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5

 감독 정이삭

 출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장르 드라마




 (주관적인 해석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미나리>를 봤습니다.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제 마음대로 영화를 해석해보겠습니다. 감독의 의도를 멋대로 상상해보겠습니다.


 시간적 배경은 지금보다 몇 십년 전 과거의 미국입니다. 공간적 배경은 미국의 아칸소 촌구석입니다. 네 가족은 아칸소로 이사해서 새 출발을 합니다. 남편 제이콥은 농장을 시작하고 성공을 꿈꿉니다. 부인 모니카는 성공보다는 안정이 우선입니다. 


 영화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쓸모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말합니다. 존재 자체의 존엄성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한 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이콥은 성공을 꿈꾸고 거기에 집착합니다. 가족보다도 우선입니다. 떠나겠다는 가족을 말리지 않습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병아리 감별사입니다. 병아리의 성별을 감별하는 직업입니다. 수컷은 분류해서 '폐기' 합니다. 수컷은 알도 못 낫고 맛도 없습니다. 병아리 수컷은 쓸모없음으로 인해 폐기처분됩니다.


 두 부부의 막내아들 데이빗은 심장병을 앓고 있습니다. 엄마 모니카는 데이빗의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몰라 걱정합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 외할머니 윤여정씨가 미국으로 옵니다. 윤여정씨의 등장으로 영화는 활기를 띄고 더 재밌어집니다.


 저는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하는데, 윤여정씨가 처음으로 데이빗을 안고 잔 다음날 윤여정씨는 뇌졸증으로 쓰러집니다. 그리고 얼마 후 데이빗은 진료를 보는 데 심장병이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기쁜 소식을 듣게됩니다. 저는 외할머니의 희생으로 데이빗이 건강해지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부모의 자식사랑보다 조부모의 손주사랑이 지극정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윤여정씨는 뇌졸증 후 거동이 불편해집니다. 뇌졸증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뇌졸증 전에는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뇌졸증 후에는 청소를 한다든지 손주를 챙긴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부와 아이들이 시내로 나간 사이 윤여정씨는 창고의 쓰레기를 태웁니다.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번져 농작물들을 보관한 창고가 불타버립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시내에서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갈라서기로 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 불타고 있는 창고를 발견하고 두 부부는 함께 농작물을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서 불속에서 농작물들을 옮깁니다. 


 윤여정씨는 그 모습을 보고 자책감으로 집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막내아들 데이빗은 영화에서 처음으로 뜁니다. 그동안 윤여정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데이빗은 윤여정씨를 붙잡아 집으로 함께 갑니다. 


 윤여정씨는 쓸모가 없어졌지만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부부는 갈라서지 않았습니다. 창고가 불타없어진 것은 오히려 가족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윤여정씨는 데이빗의 건강을 구했을 뿐 아니라 가족의 붕괴도 막았습니다. 데이빗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희생하고 가족의 붕괴를 막기 위해 창고를 희생시켰습니다(창고에 불낸 건 의도하진 않았지만요)


 감독은 돈, 성공, 종교 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고 이 영화를 통해 말합니다. 그리고 쓸모 있음 없음으로 폐기되는 수컷 병아리와 달리 인간의 존엄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재밌고 좋은 영화였습니다. 안 보신 분들 추천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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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4-22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는데요, 미국적으론 좋을 수 있는 영화지만, 가족을 부각하는 면에선 결코 좋은 영화가 아니란 생각들었습니다. 그래도 굳이 좋은 점 말한다면 부부 혹은 남녀 간 관점 차이 부각 그 정도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4-23 09:54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반갑습니다^^

미국적으로 좋다는 말씀은 어떤 말씀인지요?

저는 오히려 가족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줘서 좋은영화라 생각했는데 역시 감상은 다를 수 있네요^^

아무튼 오랜만에 댓글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4-23 10:25   좋아요 1 | URL
결국 당신들이 원해서 이민 온 것이니 개인과 가족이 알아서 역경을 이겨내라고 하는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 방식으로 전 보였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좀 불편했습니다. ㅠ

고양이라디오 2021-04-23 13:04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ㅠㅠ 사회적인 측면도 보셨군요. 감상평 공유 감사합니다^^

미미 2021-04-22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려고 벼르는 중이예요!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4-23 09:5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즐겁게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이뿐호빵 2021-04-23 0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운이 참 많이 남는 영화

두고두고 하나씩 생각하며 찾아보는 영화
영화 속 흐린 하늘과 숲 속 발길 닿지 않는 곳에 미나리 밭 ...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고 항상 행복과 불행은 붙어 다니고...
무언가의 불안함이 종교라는 신념으로 나타나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시 시작이 되고
그 시작에는 혼자가 아닌



등등

저에겐 기생충보다 미나리의 감성이 더 좋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4-23 10:27   좋아요 2 | URL
말씀하신 내용들 전부 공감합니다. 종교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영화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고 생각해볼거리도 많은 좋은 영화였습니다.

웰리 2021-04-26 0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할머니랑 똑같아
우리 할머니랑 닮았어

아이들이 영화를 보며 할머니를
이야기할때 고생하며 살던 삶이
고통이 되어 긴 터널을 빠져 나올
때까지 힘들었던 생각이 겹쳐저
이칸소에서 주인공들과
서울에서의 나를 보았습니다

치열하게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영화에 몰입하여
잘 보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4-26 18:29   좋아요 1 | URL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