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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의 작은 집 - 작은 집도 넓게 쓰는 독일식 정리.수납 생활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조우리 옮김 / 홍시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저자인 가도쿠라 타니아는 독일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생활하는 동안, 가정에서의 휴식과 충전을 중시하는 어머니는 집안을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주셨다고 한다. 저자도 그런 독일식 사고방식의 영향을 받아 필요없는 것은 그때그때 처분할 뿐 아니라, 나중에 쓸 물건을 미리 사두어 집의 공간을 부족하게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백화점 등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물건도 수령을 거절한다. 꼭 필요한 필수품이니 놔두면 언젠가 쓸 물건이지만, 구태여 짐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수건도 꼭 필요한 만큼만 있고, 이불의 개수도 단촐하다.

버리고 사는 것의 미학이란 말이 있듯이 요즘처럼 무엇이든 넘쳐나는 세상에서는 소유욕으로 필요없는 물건을 끌어안고 있기보다는 과감히 버릴 줄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알뜰한 생활과 버릴 줄 아는 것은 반대급부가 아니다. 버리되 잘 버린다면, 즉 책에 나온대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거나 아이들 학교의 아나바다 행사에 내놓는다면 물건을 절실히 필요로 할 누군가에게로 보낼 수 있다. 매일 짐이 늘어나는 우리 집도 한번 정리를 하여 공간의 여백이 많은 집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에 버려야 할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 중이다. 단지 물건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클을 좀 더 과감하게 줄여 회전율을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깔끔하게 가구가 배치된 집에 최소한의 살림을 놓고 쓴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갖다 놓은 타니아의 집에서는 청소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건 몇 개를 제자리에 꽂는 것만으로도 집안이 빠르게 말끔해진다. 이런 법칙은 부엌에서 조리를 할 때에도 적용된다. 필요한 소스와 양념, 냄비가 나왔다가 곧 제자리로 들어가 식사 후에도 싱크대가 번잡할 일이 없다. 소박한 살림 만큼이나 먹는 것에도 큰 욕심이 없어 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한 따뜻한 스프와 빵, 감자샐러드 정도로 소박하고 영양 좋은 식사를 마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네 넘치는 과욕이 필요없는 살림살이와 과도한 음식까지 손을 뻗어 병을 키우기도 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정갈한 살림에 소박한 생활을 하는 타니아네 집 식구들은 몸도 건강하지 않을까?

독일에서는 간단한 집수리 정도는 직접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선반 만들어 달기, 가구 수선, 페인트 칠하기 정도는 식구들이 재료와 도구를 구입해 직접 하는데, 전문가의 손길처럼 정교하지 못하고 어설프거나 투박한 느낌이 있어도 본인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집은 더욱 정감이 넘칠 것이다. 좁은 집을 넓게 보이기 위한 아이디어로 거울을 활용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사진만 보고 유리창인 줄 알았었다. 알고 보니, 일반 나무에 네모반듯한 거울을 여러 개 붙여 창의 효과를 준 것이었고, 부착된 거을은 빛을 반사시켜 집안을 밝고 넓게 보이도록 만들어주었다. 이처럼 빈 공간을 알차게 이용한 짜맞춤 가구와 지저분한 것을 가리며 수납하는 아이디어가 책 속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며 속속 공개된다.

쓰다 싫증나면 버리고 새로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아끼는 물건 하나를 소중히 간직하며 리폼하여 쓰는 태도가 넓게 보면 지구 환경까지 염두에 둔 뜻 깊은 행동이다. 소파 쿠션을 원하는 천으로 리폼하여 쓰는 타니아네 집과, 짜맞춤 잭장을 이용해 거실을 아늑한 서재로 꾸민 타니아의 어머니 집을 보며 넘치지 않게 검소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생활방식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 두께가 얍아 금방 읽을 수 있으면서도 생활의 지혜와 알뜰한 삶의 방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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