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 정말로 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내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끔찍했던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 우리 부모님이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와 같은 데이비드 코퍼필드 식의 아무짝에도 슬모 없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알고 싶을 것이다. – 중략 –
그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을 가기전에 일어났던 어처구니 없는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것 뿐이다.
P10 (형이 쓴) 그 단편집에서 단연 최고는 "비밀 금붕어"였다. 자기가 번돈으로 금붕어를 샀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한 꼬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 소설에 매우 감동했다. 하지만 지금 형은 변절해서 할리우드에 있다. 영화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다.
P13 난 학교에서 쫓겨났다. 크리스마스 휴가 이후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네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데다가 전혀 공부에 의욕을 보이지 않았으니 학교에서는 빈번하게 내개 경고를 해 왔었다. 특히, 중간고사 즈음해서는 부모님이 교장 선생에게 불려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퇴학당하고 만 것이다.
P15 스펜서 부인이 말했다. "홀든! 정말 오랜만이구나!"
P17 내가 문을 두드리자, 선생은 내 쪽을 돌아보며 소리질렀다. "누구지? 콜필드냐? 들어오너라"
P18 "교장 선생님께서 뭐라고 그러시더냐?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 같던데."
"인생은 운동 경기와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규칙에 따라서 시합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생이란 시합과 같다는 말씀만 계속하셨어요."
시합같은 소리하고 있네. 시합은 무슨, 만약 잘난 놈들 축에 끼어 있게 된다면 그 때는 시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26 내가 엘크톤 힐즈를 떠난 가장 큰 이유는 주위에 가식적인 인간들만 우글거렸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하스 교장은 일요일마다 학교를 찾아오는 학부모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 돌아다니곤 했다. 내 말은 학생의 엄마가 뚱뚱하거나, 촌스러워 보인다거나, 아버지가 어깨가 넓고 낡은 양복을 걸치고 있거나, 남루한 검은색이나 흰 구두를 신고 있으면, 하스 교장은 그저 간단한 악수만 하고 지나가거나, 억지 미소만 지은채 지나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학부들과는 30분이나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