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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Capa : The Definitive Collection (Paperback)
Whelan, Richard 지음 / Phaidon Inc Ltd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엄청 두꺼운데 엄청 저렴한 사진집. 겨우 5만원도 안된다고? 요즘 웬만한 사진집하면 십수만원 넘는것은 기본인데? ㅎㅎ 아뭏든 카파의 보도사진이 572쪽에 걸쳐서 모두 나와 있다. 책 크기도 크고 사진용지를 사용해서 상당히 무겁다. 펼치면 웬만한 책상은 다 차지함.
이 보도사진집을 보면 알겠지만, 카파의 시선은 거의 대부분 위를 바라보며 찍었다. 사람의 시선과 비슷한 화각은 한 20퍼센트 정도고 나머지는 항상 앉은 자세에서 인물을 바라보며 촬영한 이미지다. 부감법으로 내려다 본 사진은 몇장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Saarland, September 1934, 라는 사진에서는 화면 좌측에 거대한 기계, 아마도 포크레인의 아귀같은 구조물이 크게 걸려있고 그 옆으로는 노동자인 듯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위치해있다. 그리고 이것을 앉은 자세에서 앵글을 잡아서 매우 강렬하고 담대한 인상을 남겨주고 있다. 또 하나 필자의 시전을 잡아 끄는 사진은 ''Saint-Quen, Francd, May-June 1936. Sit-in strikers at the Lavalette Construction Company plant' 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진이다.
한 2미터 남짓한 벽위에 한 남자가 갓난아이를 두손으로 잡고 있으며, 그 아래에서는 또 다른 남자가 그 아이를 받으려고 두 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있다. 위에 있는 남자와 갓난쟁이는 매우 즐거운듯 이를 드러내며 웃고있다. 아래에 있는 남자는 뒤통수와 상반신만 보이므로 표정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위에 있는 남자와 아이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건데 아래층 남자도 껄껄 웃고있음이 분명하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이 정말로 보이는 듯도 하다. ㅎㅎ. 아뭏든 이것을 약간 뒤에서 물러나 역시 살짝 올려다 보면서 찍은 이미지다. 올려다 보면서 찍었지만 렌즈의 왜곡이 거의 없어서 왜곡되지는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카파의 스타일이 아닐까 한다.
그가 말하길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하니 이런 마인드가 그래도 드러나는 것 같다. 여기에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직접적으로 대상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그 하나다. 또 하나는 피사체를 나와 떨어진 어떤 객체로 인식하지 말고 그 안에 같이 뒹굴면서 친해지라는 뜻.
그리고 올려다보지 않고 그냥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진에서는 'Near Troina, Sicily, August 4-5, 1943. A Sicilian peasant telling an American officer which way the Germans ha gone.' 가 기억난다. 화면 오른쪽에 농부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긴 막대기를 들어 왼쪽을 가리키고 있다. 이 막대기는 가늘고 길어서 화면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옆에 미군장교가 쪼그려 앉아서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독일군이 어디로 갔지? 미군은 묻고 농부는 대답한다 저~어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