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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ㅣ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99년에 처음 나온 책이니, 이제 8년이 되었다. 왜 이 책이 세상에서 머문 햇수를 세었는가 하면, 이 책을 명작의 반열에 올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제아무리 시대적 특수성과 인간의 보편적 이야기를 아우르면서 재미와 감동, 교훈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하여도, 명작이란 세월을 통해 검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 4, 50년이 더 지나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을 혼자 해본다. 그처럼 두 말로 설명할 필요 없이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명작을 향해 가는 책이다.
세 주인공 미르, 소희, 바우 세 아이의 상처는 최근 몇 년 동안 편재하는 것이 되어 버려, 새삼스러운 눈으로 볼 필요도 없는 그런 종류이다. 이혼이나 죽음에 의해 가정의 구성원이 한 부모 내지는 조부모, 조부모 중 어느 한 쪽, 혹은 아이들끼리, 심지어 아이 혼자인 상황이 드물지 않다.
드물지 않거나, 심지어 흔한 풍경이라고 하여 그 속의 상처가 덜 깊다거나, 아물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처를 감싸가며 살아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모색될 수 있다. 상처를 감추거나 깊이 파헤치는 것이 방법이 아니며, 상처가 있음을, 상처의 원인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을 열고 나눔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나는 꼭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이야기 중 몇몇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아이들에게 읽어준다. 이금이 작가가 강연에서 '읽어주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그 동안 예비중학생인 딸을 포함해 두 딸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는 일이 너무 지나친가 하는 의문에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에 요즘들어 더욱 열심히 목청을 돋군다.
이 책을 읽는 나흘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말 잘 듣게 하는 묘약을 지닌 기분이었다. "하늘말나리 안 읽어준다."하면 아이들은 두 말 않고 일기를 쓰거나 재능 학습지를 풀거나 했다. 책의 힘이 더 이상일 필요가 있을까.
휘몰아치는 감정의 격랑을 전해주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세계를 아름다이 존중해 주는 작가의 태도가 때로 웃게도, 가끔은 눈시울을 적시게도 한다. 어떤 아이들이든지 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