하죠. 이런 엄마의 모습에 반항하며 채희는 엄마의 아픈 부위를 수없이 후비고, 또 후벼 파죠. 두 사람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너무나 아픈 관계가 되어버리죠.
처음에는 채희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다 점점 은숙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녀처럼 저도 딸아이가 있으니까요. 물론 아직 어린 딸아이이기에 아직은 별다른 일은 없지만 서서히 자기 생각을 갖춰가는 아이의 모습에서 채희를 보고, 채희를 대하는 은숙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게 되었죠.
가족이기에 어쩌면 너무나 쉽게 말을 던지는 것 같아요. 상처임을 알면서도 말이죠. 어쩌면 너무나 가깝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대들던 제 모습을 돌아보면 그랬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일도 엄마니까 그렇게 심하게 대들어도 다 이해해주실 거라는 그렇게 막연한 생각으로요.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가장 가까우면서도 어쩌면 가장 멀리 잇는 듯한 그런 존재들일까요? 엄마와 저처럼, 딸아이와 저도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요?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요.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기에도 바쁜 인생이라는 말처럼 사랑을 주기에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으니까요. 오늘 아이에게 말해야겠어요,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