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카를 위한 소나타
아단 미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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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점대상 2위', '출간 즉시 20만 부 돌파'라는 문구가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작품, 『라부카를 위한 소나타』이다. 아마도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지금 그 연주에 몰두해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표지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소재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인공인 다치바나는 일본 저작권 연맹 소속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상사인 시오쓰보가 다치바나를 호출한 뒤 저작권 위반 관련 소송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 하기 위한 증거 수집 차원으로 다치바나에게 일종의 스파이 제안을 한다. 

사실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즈음만 해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서 음반 가게만 가도 좋아하는 노래를 리스트로 적으면 그 곡만을 따로 녹음을 해줄 정도였다. 그러다 차츰 저작원 보호에 대한 법적 장치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바로 음악 저작권 등록과 사용료 징수라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도 이를 감동적인 소설로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과거 첼로를 했지만 사고로 인해 더이상 하지 않게 된 다치바나가 증거 수집을 위해 음악 교실의 체험수업을 받기 위해 스파이로 잠입하게 되면서 쉬울거라 생각했던 잠입 조사는 첼로의 등장으로 다치바나로 하여금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게 된다. 

여기에 레슨을 담당하는 아사바 선생님은 너무나 다른 다치바나와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사람들과의 관계에 서툰 다치바나로 하여금 조금씩 마음을 열게 하고 동시에 자신이 이 음악 교실에 오게 된 애초의 의도를 그만두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아사바 역시 콩쿠르와 관련해서 중요한 시기에 놓기에 된다.

이런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일본 저작권 연맹이 저작권 사용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스파이를 보냈다는 사실이 뉴스로 보도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음악, 특히 첼로라는 공통점이 두 사람 사이엔 존재하고 첼로를 통해서 서로가 교감하지만 애초에 다치바나가 음악교실에 오게 된 계기로 인해 둘 사이는 위기를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왜 다치바나가 그동안 첼로를 하지 않게 되었고 또 인간관계마저 서툴게 변해버린 것인지를 알아가게 되는데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 그의 애초 목적이 이제는 그는 물론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가 흥미롭게 진행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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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의 모든 것
김희선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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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구나 싶었던 것 같다. 21세기에 이동이 통제되는 시대를 산 셈이고 언택트, 비대면 등의 생소한 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기도 했다. 특히 마스크 구매는 제한적이였고 해열제도 혹시 부족한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도 했는데 불과 타국에서 일본에 온 관광객이 해열제를 사간다는 말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 시대를 살아보니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나면서 어떤 질병이 발생하면 정말 생각보다 순식간에 퍼진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이제는 엔데믹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또 어떤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치 팬데믹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한 편의 소설이 눈길을 끈다. 바로 『247의 모든 것』이라는 작품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끈난 이후의 한국을 배경으로 과거의 아픔 속에서 나름대로 감염병에 대한 대비를 갖췄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해열제가 금지 약물이 된 세상이라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현재 해열제는 상비약으로서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데 작품 속에서 왜 금지 약물이 되었을까? 그 이유는 바이러스의 전염을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발열이 주요 증상으로 여겨졌는데 해열제를 먹지 않으면 곳곳에 설치된 열 감지 센서에 발열이 체크되니 혹시라도 해열제를 먹고 바이러스 감염을 감추거나 하는 사람들을 색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흔히 선제적 대응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여기에는 오히려 지나치게 극단적 대응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247은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인 동시에 인류 최후의 숙주로서 247번째 감염자를 의미하며 그는 우주정거장으로 방출/격리되었던 것이다. 

그런 슈퍼전파자 247이 죽었다는 소식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247에 대한 이야기를 둘러싸고 진실을 파헤쳐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애초에 이 바이러스의 발생과 전파, 그리고 팬데믹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던 공중보건과 의료 시스템이나 행정 실태 등이 함께 보여지면서 만약 우리가 또다시 과거와 유사한 사태, 심하게는 팬데믹을 경험하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과거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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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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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드물긴 하지만 수십 년 전 발생한 사건에 대한 재심이 받아들여져 뒤늦게 오심의 누명을 벗는 사례가 있다. 그걸 보면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에 대한 압박, 강압 수사가 있기도 했고 때로는 증거가 조작되기도 하고 또 심지어는 당시의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고자, 실적을 위해서 초동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과학수사의 발달과 함께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설령 범죄자라 할지라도 제대로된 변호를 받고 정식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주어져서 이런 경우가 덜하겠지만 과거라면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그렇지 못했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기에 30년 전 발생한 아동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진범을 밝히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린 『TIGER』는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현재는 은퇴한 형사인 호시노 세이지는 30년 전 사건의 범인에 대한 의구심을 품지만 당시 사건에 대한 여론의 높은 관심과 실시된 DNA의 일치라는 결정적 단서로 인해 사건은 급하게 종결되었지만 범인으로 판결되어 수감 중이던 한 명이 감옥에서 죽게 되자 세이지는 이 사건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하게 되고 재조사를 결심하게 된다. 

결국 그런 세이지를 돕는 것은 손자와 손자 친구이며 시대에 맞게 SNS를 활용한 여론의 활성화도 한 몫 한다. 그런 가운데 TIGER라는 존재가 나타나고 당시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과연 이 TIGER는 누구이며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당시의 사건을 둘러싼 진상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심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세상이 너무 흉흉해져서 다른 이의 선행을 범죄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명 프로파일러 분도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가르치는게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이니 말이다. 30년 전의 피해자들도 그런 식의 유인이 있었던 것이니 어쩌면 딱 우리세대(내가 어렸을 때)와 현재의 괴리감 속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인가 싶기도 했다.

세이지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이라도 진범을 잡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보다가 드디어 그렇게 되었나 싶은 순간 반전을 선사하는 작품이라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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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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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게 좋았고 책 자체도 좋았다. 돈을 아껴 좋아하는 책을 한 두 권 사서 책장에 꽂아두고 보고 또 보며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는 행복한 추억도 있다. 그만큼 읽는 즐거움과 기쁨을 동시에 느껴본, 지금도 느끼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책 제목부터가 『읽는 기쁨』인 이 책에는 과연 어떤 책들이 소개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했다.

책이라고 하면 딱히 장르 가리지 않고 다 읽는 편이다. 오롯이 제목이나 표지에 끌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섭렵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다른 이들이 읽고 쓴 일종의 책리뷰 책도 즐겨 보는데 이 책은 일종의 책 리뷰, 책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류의 책은 어떤 삶의 시간을 보냈고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충분히 같은 책도 그 감상평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때로는 재미없다던가 혹평의 책이라도 내가 읽었을 때는 재미있을 수도 있고 남들에겐 호평을 받은 책도 내가 읽었을 땐 그만한 감동이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니 이 책 역시도 참고 정도, 이런 종류의 책이 있구나 내지는 읽어 본 책이 있다면 저자는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정도로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총 17개의 소주제로 나눠진 카테고리마다 3권의 책이 추천되어 있기에 제법 많은 권수가 소개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만약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볼까 싶은 분들은 저자가 분류해놓은 주제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거나 흥미를 끄는 책부터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책 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낯선 책들이 있어서 반가웠고 저자의 리뷰 내지는 감상평과 추천 이유를 보니 나 역시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 책의 감상평과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등이 간결하지만 잘 정리되어 있으니 이런 부분을 참고해서 독서 리스트를 만들어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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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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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가 유행하면서 또 아예 레트로한 것들이 다시금 유행하면서 분식에 있어서도 접시가 오래 전 분식집에서 담아주던 초록색 접시가 시중에 판매되기도 했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유미분식』은 이름이나 여러 분위기도 뭔가 레트로한 느낌이 들면서 추억 어린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리고 책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딱 그런 분위기인데 제목의 유미분식에 나오는 유미는 분식집 김사장님의 딸 이름이며 작품 속에서는 이 김사장님을 비롯해 딸 유미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음식이 주는 마음이 따뜻함, 특히나 그 음식이 먹기 불편하거나 아니면 여러 의미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상당히 대중적이기에 그 특유의 분위기가 이야기 속에서 잘 담겨져 있는것 같아 힐링소설이라 부를만하다. 

여덟 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유미분식, 사실 이야기는 유미분식을 운영하던 김 사장님의 부고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유미분식과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단골이였던 손님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누군가에겐 그저 분식일 뿐인 음식이지만 또다른 이들에겐 소울 푸드일수도 있는 커다란 의미가 있는 음식이며 이는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평생토록 잊을 수 없는 맛이자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김밥 한 줄에 담긴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 아이의 실종과 김 사장의 악연 아닌 악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 엄마의 이야기, 아내가 병에 걸리자 개과천선한 남편의 이야기, 따돌림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한 청년의 이야기, 자린고비였던 건물주와 분식집 사장의 이야기, 젊은 시절 뜬구름 잡듯한 삶을 살았던 한 청년의 이야기, 그리고 경찰이 되기 전 유미분식과 인연이 있었던 미성이 경찰이 된 후 김 사장의 부고 이후 유미분식을 찾게 된 이후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역시나 이곳을 찾은 미성 역시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힐링소설이지만 뭔가 유미분식과 김 사장을 둘러싼 감춰진 내막이 있음을 짐작케하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유미분식과 사장님인 경자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그녀를 추모하고 또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한편으로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까지 곁들여진 감동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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