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말로 여행을 가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 못갈 때 여행에세이를 찾아서 읽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행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런 내가 눈물까지 흘려가며 읽은 책이 있다.
태원준이라는 여행작가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한 세계여행 도전기를 적은 '엄마,~'
시리즈다.
아시아, 유라시아 대륙 300일 여정을 읽으면서 계속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나는 동생과 세계여행을 주로 하는 편인데, 우리가 여행다니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얼마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으셨을까 하는 죄송함에 눈물이 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와 내 동생조차 감이 도전하지 못했던 남미 여행이다.
3권에서는 아들과 어머니의 남미 여행기가 적혀있다. 남미라니, 그것도 60대의 몸을
이끌고!
작가의 어머니는 티비에서 나오는 마추픽추를 보고 남미 여행을 가고싶은 욕망에 눈을
뜨섰단다.
무언가를 간절히 보고 싶다는 꿈과 목표를 가진 여행,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책이 만약 30대 젊은 아들의 여행기였다면 나는 그닥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어머니는 다르다. 60대 늦은 나이에 세상 밖에 던져진 어머니에게는 모든 게 새로울
것이다.
모든 것이 도전일 것이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그 속에서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찾아나가신다.
처음 보는 모든 것에 즐거워하시고 감탄하신다.
어쩌면 우리 어머니도 저런 순수한 모습으로 여행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예전부터 그런 여행을 원해오신 게 아닐까 죄송함이 밀려온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느낀 여행지는 바로 소금사막과 남극이다.
평생에 한 번이라도 꼭 보고 싶은 풍경,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
자연의 신비가 담긴 풍경을 꼭 한 번 마주하고 싶어졌다.
그런 풍경을 우리 어머니에게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욕심은 욕심일 뿐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두 모자처럼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우리 어머니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역시, 인생은 여행의 연속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