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이거나 임시방편이거나 - Navie 237
진선경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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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란 것은 낭만과 사랑스러움을 불러 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뜻하지 않은 사고와 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수영은 오프다. 그래서 결려온 남자친구 태민의 전화로 통화를 하고 소복이 쌓인 눈을 감상 중이였다. 그는 북경으로 형의 약혼식 참석차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그리곤 뜬금없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미안하다... 함께 데려가지 못해서 미안하단다. 도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그녀가 창밖의 풍경을 응시하고 있을 때 눈으로 인해 비행을 못하게 된 동료를 대신해 자신에게 콜이 온다. 비행지는 태민이 가는 북경이다. 태민과 수영은 그녀가 스튜어디스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때의 작은 소란을 계기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사이다. 그녀는 태민과의 깜짝 만남에 즐겁게 출발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른 여인과 동반 출국이다.

 

여자의 직감과 육감은 CSI의 수사결과 보다 뛰어나다. 딱보면 딱인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쉽게 변하니? 라고 묻고 싶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스튜어디스인 자신의 본분을 다할 뿐이다. 그렇게 그녀에게서 사랑이 떠나는 순간, 그녀가 넋을 놓고 눈물을 흘리다 와인으로 바지를 적시는 실수에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남자가 있다. 그녀는 눈물로 가려진 시야로 인해 그를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에 배신당하고 사랑을 잃어버린 그녀는 담양으로 무작정 떠나고 그런 그녀는 그곳에서 고추장을 만들기도 팔기도 한다는 남자를 만나 가벼운 연애를 가장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다.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시크한 남자가 그녀를 만나 열정을 지닌 말랑한 다정하고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반면 사랑에 상처받은 그녀는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서 그와 만날 뿐이다.

 

사랑을 몰랐던 남자와 사랑이 두려운 여자가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일편 단심 행복한 비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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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속 파인더
반지현 지음 / 하얀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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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 있을 지언정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책이 바로 로맨스 소설이다. 어떤 책을 읽더라도 그 사이 사이 중간 중간 로맨스 소설을 읽어 줘야만 한다. 로맨스 소설은 내겐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중독이기도 하다.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정말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 속에서나 가능한 사랑이야기를 읽음으로써 내 마음도 조금은 말랑해진다고나 할까? 아무튼 난 로맨스 소설이 참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내가 로맨스 소설에서 잠시 손을 놓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 또한 바로 로맨스 소설이라면 믿겠는가?

 

로맨스 소설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비현실성은 감안하고, 신데렐라 스토리는 베이직이라고 봐도 좋다. 그리고 로맨스 소설을 선택할 때는 어느 정도는 다른 책들과 비슷한 느낌의 분위기도 감안해야 한다. 그 모든 것들을 감안해도 이 책은 실망이다. 여기 저기의 책들에서 들어 봄직한 있은 듯한 소재와 스토리들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참신성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책의 앞표지 이미지나 뒷표지에 소개된 약간의 책 내용을 보고 기대감에 읽었던 나에게 실망을 안겨 준 책이다.

취중에 다른 동의 자신의 집과 같은 호수를 찾아가서 잠이 든 서아와 서아가 무단침입한 집의 주인인 아준의 이야기만 놓고 보면 뭔가 재밌는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데 그 아웃라인만 벗어나면 그 배경과 스토리는 모든 것이 식상하다. 전형적인 악녀인 아준의 옛 여자친구인 예린이 나오고, 예린은 둘 사이를 훼방 놓고, 서로를 사랑하는 서아와 아준은 그런 예린의 계획된 훼방에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를 잊지 못하다 우연이라는 인연으로 다시 만나 행복해진다는 전형적이지만 결코 달달하지도 가슴 뭉클하지도 않은 이야기다.

 

이렇게 밍숭맹숭한 로맨스 소설을 읽고 나면 당분간 로맨스 소설을 끊고 싶어진다. 너무 많이 읽어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작가님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이 책은 딱 그 정도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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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삼순
지수현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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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은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의 현빈이 주원앓이로 대한민국을 휩쓸기전에 이미 삼식이라는 무지하게 친근한 이름으로 먼저 현빈앓이를 주도하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은 드라마 MBC 드라마〈내 이름은 김삼순> 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전국이 삼식이와 삼순이 열풍으로 들뜨기 전에 이미 읽었었고,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다시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에 책장정리를 하다 다시 꺼내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예전에 로맨스 소설이 지금처럼 문학의 한 장르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한 드라마는 흔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수현 작가님이 이러한 것들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에는 이전보다 더 많이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 방송을 보면 원작의 향수를 기대하던 팬들은 때로는 실망을 때로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드라마가 워낙에 well-made인 경우여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 다시 읽으니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각색을 통해 전혀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 경우라고나 할까. 오히려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마의 감동이 더 큰 것 같다.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비주얼적인면을 글에서는 그 느낌이 적고, 드라마에서 특히 그 감동을 더해주었던 삼순이의 나래이션을 들을 수 없었던 점도 아쉽긴 하다.

 

삼순이라는 이름을 개명하는 것이 인생이 목표라고 말하는 자신이 하는 파티쉐의 일을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의 삼순이와 사랑을 잃어 버리고 마음의 문까지 닫아 버렸던 장도영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사랑이야기가 은근하게 다가오지만 그닥 큰 감동은 느낄수가 없었던 소설이다.

 

가끔은 말이지 청출어람이라고 원작보다 더 잘난 드라마 덕분에 원작이 묻혀 버리기도 한단 말이지... 지수현 작가님의 글 중에서는 그 임팩트가 약간 약한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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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캔들
이희정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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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사이에 과연 우정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먼저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로맨스소설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소재가 바로 요런거다. 수년동안 친구로 지냈는데 알고 보니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일 뿐이거나 어느 한쪽이(남자쪽이면 더 좋다.) 오랫동안 짝사랑을 하는 것 말이다.

왠지 더 애절하고 가슴아프지만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땐 더 기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라디오 스캔들 속의 정우수는 한물간 아이돌 출신의 비인기 시간대의 라디오 DJ이다. 그의 우월한 유전자는 숫한 여성들의 대쉬를 받게 하고 그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때로는 즐기기까지 한다. 물론 다 이유있는 생활이다.

 

그리고 새벽시간 작업을 핑계 삼아 커피한잔과 함께 매일 우수의 라디오를 듣는 그의 소꿉친구 민재린. 언제가 대박날 날을 꿈꾸며 로맨스 소설에 매진하는 엄연한 작가다. 그녀에게 우수는 태어나기도 전부터 두 모친들의 친분으로 친구먹은 말그대로 뼛속까지 친구다.

 

남녀간의 우정은 결국 두 사람 모두가 서로의 성(性)을 인지하지 못할 때나 가능할 것이다. 동성친구와는 다르다곤 하지만 그래도 서로에겐 이성으로서의 감정이 없을 때나 가능한 것이지, 어느 한쪽이 서로가 그어놓은 선을 손톱만큼이라도 넘어서는 나는 날에는 이미 우정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변한 것이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아슬아슬 곡예를 하는 우수 역시도 섣불리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만으로 밀어 붙여 그나마 발 딛고 있는 우정이란 허울마저 벗어야 할까봐서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내가 50을 줬으니 상대도 나에게 50을 주면 딱 좋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내가 그보다 더 주어도 상대는 덜 주어도 뭐라할 수 없고, 아예 주지 않아도 나무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많이 사랑하는 약자의 비애라고나 할까.

 

사랑에 승자와 패자가 어디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사랑에도 승패가 존재하는 법. 우수 역시 재린에게 자신을 친구가 아닌 남자로 인식시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DJ로 있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그녀와 자신만이 아는 추억으로 서서히 그녀를 사로잡는 것이다. 이른바 가랑비 작전.

한차례 퍼붓고 마는 소나기가 아니라 서서히 옷 젖어드는 줄 모르는 가랑비처럼 그렇게 라디오라는 가랑비를 무기로 그녀를 자신에게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너무 잘난 남자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그 잘난 남자가 세상과도 바꿀 수 없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라디오 사연을 빙자해서 오늘도 On Air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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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김 My Fantasy - 개정판
이승재 지음 / 아침나라(둥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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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우리의 곁을 떠난지도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처음 그의 죽음을 접했을 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의 애도와 슬픔을 보였다. 이 책은 그의 생전과 생후를 통틀어서 유일무이한 그의 에세이다. 한편으론 그의 인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자서전 성격을 띄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살아 생전 천상 디자이너 였던 그가 우리에게 친숙해진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옷로비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던 일 때문이였다. 그전까지 그는 여느 셀러브리티와 같은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그가 김봉남이라는 실명을 거론했을 때부터 그는 국민들에게 확실히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사생활은 거의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다만 그가 평생 독신이였다가 아들 김중도씨를 입양했고, 그에 대해 각별했으며, 어릴적 어머니의 영향으로 죽을 때까지 흰색의 손수 디자인한 의상만 차려 입고 다닌 것 등으로 유명할 뿐이였다.

그는 어쩌면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사람이였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그를 기념한 앙드레김의 날이 있다.  이 책은 2002년 그가 인터뷰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총 17개의 테마를 두고서 주고받은 대화를 책에다 옮겨 놓은 것이다. 살아 생전 그의 개인적인 사생활에서부터 인생관, 주변인들과의 에피소드 등에 이르기까지 테마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솔직하다. 

앙드레 김의 패션쇼 무대에 서 본 사람만이 진정한 스타라고 말할 만큼 그는 국내 유명한 스타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긋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정과 순수함은 그들과 소통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열정과 친절함, 세심함에 감탄했다. 실제 책속에서는 그의 패션쇼 무대 장면들이 여러컷 포함되어 있다. 10년이 흐른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드레스는 여전히 화려하면서 우아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제의를 뿌리치고 무대에서 항상 앙드레 김의 드레스를 입는다. 그녀를 위해 앙드레 김이 특별히 제작한 드레스들이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으로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자 노력했고, 이젠 그의 드레스가 그를 세계속에서 빛나게 해주는 셈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살아 생전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던 아들 중도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다. 아들을 사랑하기에 바른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여느 아버지와 똑같은 모습이 엿보여 참으로 친근해지기까지 한다.

평소 개그맨들이 그의 특이한 발음과 영어 단어를 성대모사하기로 유명한데 이 책에서는 재밌게도 그가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영어 단어 Best 10이 나오는데, 로맨티시즘(romanticism , 낭만주의), 판타스틱(fantastic, 환상적인), 인텔렉추얼(intellectual, 지성적인)이 1위부터 3위다. 역시 빤~타스틱한 단어는 자주 사용하셨던 모양이다.

덧붙여 책에서는 앙드레 김이 영감을 얻고자 할 때 읽었던 시나 책, 듣고 본 음악과 영화의 리스트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 그의 인터뷰를 읽고 있으면 그가 참 감각적이고, 감상적이며, 예의가 바른 동시에 친절하고, 세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름지기 그 사람의 인품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게 마련이다. 덧붙여 생각까지.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가 어떤 인품의 어떤 생각을 지닌 사람이였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친숙한 지극히 상반되는 이미지가 공존하는 따뜻한 그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그의 생전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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