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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친구 ㅣ 동화향기 11
최민혜 지음, 홍우리 그림 / 좋은꿈 / 2021년 7월
평점 :
#대리친구 #최민혜 글 #홍우리 그림 #좋은꿈 출판사 #책자람카페 #서평이벤트
‘친구를 돈으로 살 수 있을까요?’ 뒷표지의 문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내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친구 사귀기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돈으로라도 친구를 살수만 있다면, 그래서 우리 아이가 잘 지낼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 한번쯤은 해봤을 거예요. 이 책에서는 돈을 주고 친구를 살 수 있는 대리 친구가 등장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봐요.
#최민혜 글 #홍우리 그림
차례
책의 줄거리주인공 유진이는 5학년입니다. 조용하고 평범해서 유진이가 어떤 아이인지 모르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어요. ‘그 아이? 착하지.’ 이런 정도로 말이 나올까요. 이런 유진이에게 어느 날 해나라는 멋진 친구가 생겼습니다. 활발하고 끼 있는 멋쟁이 해나는 전학을 와서 유진이에게 말을 걸었고요. 금방 유진이랑 친해졌어요.
유진이는 자신과 다른 해나와 함께 다니며 다른 아이들이 부러워하고 인기가 생기자 해나에게 모든 걸 맞추기 시작합니다. 싫다는 말을 했다가는 해나가 자신과 친구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외로우니 해나가 자신을 막 대하고 상처주는 말을 해도 꾸역꾸역 참아냅니다.
이런 해나는 새로 전학 온 리나와도 친해지는데요. 이상하게도 할말 할 줄 아는 리나에게는 꼼짝을 못해요. 유진이 해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처럼, 해나 역시 리나에게는 사근사근하고 살랑거리지요. 그러한 차이가 점점 드러나니 유진은 마음이 더욱 괴롭습니다.
어느날 유진은 학교 책상 속에서 돈을 주면 친구를 해준다는 쪽지를 발견합니다. 무시하려고 했지만, 해나가 또 유진에게 못되게 굴고 유진이는 충동적으로 연락을 합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아이 달님이는 유진이의 뜻에 따라 뭐든지 다 맞춰줍니다. 유진은 해나에게 받은 상처를 달님이를 통해서 풀어내요. 자신에게 딱 맞는 친구,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되는 이 편안함이 유진에게 정말 좋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달님이가 정해진 시간이 끝나자 돈을 달라고 한 그 순간, 허무함이 가득 찾아와요. 달님이가 떠나고 유진이는 더더욱 외로움에 사무칩니다. 하지만 달님이가 자꾸만 필요해지는 유진이는 용돈을 탈탈 털어서 몇 번이나 달님이를 불러내요. 그리고 해나에게 거짓말까지 하게 된 유진이. 그 거짓말 때문에 해나와의 사이도 점점 위태로워집니다.
이제 유진이는 어떻게 될까요? 해나와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달님이를 불러내서 계속 대리 친구로 지낼까요? 뒷 내용이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관계 맺기에 서툰 아이들 - 유진, 해나, 달님5학년 아이들이지만 책 속에서 아이들이 관계맺는 과정은 참 서툴러요. 5학년이라는 숫자는 다 큰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12살밖에 안되었으니까요. 어린 나이에요. 고작 12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지만,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도 못하고 무조건 맞춰주기도 하는 나이에요. 어리기 때문에 뭐가 옳은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아요. 어른들이 봤을 때 ‘착하다’고 여겨지는 유진이는 인기 많은 해나를 잃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곁에 붙어 있어요. 이러한 괴로운 속마음을 부모님에게도 선생님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아요. 친구가 해나밖에 없어서 다른 친구들과도 소통하지 못해요.
해나는 이기적이에요. 책 속에서 유진이를 이용합니다. 동등한 친구 관계가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뜻대로 유진이를 부려요. 심심하니까 당장 나오라고 하고선, 딴 약속을 잡은 친구가 오니까 유진이를 버려둡니다. 심부름도 시키면서 막상 유진이가 같이 하자고 할 때는 귀찮다고 거절해요. 자기 중심적인 해나는 유진이를 이해하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맞추지 않고 할말 하는 리나에겐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해요. 오히려 리나에게 맞추며 친구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달님이는 돈을 받고 대리 친구를 해줍니다. 정말 친한 친구는 될 수 없다고 말하며 시작해요. 계약 관계로 만나서 상대방 유진이가 바라는 대로 다 따라해줍니다. 그렇지만 시간 끝났으니 돈을 주라고 말하며 뒤도 안보고 떠나버리는 냉정한 아이에요. 달님이가 관계 맺는 방식은 신기하지만 유진이처럼 참으로 허무합니다. 유진이는 돈을 내밀면서 달님이가 자신에게 해줬던 위로가 모두 거짓처럼 느껴집니다. 진심이 담겨있는 건지 아리송해져요. 이런 친구 관계는 과연 유진이만 허무하게 만들었을까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달님이는 어떤 감정으로 대리 친구를 시작했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너와 나, 우리가 진짜 친구가 되려면
: 독후활동과 연계하기작가는 이 책을 통해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는 것으로 독후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유진이, 해나, 달님이 모두 문제점이 있어요. 해나의 경우 대부분 인지할 것입니다. 답도 나오기 쉬운 편이에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마음을 고쳐라, 유진이를 이용하지 말고, 그 마음을 배려해줘라. 이런 식으로요.
달님이의 경우에는 돈을 받고 친구의 마음에 맞춰 움직이는 행위가 올바르지 않다고 한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댈 수 있겠지요. 또는 달님이는 왜 대리 친구와 같은 행동을 하려고 한건지 그 원인을 생각해볼 수도 있어요.
유진이는 독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해나와의 관계 속 유진이의 행동과 생각, 달님이와의 관계 속 유진이의 행동과 생각은 여러가지 답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친구 사귀기는 어렵습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기까지 마음 열기가 쉽지 않은데, 관계 맺기가 서툰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친구와 마음이 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도, 고등학생 아이들도 해마다 새로운 반 아이들을 만나면서 새 친구를 사귈 때 고민하고 힘들어합니다. 잘 지낼 수 있을까? 내가 새 친구와 적응할 수 있을까? 하고요.
부모와 선생님의 조언도 필요할 테지만, 관계를 맺어야 하는 주체는 결국 아이들이니, 스스로 터특해야겠지요. 그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친구 사귀기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대리 친구>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책자람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