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순간 내 것이 되는 친환경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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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친환경 가구 만들기
우상연 지음 / 북하우스엔 / 2011년 3월

나도 만들기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지점토, 십자수, 홈패션, 뜨개질, 양재를 조금씩 했었고 그 때마다 같이 사들인 도구나 부자재의 지출도 상당했다. 하지만, 하다 보면 끝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었고 중간에 유야무야 되곤 했는데, 취미가 싫증이 나서라기보다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지금도 무언가 만들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가구 만들기도 관심이 갔던 분야이다. 내 손으로 만드는 친환경 가구란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사실 시중의 저렴한 가구들은 환경호르몬을 뿜어내는 mdf나 비슷한 합판 종류를 이용한 가구들이 많은 반면에, 원목가구는 꽤나 고가이기 때문에 구입이 만만하지가 않다. 원목가구를 직접 만들면 자금도 절약되고,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건이라 애정도 더 갈 것이다. 손때 묻은 물건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기쁨을 알기에 가구 만들기는 생각만 해도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 분야에까지 손을 뻗지 않은 것은 재료의 무거움이나 투박함이 왠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그리고 취미의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한때 공간박스 리폼이 대유행을 했을 때 나도 이 방면에 손을 뻗쳐 쇠다리를 달고 페인트칠을 하여 가구 비슷하게 변신시켜 본 경험이 있지만, 그 이상에 도전하는 것은 영 자신이 서지 않아 그 선에서 멈췄다. 

이 책은 목공에 필요한 도구며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흔히 필요한 도구로 떠올리는 톱, 전동공구, 망치 이외에 처음 보는 도구들이 많았다. 본드를 붙인 나무를 고정시켜 주는 기구도 있었고, 도면에 따라 나무를 디자인하는 데 필요한 도구, 홈파기를 할 때 필요한 전동공구 등 제대로 목공일을 하려면 갖춰야 하는 도구들이 참 많았다. 심지어 도면을 그리는 컴퓨터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할 것들 중의 하나이다.

작은 소가구들의 도면이 친절히 나와 있고, 목공 부자재를 팔거나 배울 수 있는 사이트가 소개되어 있으므로 실제로 목공일에 도전하고픈 분에게 이 책은 매우 유용하겠다. 그밖에도 취미에서 직업이 되기까지 저자가 겪은 경험과 실제로 작업에 들어간 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설명이 자상하다. 뒤편에는 공방을 낸 사람들의 인터뷰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분야에 좀 더 전문적으로 도전할 사람들이 읽어봐도 좋은 내용이다.

자연에서 채취한 원목을 만지며 집안의 쓸모있는 필수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다른 취미활동과 마찬가지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희열을 줄 것이다. 만들기의 매력은 창조에 있다. 실용성의 차원에 디자인적 요소를 겸비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면 그 뿌듯함은 얼마나 클까. 나는 아직 엄두가 안나지만, 가구 만들기를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언젠가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