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다! 구구절절하지도 않고 내용이 지저분하지도 않다. 각 CASE마다 용어를 정리해 주고, 사례까지 더해줘서 그 해당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게 해 준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지 방향도 제시해 준다. 게다가 읽을수록 이해가 쏙쏙 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유는 사례가 진짜 옆집 사장님, 옆 옆집 사장님들에게 일어날 것 같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남의 일이 아니란 거다),.. 현재는 내 일이 아니기에 대비 차원에서 사례들을 접하다 보니 흥미 가 넘친다!
사장이 가장 많이 겪는 회사 소송으로 꼽힌 33가지의 사례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익힐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이 겪는 소송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만큼 회사 운영이 쉬운 게 아니라는 걸 33가지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것 같다. 읽다 보면, 사장님들은 회사를 꽤 위험하게 또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영해 왔던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 불편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책의 사례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앞으로 잘 대비하여 운영해 나가면 되는 거니. 직원의 경우라면 회사 업무를 하면서 어떠한 상황이 생길지 미리 대처할 수 있고, 어떠한 변수를 고려할지, 불편한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 빠른 해결책을 마련할 정보를 제공해 준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제일 두려운 것 중에 하나가 계약서에 도장을 날인하는 일일 것이다. 뭔 소리냐고? "계약을 성사시킨다거나, 투자를 받는다거나 하는 것들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다!"라고 반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 같다. 물론 이 부분들이 회사를 지속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원천들이기에 회사 운영에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일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계약서를 좀 검토해 보는 사람 중 하나로써 감히 얘기하자면, 나는 다른 업무들보다도 계약서에 적혀져 있는 조항들을 검토할 때가 가장 어렵다고 느껴진다. 그 조항들 하나로 누구는 갑이 되고 또 누구는 을이 되는 상황에 놓이거나, 그 문구로 인해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러니 내게는 어렵게 따내거나 어렵게 투자 받은 그 어려움들이 계약서 문구 하나로 다툼이 오갈 땐, 정말이지 말도 못 하게 속상하다. 그래서 계약서 검토와 인감 날인을 하는 업무가 내게는 세상 가장 어렵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계약서의 작성 요령 및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 준다. 4장 "계약서 문장 하나로 회사가 뿌리째 뽑힌다"의 경우, 실제 표준 계약서에 있는 각 조, 항의 문구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로 계약서 작성 시 문구 하나가 초래할 위험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 주며,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 어떻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래서 이 도서를 읽으면 페이지 양 보다 훨씬 더 많은 질적 정보를 쌓을 수 있어서 실무자에게 엄청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소송 33가지에 대한 정보만 취득한 게 아니라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소송 사례들을 통해, 내가 이제껏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왔던 내용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나의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책 매 페이지마다 형광펜 줄이 수두룩 빽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