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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생 - 새이야기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3년 5월
평점 :
곤충에 관심이 있어서 저자가 이전에 쓴 충선생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곤충학 전공자가 아닌 저자가 곤충들의 한자 이름에 담긴 뜻을 가지고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아주 흥미로웠었다. 그래서 다음 책도 기대했었는데, 이번에는 뜻밖에도 새를 주제로 책을 내었다. 저자 자신도 머리말에 밝혔기를 새에 대해 깊이있는 지식이 없는 저자가 과연 다양한 새를 주제로한 책을 의미있게 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머리말을 읽으며 약간 불안해 지다가 첫번째 이야기인 까치편을 보며 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까치편은 저자가 새에 대해 알기 위해 산에서 해설가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무언가 어색했다. 저자 자신이 완전히 소화해서 그것을 풀어내는 내용이 아닌 다른 이의 입에서 나온 것을 그대로 담은 이야기. 그런데 다행히도 다음 까마귀 이야기 부터는 이러한 전개가 아니었다.
저자는 20여마리의 새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있다. 우리와 함깨하는 텃새로 까치, 까마귀, 참새, 비둘기에 대해, 세계를 여행하는 철새들로 뻐꾸기, 제비, 기러기, 독수리 등에 대해, 그 외 학, 갈매기, 딱따구리, 닭, 오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새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각 이야기는 새들의 생태에 대한 이야기, 이름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 고전에 등장한 이야기, 현대사에서 이야기 등과 함깨 저자 자신의 인문학적인 내용이 부드럽게 감싸주고 있다. 여름철 뻐꾹뻐국 우는 뻐꾸기가 아프리카에서 오는 철새라는 것, 귀소본능을 가진 비둘기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가 일본인들의 이름에 등장하는 비둘기와 그것과 관련된 인물의 평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연결되는 저자의 이야기 방식. 다양한 이야기가 어색하지 않게 부드럽게 이어 나가는 저자의 글솜씨가 참으로 대단하다.
저자가 지인과 도시의 하천을 걸으며 왜가리를 보고 학이라고 부르는 아이를 보며 학, 왜가리, 백로, 황새 등의 분류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그 아이의 이름의 한자 뜻을 풀어내며 그것을 다시 제갈공명의 부채로까지 연결하는 방식도 우리 사회에 어쩔수 없이 여전히 많이 영향을 미치는 한자의 뜻을 가지고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딱따구리의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쫀다라는 표현을 가지고 새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에서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부분 등과 같이, 각 이야기에 펼쳐지는 잔잔한 인문학적 통찰력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