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습니다 밝은미래 그림책 50
알렉산드라 미르작 지음, 이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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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의 눈이 땡그랍니다. 표정이 긴장한 것 같기도 해요. 하얀 종이 위에 쓰인 제목은 이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와 맞아 떨어지게 표지를 구성했어요. 이 고양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고양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집에서 즐겁게 놀고 있어요. 사랑받는 고양이입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엄마, 아빠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것 같아요. 다들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고양이는 ‘설마 내가 안 보이는 걸까?’ 걱정을 하며 문 열린 창문 틈으로 빠져 나갑니다.

도시를 하염없이 걸으며 자신을 바라봐 줄 집사를 찾아요. 하지만 아무리 야옹거리고 움직여봐도 아무도 고양이를 못보는지 그냥 지나칩니다. 이 낯선 도시에서 엄마, 아빠도 그 누구도 자신을 못 본다는 생각에 고양이는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요. 눈을 들면 자신을 찾는 전단지가 붙어 있고, 저 멀리에선 엄마, 아빠가 자신을 애타고 찾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말이지요.

과연 고양이는 따스했던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작가 알렉산드라 미르작은 단순하지만 명료하게 고양이 이야기를 하며 관심에 대해 촉구하고 있어요. 반려동물인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사람들은 사랑을 주고 받는 애정어린 식구들입니다. 하루종일 그들을 생각하고 퇴근 후 돌아온 식구들과 신나게 엉키고 가릉거리며 행복해하지요.

그림책 속의 고양이를 어린 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아이들은 보호자가 세상에서 가장 최고이고, 사랑하는 분들이에요. 반려동물이나 아이들에겐 별 게 필요 없어요. 관심을 꾸준히 주면 됩니다. 그림책 속의 고양이가 창 밖으로 나가버린 건 기민하게 변화를 느꼈기 때문이에요. 어른들은 일에 바쁘다는 이유로 한순간 소홀해지는 걸 사랑받는 이들은 금세 눈치채요. 다만 기다리고 참고 견디기 어려우니 그림책 속의 고양이처럼 나갈 수도 있고, 어린 아이들처럼 울고 떼쓸 수도 있어요.

보호자가 잘못했다는 질책이 아닙니다. 작고 여린 반려동물이나 어린 아이들을 이해해 주라는 말이지요. 하루종일 사랑만 원하는 그들을 일에 치여 밀어내지 말아주세요. 한순간의 아차하는 마음이 아이들과 반려동물들을 슬프게 만들 수 있답니다.

소중한 건 품에서 떠난 후에야 알 수 있다고 하지요. 아이들을 잃어버릴 뻔한 아찔한 경험들이 한번씩은 있을 거예요. 사랑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지요. 반려동물이나 어린 아이들은 어른보다 인내심도 적고 이해도도 낮아요. 제대로 된 상황 판단하기 어렵지요. 그래도 다시 만났을 때 쉽게 용서하고 무한정 사랑을 주는 게 소중한 반려동물과 아이들입니다. 가장 소중한 게 뭔지 잊지 말아요, 우리 어른들.

소중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 <찾습니다>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우아페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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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엠의 등대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6
톤 쿠네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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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아빠와 사는 비엠이라는 소년의 특별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등대에서 사니 바닷가가 익숙하고 그곳을 사랑합니다. 신나고 즐겁게 놀 일이 많은 곳이지요. 아이가 몇 살인지는 나와있지 않아요. 하지만 모험을 시작할 나이는 된 아이입니다.

어느날 비엠은 먹구름이 밀려오는 어스름한 저녁에 아빠도 없고 등대 전구마저 고장난 걸 알았어요. 하필 이런 순간에 커다란 배가 근처를 지나가는 걸 목격하지요. 어두운 바다는 위험합니다. 이 근처에서 사고난 배들이 많거든요. 이대로 보고만 있다면 저 커다란 배는 난파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비엠은 곧 굳은 결심을 하고 가지고 있는 말에 보트를 묶어 바닷가로 갑니다. 그리고 노를 저어서 커다란 고기잡이배로 향합니다. 과연 비엠은 자신의 결심대로 고기잡이배를 도울 수 있을까요?


비엠의 특별한 모험은 아주 대단한 일입니다. 노를 저어서 고기잡이배한테 다가가서 위험을 알려준다는 발상은 큰 용기를 지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지요. 비엠은 바닷가에서 오래 지낸 아이이므로 바다의 위험성이 사람의 생명과도 이어져 있음을 압니다. 자신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생명도 소중하지요.

작가 톤 쿠네는 네덜란드의 사진가이자 그림책 작가입니다. 네덜란드 하면 몸으로 둑이 무너지는 걸 막은 소년의 이야기가 떠올라요. 아주 의로운 행동이었어요.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 위험하고 큰 일에 용기를 내서 기꺼이 움직였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그 행동은 후에 여러 생명을 구했으니까요.

그 이름 모를 소년처럼 비엠 역시 용기를 냅니다. 비엠의 아빠가 있었더라면 비엠아 아니라 어른인 아버지가 움직였을 거예요. 때로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가 있어요. 힘이 센 어른은 없고 등대는 불빛이 꺼져 버렸고 누군가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도 확실해요. 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그러한 행동을 한 이들을 우리는 ‘의인’이라고 부릅니다. 오래전 일본에서 기차에 떨어진 승객을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었던 한국 청년 수현씨가 떠오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내 아이가 그런 일을 한다고 하면 손을 붙잡고 말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먹먹해졌어요. 이 용기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순간에 그 선택을 지지할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용기를 지닌 사람들이 세상에 있기에, 양심도 있고 인간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고 있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의인들이 나타난다면, 우리의 삶에서 인간다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나타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이 숙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비엠의 특별한 모험 이야기, <비엠의 등대>입니다.



이 책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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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 욜라의 마음 키우기 대모험
최정용 지음, 이주미 그림 / 상수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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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욜라의마음키우기대모험 #최정용 글 #이주미 그림 #상수리 출판사 #책과콩나무카페 #서평이벤트 #동화책추천




귀여운 알파카 욜라가 마음을 키우기 위해 어떤 모험을 할지 기대됩니다. 표지에 많은 동물들이 보여요. 그들과 얽혀서 어떤 마음 성장을 이룰까요? 함께 모험을 떠나봐요.




#최정용 글

아빠이자 작가는 아이들이 매일 밤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세헤라자드처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렇게 ‘창작의 어려움’을 느끼던 중 아이들에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거기에서 느끼는 감정을 긍정적인 의미로 스토리에 담아 전달해 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습니다.




목차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자라길 바라는 아빠의 진심이 담긴 동화입니다. 알파카 욜라는 호기심이 많아서 바깥세상 여행을 떠나고 싶어해요. 어린 욜라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아빠(베프대디)와 함께 길을 떠납니다. 회색빛 마법사 마을, 슬라임 마을, 베르의 마을, 호수 마을에서 욜라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고 여러 사건들을 겪게 됩니다. 욜라가 자신 앞에 당도한 일들을 헤쳐나가며 어떤 마음을 느끼고 배울까요? 그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이 책의 매력

알파카 욜라는 아빠와 함께 돌아다니며 세상 속 타인들과 부딪힙니다. 사람들은 늘상 호의적이지만은 않아요. 자신이 배우고 아는 만큼 사람들이 행동하지도 않고요. 이 낯선 상황에서 욜라도 느끼는 감정들이 많겠지요. 이러한 감정들 중에 긍정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12가지 마음을 작가가 제시하였습니다. 이런 마음을 키우라는 설명이 아니라 재미있는 동화를 따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인성 동화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한 파트가 끝날 때마다 욜라가 느끼고 배운 마음을 요약 정리해 준답니다. 부모님과 같이 읽는다면 이 부분으로 배운 마음을 짚어줄 수 있으니 유용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욜라가 항상 나서고 자신감에 넘치지는 않아요. 어린 욜라는 때론 화가 부르르 나기도 하지만, 멋진 조언자인 아빠(베프대디)가 곁에 있어서 욜라는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답니다. 파트 1에서 파트 4까지 갈수록 어른의 조언을 받으며 행동하던 욜라는 서서히 자신의 판단으로 행동하고 결정합니다. 이러한 흐름이 아이들에게 좋게 작용하리라 봅니다. 처음부터 욜라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상황들을 해결했다면 책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나와 다른 모습에 오히려 더 주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욜라의 성장을 같이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의지를 함께 다질 수 있답니다.

욜라라는 이름의 뜻은 책의 마지막에 나와 있어요. 그냥 지어진 이름이 아니었더라구요. 욜라의 의미를 알게 된다면 이 책을 덮으며 미소가 지어질 것입니다. 긍정적인 마음 근육을 키워주는 인성 동화로 <알파카 욜라의 마음 키우기 대모험>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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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그림자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2
황선미 지음, 이윤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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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 작가의 신작입니다. <빛나는 그림자가> 라는 제목을 봤을 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예상이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황선미 작가님의 신작이라면 무조건 읽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골랐습니다.





목차



주인공 장빛나라는 5학년이 되면서 전학을 왔어요. 모델처럼 키가 크고 늘씬한 은재, 빵집 가게 딸이고 마음도 포근한 유리, 셋은 비밀 공책을 교환하는 단짝 친구들입니다. 빛나라는 비밀 공책에도 적지 못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즐거운 학교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에 선생님은 숙제로 자신의 태몽과 직업탐구 관련한 숙제를 내주셨는데, 빛나라는 태몽 숙제가 탐탁치 않아요. 그리고 학기 중간에 허윤이라는 남자 아이가 전학을 옵니다. 은재는 윤이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요. 빛나라는 길고양이 눈썹이 문제로 시작하여 자꾸만 윤이랑 얽히게 되고, 은재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면서 빛나라를 모른 척해요. 빛나라는 싸웠던 친구와 다시 화해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고요. 둘은 오해를 풀고 다시 사이좋은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책을 덮는 순간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들이 사소하거나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게 없어요. 책을 읽는 중에는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던 것들이, 이야기가 끝난 순간에 이렇게 저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역시 황선미 작가님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밀은 보통 반전을 담고 있지요. 그래서 결말까지 더 흥미진진하답니다.



초반에 담임 선생님이 자신의 태몽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내준 설정에서부터 의아함을 느꼈어요. 임신 중에 태몽을 안 꾸는 경우도 많고, 아이의 보호자가 부모가 아닐 경우에는 자신의 태몽을 알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설정을 왜 했을까 싶었지요. 설마 작가님이 모르고? 그건 아니겠지요. 이게 다 큰 그림이었던 겁니다. 퍼즐 하나하나를 들고 볼 때는 모르지만, 퍼즐판을 완성하면 어떤 그림인지 알게 되는 것처럼요. 태몽은 빛나라의 비밀과 관련이 있답니다.



빛나라는 길고양이를 발견하여 돌봐주면서 눈썹이라는 이름을 붙여줘요. 하지만 윤은 눈썹이는 실은 삼식이라면서 주인이 찾고 있다는 전단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윤은 아파보이는 눈썹이를 주인에게 돌려준다고 했는데요. 막상 주인을 만나지 않고 눈썹이의 행방은 묘연해집니다. 빛나라는 뒤늦게야 윤이 눈썹이를 동물병원에 맡겨서 치료를 받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인과도 연락이 되었고 사례금을 치료비로 대신한다고요. 빛나라는 자신과 자꾸만 티격태격하게 얽히는 윤의 다른 면을 본 것 같아서 마음이 이상해져요.



길고양이 눈썹이도 윤과 빛나라가 자꾸만 얽히게 하는 매개체로만 쓰인 줄 알았어요. 은재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그 정도요. 하지만 눈썹이자 삼식이인 길고양이도 빛나라의 비밀과 함께 생각하면 그냥 등장한 동물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빛나라는 정을 주었던 눈썹이의 퇴원을 보고 싶었는데, 주인이 일찍 데려가버리는 바람에 마지막을 볼 수 없었어요. 진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이 심정이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열두 살 아이의 여린 마음이 그런가 보다하며 넘어갔습니다. 이 모든 게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보일 거예요.





작가의 말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 가운데는 유독 두드러지는 아이도 있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도 있게 마련입니다. 눈에 잘 보이는 아이 뒤에도 어떤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어요. "너도 우리 반에 있었다고?" 하는 소리를 종종 들어왔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에요." 이 부분을 읽고 마음이 아려왔어요. 공중파 드라마 중에 <어쩌다 마주친 하루>가 있는데, 만화 속 세상이라서 엑스트라(이자 주인공)에겐 이름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점점 존재감이 살아나면서 이름이 써진 명찰이 생기는 장면, 다른 등장인물들이 그 엑스트라의 이름을 불러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생각이 나면서 눈에 띄지 않는 아이어도 우리 반에 그런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아달라는 말이 더 와닿았습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 이 작품 <빛나는 그림자가>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열두 살 아이의 성장통 같은 이야기에요. 빛나라가 감춘 비밀과 친구 관계가 얽히면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떨리는 마음으로 함께 지켜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도 각자 다른 비밀을 가지고 친구 사이를 오늘도 고민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빛나는 그림자가>입니다.





이 책은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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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경성 모던라이프 - 경성 사계절의 일상
오숙진 지음 / 이야기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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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경성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 당시의 잡지들을 참고하여 경성의 모습을 사계절로 나누어 일상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시대상이 담긴 건물들이나 1930년대의 모던보이, 모던걸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오숙진 글, 그림



이 책에서는 '금파리'라고 하는 화자를 내세웁니다. 방정환 선생의 작품에서 착안하여 만들어 낸 화자의 이름입니다. 잡지의 논조를 가지고 왔기에 일제의 검열을 피해서 발행되는 잡지여서 그런지 날카로운 비판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연민도 보입니다.




목차



목차를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1930년대 경성의 건물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각 계절로 들어가면 처음에는 시간대별로 목차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장부터는 각 건물들과 그에 따른 사연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갈만한 곳이 참 많아요. 각 계절별로 이렇게 다양한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면 이 책을 지도로 들고 시간여행이라도 해서 과거의 경성으로 가보고 싶어져요.

하지만 이 시기는 일제 강점기입니다. 모던보이와 모던 걸, 웨이트리스, 백화점 등 멋져 보이고 새롭고 낯선 문물과 문화가 들어와서 활개하는 듯하여도, 다른 한쪽에서는 룸펜처럼 돈을 벌지 못해 굶는 실업자들도 상당했습니다. 돈이 있는 이는 백화점을 구경하고 낮부터 당구를 치며 유유자적하지만, 하루종일 노동을 하며 입에 풀칠만 하는 이들도 존재했어요. 그 시절에도 빈민촌은 있었고요.

과거의 잘 모르는 문화와 신문물을 이렇게 책으로 구경하게 되고 알게 되는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당시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절망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아편굴, 마작 구락부처럼 마약과 도박이 존재하는 곳도 경성이었습니다. 금파리와 인터뷰를 하는 인물들은 그 시절을 반영해주는데, 조선 여배우들의 처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화려함 속에 가려진 슬픈 뒷모습이 있는 게 안타까웠어요. 예나 지금이나 연예계는 쉬운 곳이 아니에요. 전당포 주인처럼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이들도 존재했고요.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 토로하지만,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푼돈에 이자까지 얹어가는 사람들의 심정은 더욱 타들어가겠지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일제 강점기의 경성을 이렇게 책으로 보게 되니 신기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인물들의 배경으로만 존재하였는데, 당시에도 사람들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어요. 누군가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은 또 어떻게든 살아지냈지 했겠지요. 신문물의 겉모습에만 속으면 안되는 것이었어요. 모던보이와 모던걸과 굶주림과 돈에 대한 절박함이 혼재하던 1930년대의 경성, 그 속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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