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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 - 우리가 몰랐던 교육 공간의 변화와 혁신을 디자인하다
김지호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근대 이래 가장 바뀌지 않은 건물 양식,
성냥갑 모양으로 대표되는 무개성 건물의 전형,
바로 학교이다.
학교는 언제나 기능 중심이었고, 그것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로부터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 책은 그런 학교의 공간이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이유와 그 대안을 제시하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학교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해 서술뿐만 아니라, 현실의 선례를 보여주면서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본문의 전체에 걸쳐 다루고 있지만, 특히 저자의 핵심 주장이 제일 나타나는 부분은 바로 2장이다.
저자는 기분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요건을 나열하고, 실제로 그런 요소를 반영하여 만들어낸 국내외 학교의 예시를 보여준다.
풍부한 사진 자료와 상세한 설명으로, 각각의 뛰어난 공간을 지닌 학교들을 소개하고, 그곳에서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시사점까지 추출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학교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자체로도 시각적 즐거움이 있을 뿐 아니라, 그런 변혁을 통해 그 학교들을 만들어낸 주체들이 전파하고자 하는 중요 가치까지 접할 수 있다.
많은 좋은 학교들이 설명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연을 배우는 교실'이라는 소제목으로 묶인 학교들이 기억에 남는다.
다음으로, 학교 공간의 중요성 및 역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저자는 힉교라는 건축은 교육 철학을 반영하고 구현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그 자체로 교육 도구가 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본문을 읽고 나면 그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예컨대, 개방과 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공간에서 학생들이 생활한다면, 개방성, 다양성, 상호존중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학교에서 공부하다면 자연을 통제와 이용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조화와 생태적 대상으로 인식할 것이다. 그런 공간에서 배출된 학생들은 세상을 기계적이고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보호해야 하고 공존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지할 것이다.
아이들의 감각, 인지, 가치관, 감수성을 고려한다면, 이제 우리는 학교 공간 디자인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