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In the American West : 1979-1984 (Hardcover)
Richard Avedon / Thames & Hudson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무광택의 두꺼운 사진용지에 인쇄된 리처드 아베든의 사진집니다. 보통사람들과 더불어 주로 노동자나 광부들 같은 하층민들의 이미지를 닮았다. 대개 상반신 위주로 꾸며졌는데 일부 이미지는 매우 충격적이다. 예를 들어 도살장의 인부가 나오는 사진이 몇장 있는데 껍질이 반쯤 벗겨져서 피가 흥건히 나오는 소머리를 들고 촬영했다거나, 역시 양의 머리를 잘라낸 그림등이 그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들 전통시장에 가면 돼지머리를 잘라내서 팔고 있는 곳이 있는데, 그런 장면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ㅎㅎ 그래도 후자는 핏물은 보여주지 않으므로 조금 순화되었다고나 할까? 우리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보기에 거북할 수 있다는 생각.......
사람들이 인물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피사체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현실에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낯선이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사진은 이러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래서일까? 사진역사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아뭏든 인상적인 이미지를 하나 소개해보자면, 'Sandra Bennett, twelve year old Rocky Ford, Colorado, 8/23/80' 이라고 나온 사진이다. 여성의 상반신을 찍었는데 서양인들이 대개 그렇듯이 기미와 잡티과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기묘한 인상을 풍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깨끗하기 그지없는 눈동자, 흰자위가 대비를 이루는 이미지다. 뭔가 뚱한 표정으로, 약간은 불만에 차 있는듯 하면서도 카메라를 응시하는 시선이 강렬하다. 참고로 이 사진집에서는 페이지 표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