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보고 싶은 중국 옛 그림 - 중국 회화 명품 30선
이성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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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은 청나라 화가인 김농이 그린 '마화지추림공화도'입니다. 숲 속을 거닐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하늘 너머를 보는 듯한 그의 얼굴은 아주 고요하고 편안해 보입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과시하고자 했던 젊은 날이 다 가고 가족도 모두 세상을 떠난 뒤,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불교에 귀의한 때에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모든 욕망에서 자유로워진 그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중국의 명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진남북조에서 근대에 이르는 여러 시기의 화가 30명의 그림은 저자의 해설로 인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림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부터 고위관리, 은둔자, 승려, 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눈길을 끕니다.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책을 들여다보면 그림 속 인물들과 화가들의 삶이 떠오르며 계속 봐왔던 것 같은 친숙함을 느끼게 됩니다.

 

 

웅장한 궁궐과 정겨운 동네, 깊은 산속과 시냇가, 세력가의 연회와 시장의 풍경, 동물과 식물들. 그림의 소재는 다양합니다. 사람들의 옷차림과 건축물의 양식, 사용됐던 물건들의 모습을 하나씩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 그림에 쓰인 글자들의 모양을 살펴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이들은 주변의 모든 것들에 관심이 많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물을 그리려면 관찰하지 않고는 그 면면을 다 담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세세히 관찰해 눈 감고도 떠올릴 수 있을만한 경지에 오를 때 비로소 그림은 생동감을 가지고 보는 이의 마음을 감동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아오르는 학이나 사색하는 사람이나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모두 애정을 쏟아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아 갈 힘을 주는 화가들. 이들이 오랜 시간 다듬은 그림 솜씨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닌 듯 보입니다.

 

 

그림에는 화가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은둔한 채 조용히 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궁중에서 업무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또 다른 이는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에서 울분을 토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그림에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투영합니다

 

예로 든 첫 번째 인물은 관직을 버리고 보잘것없는 집에서 평생 시를 읊고자 한 문인화가 진재유로, 그의 산수화에는 멋들어진 장식이 없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맑고 그윽한 정취'가 묻어납니다. 어딘지 모르게 신비하기도 하지요.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그의 모습도 이처럼 맑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 인물, 바쁜 일상에서 휴식을 꿈꿨던 궁정화가 유관도는 병풍 속에 다시 병풍을 그려 산수 속에서 사는 것에 대한 동경을 드러냅니다. 수수께끼 같은 그의 그림을 보면서 웃음을 짓게 되는 데는 저자의 설명 덕이 큽니다. 한 번 보고 그냥 넘길 그림을 세세히 보게 되니 말입니다.

마지막 인물은 명나라 황실의 종친으로 태어났으나 나라의 몰락을 겪고 승려가 된 승려화가 팔대산인입니다. 난화 한 줄기가 꽂혀있는 화병은 참 위태로워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아 아슬아슬합니다. 그의 마음도 이러했겠지요. 힘들었던 삶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책을 보면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권력을 좇고 사랑에 울고 가난에 시달립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 풍류를 즐기고 이상을 꿈꿉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겉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 내면은 비슷하니 참 신기합니다. 우리가 옛 그림을 통해 그 시대를 떠올리듯이 현 시대의 그림을 보면서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겠지요. 천 년이나 뒤에 존재할 그들이 과연 이런 생각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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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박물관 - 기차에 관한 모든 것!
유수현 지음, 김미정 그림 / 초록아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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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기차를 타고 친척집에 가던 일이 생각납니다. 칙칙폭폭 기차소리를 들으며 빠르게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즐거워했었지요. 계란도 까먹고 과자도 먹으며 여행기분을 냈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하는 기차여행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덜컹거리는 움직임이 리듬감 있게 전해지곤 했는데 그것마저 재미있었지요.

 

 

지금도 가끔 기차를 타면 어린 시절이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납니다. 이제는 기차가 전기로 움직여 칙칙폭폭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여전히 기차여행은 즐거운 일입니다. 아이도 엄마를 닮았는지 기차를 좋아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기차박물관>을 보여주니 정말 좋아하네요. 책이 꽤 커서 바닥에 놓고 한 장씩 넘겨보며 '우와~'를 연발합니다.

 

 

이 책은 KTX-산천을 모델로 한 '산천호'와 은비와 진우가 함께 여행을 하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이들의 여행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기차의 종류를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의 다양한 기차를 보면서 멋진 기차의 모습에 감탄하게 되지요.

 

 

산천호 일행은 어찌하다 과거로까지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최초의 증기 기관차를 만든 트레비식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은비와 진우는 기차의 역사를 알게 됩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이런 장면을 보면서 기차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을 알면 신기해하지 않을까요?

 

 

책을 보면서 기차의 다양한 모습, 기차가 움직이는 원리 등 기차 자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고 기차를 발명한 사람, 기차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점검하는 사람들 같이 기차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기차가 다니는 터널과 철교, 기차가 잠시 머무는 기차역 등도 볼 수 있지요. 기차를 타고 그냥 휙휙 지나치기만 하던 곳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네요.

 

 

버스처럼 거리를 달릴 수도 있고 레일 위를 달릴 수도 있는 바이모달트램, 자기부상열차 등의 미래형 기차들도 나오는데 앞으로 어떤 모양의 기차가 더 생길지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빠른 열차가 나오겠지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1시간이 안 걸리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요. 멋진 모습으로 계속 발전할 기차들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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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들의 육아분투기 - 아빠 동물들의 눈물겨운 자식 키우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컴퍼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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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춥디추운 남극에서 황제펭귄 무리를 찍은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고 먹이를 찾아 바다로 가면 수컷이 알을 품는다는 해설가의 말을 들으며 다정한 아빠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수컷들의 육아분투기>를 보면서 그때의 장면을 떠올리니 옹기종기 모여 있던 그 수컷 펭귄들은 서로가 함께 격려하며 죽을힘을 다해 알을 품고 있었던 것이었구나 싶습니다.

 

암컷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2개월이 넘게 알만 품는 수컷 황제펭귄. 새끼가 부화할 때쯤 암컷이 돌아오면 그때서야 수컷은 바다로 갈 수 있지요.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 바다로 가다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들은 다정할 뿐만 아니라 너무나 헌신적인 아빠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황제펭귄뿐 아니라 많은 동물의 수컷이 새끼를 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류, 포유류 뿐 아니라 어류, 양서류, 곤충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대부분 암컷이 새끼를 돌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컷들이 새끼에게 관심과 정성을 쏟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관상용 열대어인 디스커스 한 쌍이 치어들을 돌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디스커스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서는 '디스커스밀크'라는 분비물이 나옵니다. 이것을 새끼들에게 사이좋게 먹이지요. 수유를 하는 셈인데 수컷도 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수컷이 있습니다. 바로 임신과 출산을 하는 수컷 해마지요. 수컷이 육아낭에서 알을 부화시키고 2백 마리나 되는 새끼를 내보내는데 그 시간이 며칠이 걸릴 때도 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합니다. 암컷만 출산을 하는 줄 알았는데 수컷도 할 수 있군요. 자연의 신비에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로 든 동물 외에도 아프리카황소개구리, 백조, 학, 늑대, 올빼미원숭이, 붉은등과부거미의 수컷들을 보면 자식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사람과 동물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으며 모성애뿐 아니라 부성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새끼를 잘 돌보는 암컷들. 그 사이에서 발견한 그에 못지않은 수컷들의 모습이 요즘의 아빠들을 닮았습니다. 지극한 자식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아빠들은 앞으로 점점 늘어나겠지요. 육아를 엄마 몫이라고 구획정리하듯 나누어 놓은 시대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와 아빠가 도와가며 자식을 돌보고 뒷바라지 하는 모습은 가슴이 뭉클하도록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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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분 그림게임 - 보다 빠른 두뇌회전을 위한 하루 1분 게임 시리즈
YM기획 엮음, 조신영 감수 / 베프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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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와 통화를 하다 조금 전에 물어본 질문을 또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그날 한 번에 그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즘 왜 이렇게 깜빡깜빡 하는지 어쩔 때는 불안하기도 합니다. 머리를 너무 안 써서 그런 건 아닌가 싶어 두뇌훈련, 기억법에 관련된 책을 보다가 '보다 빠른 두뇌회전을 위한'이라는 문구를 보고 혹해 <하루 1분 그림게임>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도형과 그림에 관련된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넘겨봤는데 보기에는 간단한 그림이 보이기에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첫 번째 문제를 풀어봤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처음부터 오답이네요. 너무 빨리 풀려고 해서 그런 것이라고 애써 변명하겠습니다. 내일은 더 집중해 봐야겠네요. 일주일치 문제 뒤에 바로 정답이 나오는데 해설을 보니 문제가 이해됩니다. 복잡할 게 전혀 없는데 너무 이리저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책의 중간에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나와 있어서 읽어봤습니다. 우리의 뇌에서 기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해마입니다. 이 해마는 공간적인 정보를 좋아하기 때문에 텍스트나 글, 숫자 같은 것을 기억하려면 이미지나 그림과 같은 공간적인 정보로 바꿔서 기억하라고 합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아주 긴 숫자를 보고 바로 외우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숫자를 이미지로 바꿔서 기억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이 책에서 말하는 바와 같군요. 그 사람도 오랫동안 연습해서 기억력을 발달시켰다고 했으니 조급한 마음은 저 뒤로 밀어놓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문제를 풀겠다는 마음을 먹어봅니다. 주말을 뺀 5일 동안 매일 한 문제씩 풀기를 권하는 책이라 지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되겠습니다. 1년 과정이니 내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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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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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부터 흥미를 끌었던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입니다. 연보랏빛 표지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노인들은 여유 있어 보입니다. 멋지게 차려입은 이들의 걸음걸이에는 경쾌함이 묻어납니다. 살짝 웃음 띤 노인들의 입가를 보고 있으니 궁금해집니다. 저들은 무슨 일을 하러,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뒤를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보인 단어는 지명수배자! 그런데 지명수배자라는 79세 할머니, 메르타는 전혀 쫓기는 기색이 없습니다. 유유자적하게 마트에서 친구들과 장을 보고 있네요. 누군가가 이들을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와 그 일당', '틀니 강도단'으로 부른다는 것을 보니 범죄자들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메르타 일당은 스웨덴에서 '멋진 한 탕'을 하고 그곳을 떠나 라스베이거스에서 또 일을 꾸미고 있는 노인 강도단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다이아몬드 주머니를 손에 넣고 카지노를 털고 은행을 털면서 많은 돈을 수중에 넣는 이 무리는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고 일을 척척 진행시켜 갑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노인들이 그렇게 큰 범죄를 저지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이용하는 것도 같습니다. 행운의 여신을 한 팀으로 끌어들인 이들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이웃집 건달들을 상대할 때는 겁에 질리는 평범한 노인들에게 어떻게 이런 용기가 생기는 걸까요? 사실 이들은 부조리에 대항하는 인물들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빼돌려 자신의 배를 불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는 화를 내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곳의 돈을 털어 사회의 약자들과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단체들을 도와주기 위해 돈을 모읍니다. 감옥에 갈까봐 두려워하면서도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진정한 분노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메르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무리의 대장인 메르타는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해내고 친구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집니다.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지 않고 적절한 의미를 부여해 친구들이 함께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 확고한 의지와 추진력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어서 더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메르타의 친구들도 매력적입니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합해 일을 처리해 나가는 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지켜보는 것도 감동적인 일입니다. 이들은 5억 크로나를 기부할 때까지 일을 하기로 했지요. 5억 크로나는 우리나라 돈으로 625억이 넘는 큰돈이지만 벌이는 사건의 규모를 봐서는 금방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목표액을 채운 뒤에 과연 손을 털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경찰들이 영원히 알아내지 못할 일을 한 뒤 시골에 숨어버린 메르타 일당은 이제 여유를 즐기며 살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통 커피와 북극산 오디술을 먹던 과거를 뒤로 하고 에스프레소와 계란주를 마시며 앞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메르타. 그녀는 또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숨죽이고 있다가 큰 사건을 일으킬 것만 같네요. 더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데 어떨지······. 별 수 없네요. 메르타 일당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사실 스웨덴은 완벽한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복지국가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지요. 그런데 책 속에서 보게 된 모습은 상상 속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낡은 요양소에서 힘없이 살아가는 노인들, 뇌물을 받는 고위관료, 뇌물에 대한 대가로 공공 재산을 넘겨받는 사업가들을 보면서 이 나라에도 어두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라서 그런지 탈세하는 방법도 지능적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이런 일은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놀랄 일은 아니지만 스웨덴이라 놀란 것이 사실입니다. 왜 그곳은 완벽한 곳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돈과 힘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대우받지 못하는 것을,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면 그 힘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면서 말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디서나 비슷한 비리가 싹트는 것 같습니다. 이 싹을 초기에 잘라내느냐, 잘라내지 못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치러야 할 대가의 무거움이 결정되겠지요.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이 떠올라 메르타 일당의 활약이 그리 즐겁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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