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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평점 :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우주, 생명과 마음, 무한과 무를 생각하다
p.87
플랑크 크기의 세계에선 시간과 공간이 그 의미를 잃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간을 플랑크 크기보다 더 작게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발견을 위해 애를 쓸까. 그리고 왜 발견한 결과에 대해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내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나뭇잎이나 인간의 몸이나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동일한데 말이다. 이처럼 왜 우리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걸까!
'과학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상상과 창조가 뒷받침된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깊은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말 그대로 과학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을 거듭하여 그 상상이 끝났을 무렵 즈음 상상을 바탕으로 한 연구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과학과 예술은 같은 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첫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은 빅뱅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는 것인데, 빅뱅을 이해하고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꼭 알고 넘어가야 할, 필수불가결한 '양자역학'과 이를 연구하는 집단인 '양자 우주론자'들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읽는 내내, 너무 어려워 어려워ㅜㅜ 하면서 읽어 나갔다.) 이해를 포기할 즈음엔 저자가 과거 양자 우주론자들과 나눈 대화 및 인터뷰, 소설, 고전 등의 내용들을 잘 버무려서 독자들이 그나마 지치지 않고 완독할 수 있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해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한 장씩 페이지를 넘겨 나가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매 페이지마다 저자에게 당근(이해)과 채찍(이해)을 동시에 받는 느낌이랄까.ㅋㅋ) 이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면 과학에 대한 무지에서 기초를 다지고, 살짝 탐구하는 태도를 지닐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오늘 아침에 얼음을 얼리는데, 정수기 물 120ml 가 세 번 들어갔고, 거기에 21개의 얼음이 만들어진다는 사실과 21개의 얼음을 시작으로 120ml에 얼음 7개. 각 얼음 하나당 물은 17ml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다. 시작과 끝(360ml와 21개의 얼음이라는)이 있었기에 더 쪼개지는 않았지만, 나도 탐구자의 마인드로 원자에 대해(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용어에 대한 오류가 한가득일 것 같다 ㅜㅜ) 이해해 보려 살짝 애를 썼다.
방금 위에서 살짝 언급 한 원자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물리학자들이 원자를 연구하면서 점점 더 밝혀내 가는 전자,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원자핵. 원자핵의 크기, 양성자와 중성자의 크기 등 끝도 없이 파고들어가지는, 그러다 현재는 델타, 람다, 시그마, 크시, 오메가, 피온, 카온, 로 입자 등 끝이라 생각했지만 결국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을 뿐, 끝이 아님을 알게 된 원자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신성했던 원자가 분열되는 상황에서도 질서라는 것이 존재했다.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란스러운 동물원이 되어 버렸다. 기본 입자도 없었고, 무한한 나선형 계단은 바닥도 없이 이어졌으며, 정돈된 원칙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이후 쿼크의 발견으로 끊임없이 파고들던 일이 "일시적으로 멈췄고(...) 새로운 시스템을 제공했다(...) 쿼크는 새로운 원자였던 것이다."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역시 과학은 끝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끝이 아닌 학문임을 다시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가정에 불과했던 원자의 크기를 실제로 측정하는 데 2천 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고대 철학자들부터 현재의 물리학자들까지 이어지는 지식의 집합체를 읽는 것으로 2천 년의 시간을 벌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과학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이나, 철학의 내용도 뒷받침하여 어렵고 낯선 과학을 그나마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철학과 과학이 다를 거라 생각하였는데, 어쩌면 철학과 과학은 시작점이 다를 뿐 동일한 하나의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나는 철학을 좋아하지만 낯설고 어려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진 못했다. 하지만 과학도 같은 목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어, 이제는 과학 관련 서적도 종종 찾아보고자 한다. 과학에 대해 무지한 나에게 과학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준 앨런 라이트 먼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한 마디 -, 과학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으로 발견해 낸 시작과 끝.
두 마디 -, 2천 년의 역사 동안 밝혀낸 무와 무한대에 대한 이야기.
세 마디 -, 끝인 줄 알았지만, 그것이 다시 시작임을 알게 됨으로 사색은 멈추지 못. 한. 다.
네 마디 -, 과학과 철학과 신학의 끊임없는 충돌과 공존을 알게 되는 책
다섯 마디 -, 완벽한 현대 과학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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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