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안녕
정강현 지음 / 푸른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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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깊은 숨이 가슴 저 밑바닥으로부터 새어 나온다
자살, 참담하고 처참한 죽음의 이야기, 가족 성폭력 등 어느 하나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주제를 가진 7개의 단편이 수록된 「말할 수 없는 안녕」
스스로 선택하지도 않은 일들이 운명처럼 인생을 좌지우지해 버리는 현실이 불쾌하고 씁쓸하기만 하다
책제목인 「말할 수 없는 안녕」은 책에 수록된 단편의 제목이기도 한데 소설의 전반에 걸친 키워드이기도 하다

신문사 사건기자로서 수시로 지켜봤을 온갖 사건 사고들과 죽음들... 그것들을 통해 잔혹하고 허무한 삶과 마주해야 했을 저자의 고통과 슬픔이 전달되어 온다 
허구의 세계라고 하지만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기에 가슴이 먹먹해 짐을 느낀다
첫 이야기 <셀프타이머>를 읽으면서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리얼리티가 느껴져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소설을 읽고 있는 건지 사건을 전하는 기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소설이 아닌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 같아 점점 빠져들었다
각각의 독립된 주제를 갖고 있지만 읽다 보면 왠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
단편이지만 장편 소설 같은... 아마도 전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죽음 때문인 것 같다

신문에서 혹은 TV에서 반복적으로 보도된 사건을 보는 것처럼 무심히 읽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소설이기에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마음을 기울여 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맺어지는 관계에서 온갖 일들이 생겨난다
때로는 훈훈하고 감동적인 일들이 때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일들이 우리를 무너지게 하기도 한다
취업과 사랑 때문에 고뇌하는 청춘의 모습도 안타까웠지만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어린이가 보호되지 않는 현실의 참담함과 억울함이 책을 읽는 내내 고통스럽게 가슴을 후벼팠다
너무나 약한 존재이기에 함부로 대해지고 존중받지 못하는... 범죄의 대상으로 전락된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처음 책표지를 보았을 때 왠지 비밀스럽고 아련한 느낌과 동시에 섬칫한 기분이 들었는데 우리의 삶이 그런 건 아닌지 문득 생각이 든다
노를 젓는 사람과 물에 비친 검은 그림자...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검은 그림자, 죽음이 언제라도 우리를 집어삼킬 듯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현실의 삶과 죽음... 우린 한 배를 타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노를 저어가고 있나 보다

어두운 내용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배제하고 고르는 편인데 이번에 읽게 된 「말할 수 없는 안녕」은 먼저 읽었던 정강현
작가의 「눈물로 자란다」를 읽고서 소설도 궁금해져 읽게 되었다
그의 에세이에서 '타인의 고통을 잘 느끼는 작가가 등장인물의 아픔 속으로 깊이 들어간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고통 감수성을 가진 소설가일수록 좋은 소설로서 독자의 공감대를 넓게 형성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단편을 읽으며 그가 보여주는 고통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직접 경험했던 팩트의 세계에 고통 감수성을 더해 완성된 이야기들이라 더 실감 나게 다가왔고 긴 여운이 남는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흡인력으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 내려가게 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듯 보이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어느 한순간도 놓을 수 없었다
마지막 단편에서는 결말 없이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들며 이야기가 끝난다
카톡에 스스로 남긴 알 수 없는 자음들과 확인할게 있다고 경찰서로 나오라는 친구의 전화...
궁금증과 함께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마포대교를 화자로 의인화 한 것과 이별 박물관이라는 소재를 등장시킨 것도 신선했다
단편 <문병>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딸의 독백에 충격을 받았다

정강현 작가의 눈물 많은 세상에 선한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었던 에세이에 이어 고통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소설까지 그의 필력에 반했다
기자 출신답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구성진 스토리에 인간애까지 담겨 있어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게 사실이다
슬프고 외롭고 억울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죽음들을 목도하게 되는...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의 모순과 문제의식을 담고 있기에 뒷 여운이 길게 남으면서 생각의 여지를 주는 소설이다
깊고도 깊은 슬픔이 배어나는 이야기에 감히 눈물조차도 삼키게 되고 마는 이야기들...
내 맘대로 살고 싶은 인생이지만 죽음조차도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없음에 망연자실하게 되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할 수 있는 희망을 품어 보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나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고 완성해 나가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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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수묵 일러스트 수업 - 아름다운 계절과 나를 담아 그리다
김희영 지음 / 성안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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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그림 그리기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보니
관련 도서들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수채화의 투명한 매력에 빠져 틈틈이 그려보기도 하는데
이번엔 먹물과 수채화 물감을 사용하는 수묵 일러스트에 도전해 보게 됐다


 

 

캘리그라피와 수묵 일러스트 작가와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희영 작가는
공중파 드라마 타이틀과 광고에서도 그의 감성이 녹아든 멋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어쩐지 책을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글씨체가 반겼다


 

 

 

 


개성이 드러나면서 감성이 담뿍 담긴 아름다운 캘리그라피와 수묵 일러스트가 만난 책!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감성그림 한 점에
사랑스러움이 가득 담겼다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깊은 여운♡


수묵 일러스트는 먹과 화선지,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작가의 감성과 개성을 표현한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묵화는 화선지에 원본 그대로 남겨두는데
수묵 일러스트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 컴퓨터 보정을 추가로 작업해 엽서, 명함, 패키지 북커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배워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아름다운 계절에 만난 「감성 수묵 일러스트 수업」

 

 

 

 

필요한 준비물과
붓을 잡는 기본자세, 먹과 친해지기 위한 선 긋기 연습 내용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먹과 물의 비율을 다양하게 사용해 표현하는 발묵 과정도 상세하게 담았다
그라이데이션으로 표현하는 삼묵법에 대해 이해하고 연습을 하면 그리기가 훨씬 수월하고 완성도가 높아진다


 

 

 

 

 


삼묵을 기본으로 물감 그라데이션 표현기법도 배울 수 있다
물 조절이 가장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인데 충분한 연습이 따라주어야 할 것 같다

 

 

 

 

 



여러 색상의 물감들을 삼묵법으로 표현해 내는 것은 잔잔한 들꽃이 화선지 위에 피어나는 것처럼
때론 무지개가 떠오르는 것 같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인상과 설레임을 안겨준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에 담기는 느낌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나의 감성코드와 통하는 그림체에 애정이 깃든다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수묵 기법, 꽃의 구성, 소품의 구성과 이해, 기본 도형 그리기, 나무의 구성과 이해를 통해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수묵 기법

1. 윤곽선으로 그리기
2. 면으로 만 그리기
3. 윤곽선과 면을 섞어 그리기
4. 윤곽선으로 그리고 면으로 채우기
5. 면으로 채우고 윤곽선으로 그리기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서 나만의 개성이 담긴 그림을 표현해 낼 수 있다


 

 

 

 

 

 


이해하기 쉬운 상세한 과정샷과 알아두면 좋은 TIP에는 그림 그릴 때 자주 하는 실수 부분과 저자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상큼한 과일, 아름다운 꽃, 일상의 즐거운 소품,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 우직한 나무, 계절은 담은 일러스트를 주제로
보기만 해도 미소 지어지는 감성 담긴 작품들이 가득하다


 

 

 

 

 

 

 

 

 

 

 

 도전해서 그려 보았던 블루 레모네이드!
그림을 그리는 동안 실제로 몸속으로 상쾌함이 가득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힐링 되는 시간~

 

 

 


 

 

 

 

 



완성한 작업물을 좀 더 예쁘게 만들 수 있는 포토샵으로 보정하기 코너도 매우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포토샵은 어렵게 느껴져서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배워보고 싶다
색감과 크기 조절은 물론 이미지와 글씨를 하나로 편집할 수 도 있다
포토샵 보정 기초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고 따라 하기 쉽게 되어 있다

 

 

 

 

 


엽서 크기로 제작한 작가의 수묵 일러스트 작품들이 참 예쁘다
감성을 담은 그림들이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수묵 일러스트 연습한 흔적들...
기본적인 연습들은 캘리그라피와 비슷하다



나만의 블루 레모네이드!
세룰리안 블루 휴와 먹 순으로 발묵해서 그린 나의 첫 작품
가지고 있던 얇은 화선지로 사용했더니 많이 번져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나중에 조금 더 두께감이 있는 한지로 바꿔 주었더니 그리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최종 완성본!
위쪽 자동차 그림은 옆에 있던 아들이 엄마 모습 지켜보고 있다가 완성해 낸 그림
쓱쓱~ 집중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한 권의 책 수업을 통해 이렇게 그림이 완성되다니!!
잘 그리진 못했지만 감성충전과 더불어 낭만적인 하루를 선물받은 듯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시간이 짧게만 느껴진다
나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나 싶었던...
나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계절을 느끼고 감동까지 선물해 준
캘리그라피 + 수묵화 + 수채화 + 일러스트 수업!



 



 먹은 학창시절 이후로는 사용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근래에 캘리그라피를 잠깐 배우면서 오랜만에 사용해 보니 그 느낌이 참 좋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얇은 화선지에 스르르 먹이 번지는 느낌은 기분 좋은 설렘과 더불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준다
먹만으로 글과 그림을 그려 자기만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점도 참 매력 있게 느껴지는데
여기에 수채 물감을 함께 사용해서 그리는 수묵 일러스트는 더 큰 감동을 선물할 거란 기대감이 든다
물감으로만 표현하는 수채화와는 다른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에 매료되어 「감성 수묵 일러스트 수업」 책장을 넘겨 보았다
일반 수채화도 잘 못 그리는데 수묵 일러스트가 과연 잘 그려질까?
걱정 반 기대 반!
수채화 그림 그리기에서 마음만은 열의가 가득한데 번번이 손이 잘 따라주지 않아 좌절도 하고 실망도 했는데 <감성 수묵 일러스트 수업>을 열심히 넘기다 보니 연습만 꾸준히 하면 눈에 띄게 실력이 늘 것 같은 자신감이 붙는다
그림을 배운 적 없는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선긋기에서 부터 풍경 일러스트까지  작가만의 노하우를 담아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에 제시된 대로 선 긋기 연습을 하면서 먹과 물감을 조절해 연습을 시작했는데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꾸준한 연습이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처음엔 너무 번지거나 안 번져서 애를 먹었는데 여러 번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작품 하나하나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상세 과정샷이 있어서 수묵화 첫 도전이었는데도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듯하다
그림의 완성도를 떠나서 한지 위에 붓이 스르륵 미끄러지는 느낌이 좋았고 오랜 시간 그림에 몰입하는 순간이 지루할 틈 없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나만의 감정에 집중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과정들이 소중하고
하나하나 따라 그리면서 배우는 기법들은 좀 더 연습 후에 나만의 개성이 담긴 그림으로 완성될 거라 생각하니 흐뭇해졌다
사소하게 느껴 지나치기 쉬운 내 주변의 모든 사물에 애정의 눈길을 건네게 되고 계절의 아름다움을 눈을 지그시 감으며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종류의  예쁜 일러스트들은 보기만 해도 감성 뿜뿜~
그림을 배우고 싶어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책만으로 그림 그리기 수업에 참여해 보니 시간적으로도 효율적이고 알찬 수업 구성에도 큰 만족감이 든다
쉽고 재미있게 부담없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그림을 그리고 싶으나 자신감이 부족하고 제대로 완성해 본 적 없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캘리그라피와 그림 연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어 본다
감성 글과 그림...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오롯이 나를 담아내고 집중하는 하루
행복을 만들어가는 시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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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0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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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은 오래전 부모님께서 잠깐 거주하셨던 곳이라 먼 나라지만 왠지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다
사정상 함께 머물지는 못했지만 전화나 편지로 뉴욕의 여러 장소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에 직접 가보지 않고도 기억 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도시가 되었다
브루클린, 롱비치, 라스베이거스, 차이나타운,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학창시절 부모님을 통해 듣던 뉴욕과 그 주변 지역의 이야기들은 외국여행이 흔하지 않았던 그 당시 상황에서는 꽤나 흥미롭고 신비하게 다가왔다
그러한 자극과 동경들은 미국 여행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부풀었고 언젠가 뉴욕 자유여행을 꼭 해보리라 다짐하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이미 어릴 적에 들어왔던 것들이나 할리우드 영화 속  명소가 대부분인데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밀턴 그레이저의 I ♡ New York 로고!
언젠가 남편의 출장 선물로 가족들이 I ♡ New York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함께 입게 되었는데 마음 만큼은 뉴요커가 된 기분이었다

최근에 세계 여러 나라의 여행서를 접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뉴욕 셀프트래블>을 만나게 되었다
앞서 도쿄와 오키나와 셀프트래블을 통해 혼자 준비하는 여행서로 탁월한 선택이란 걸 알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뉴욕은 미국 최대의 도시로 경제와 금융, 문화와 예술,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5개의 독립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테이튼 아일랜드가 뉴욕에 속한다
책을 접하기 전에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콘텐츠를 살펴보니 그 다양성과 다채로움에 깜짝 놀랐다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이 가능하지만 원래 관심 없던 곳도 그 곳의 분위기에 빠져 들것만 같다
책은 뉴욕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루프톱 바 Best 5부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화려하고 거대한 마천루를 자랑하는 도시의 면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전망대, 다양한 콘셉트의 아름다운 공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요커들이 애용하는 그들만의 벼룩시장이나 주말시장에도 기웃거려보고 거리공연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날씨의 구애 없이 비 오는 날에도 뉴욕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는 뮤지컬 관람과 쇼핑, 도서관 방문 등도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최고의 미식가들이 살고 있는 도시인 만큼 베스트로 손 꼽히는 메뉴들을 찾아 맛있게 즐기는 것도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일 수 있다
뉴욕을 상징하는 배경을 찾아 생애 가장 멋진 인생 샷을 남겨 보는 것은 또 얼마나 의미있고 가슴 두근거리는 일일까.

셀프트래블 시리즈는 다양한 일정과 여행 팁은 물론 따끈따끈한  최신 정보까지 수록되어 있어 여행자들에게 아주 유용하고 알찬 여행 가이드가 되어 준다
책에는 뉴욕 배경 영화와 영화 속 명소가 소개되었는데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봐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크린에서 봤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 본 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흥분되고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읽은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저자처럼 영화 속 장면 스틸컷을 들고 인증숏을 남겨도 좋겠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영화 중에 <비긴 어게인>, <인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은 기억에 많이 남아서 그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영화 속 장소들을 꼭 찾아가고 싶다

책 속 부록인 맨해튼 버스 노선도와 뉴욕 지하철 노선도는 헤매지 않고 도시를 여행하는데 아주 유용하다
구글맵을 이용하는것도 좋지만 와이파이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상세하게 표시하고 체크해 준 책 속 지도가 훨씬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실용성과 편리성도 좋지만 왠지 여행에서는 아날로그 한 것들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전 세계의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문화가 어우러져 함께 공존하는 곳 뉴욕!
거대한 도시답게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정말 다양하고 많은 곳이다
여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면 장기간 플랜을 짜도 좋겠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겐 시간적 여유가 그리 충분하지 않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데 뉴욕 셀프트래블은 일정별 코스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어 부담 없이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준다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서쪽인 모닝사이드 하이츠를 출발해서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리엄스버그까지 각 지역의 세계적 관광명소와 먹어봐야 할 음식들, 카페, 숙소, 쇼핑, 문화공간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들을 소개한다
현지 문화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축제와 마켓의 스페셜 정보도 가득하고 TV프로그램에 소개된 적 있는 뉴욕을 색다르게 여행할 수 있는 신개념 투어버스 '더 라이드' 같은 최신 정보도 수록되어 있다
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에서 출입국 수속과 현지 교통정보, 현지 여행 선물까지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알짜 정보까지 누구나 쉽고 알차게 나만의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여행서이다
저자의 한 도시에 대한 애정과 수고로움이 충분히 느껴지는 책이라 더 마음에 든다

세계 최고의 뮤지컬을 관람하거나 루프탑에 올라 마천루의 야경에 홀릭 해 보고 기회가 된다면 미슐랭 3 스타의 레스토랑에서 호사를 누려봐도 좋은 곳!
골목마다 발견되는 미술관에 들러 예술의 혼을 느낄 수도 있고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곳 뉴욕!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환경에서 잠시 벗어 나 도심 속 다양한 콘셉트로 조성되어 있는 공원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가져도 좋은 곳!
이미 뉴욕 여행에 익숙한 여행자라면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근교 여행 소개에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시가 주는 느낌과 사뭇 다른 평화롭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크릿 플레이스인 거버너스 아일랜드에도 관심이 간다

뉴욕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뉴욕의 심장이라 불리는 센트럴 파크, 뉴욕의 상징이자 관광명소인 자유의 여신상,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다리로 가슴에 저장된 브루클린 브리지다
브루클린 브리지는 책에서 소개해 준 대로 브루클린에서 출발해 천천히 거닐면서 맨해튼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해 보고 싶다
한 시간 남짓한 소요 시간이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뉴욕스러운 풍경이 가슴에 두근거림을 가져다 줄 것만 같다
뉴욕 현대 미술관에 있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앞에 서서 짧은 생을 살다 간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던 예술가와 조우하고 싶기도 하다

박물관을 무료입장할 수 카드 소개와 멤버십 카드 활용방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관광시 오디오 가이드 한국어 안내서 제공 안내와 셀카봉 사용 금지 조항, 관광지에서의 와이파이 제공 유무, 팁, 사전예약, 도시근교 인기 투어버스 예약 등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여행서 한 권이 이렇게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일 줄이야!

현란하고 분주한 전형적 도시의 모습과 오랜 전통의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곳 뉴욕! 
직접 발품 팔아 제공되는 알찬 정보들이 참으로 즐겁고 경쾌하게 다가온다
뉴요커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산책하는 여행을 꿈꾸어 본다
이색적인 풍경과 개성 있고 지유로운 분위기의 뉴욕의 거리들을 거닐어 보고 싶다

뉴욕이라는 한 도시와 사랑에 빠진 저자의 특별한 안목과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여행서!
뉴욕 셀프트래블 초보 여행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여행가이드가 되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뉴요커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유여행을 꿈꾸어 본다
초보 여행자부터 다수의 뉴욕 여행 경험이 있는 여행자들에게도 탁월한 가이드북!
셀프트래블과 함께 자신 있게! 당당하게! 뉴욕으로 출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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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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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 영화 속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을 거다
막연하고 답답한 인생의 여정과 달리 한 편의 영화에선 두 시간 남짓 흐르는 동안 명쾌하게 갈등이 해결되기도 하고 상상으로만 떠올리던 온갖 낭만과 즐거움이 샘물처럼 솟아올라 인생의 메마른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그 장면, 그 공간 속으로 순간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가끔씩 해 본다
이미 지나온 삶의 순간순간들을 스크린 위로 오버랩 시키면 후회와 공감이 번갈아 가며 감정의 수면 위로 오르내린다
초라해 보이는 현실의 모습이 영화 속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과 비교되며 무한 동경의 세계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부정하고 싶을 만큼 나의 이야기인 듯 펼쳐질 때는 아픔이 배가 되어 삶의 허무 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삶은 종종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우리의 심신을 갉아 놓기도 하고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시키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나의 그리움과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감추고 싶은 자화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명문장들은 매일 챙겨 먹어야 할 비타민처럼  무료하고 지쳐가는 일상에 순간순간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기 때문에 주말이면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영화관을 기웃거리게 되나 보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은 조금 느린 아이였던 저자가 성장하면서 사람들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시차로 인해 감당해야 했던 외로웠던 시간들을 영화를 통해 일치 시키며 사람들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시작했던 영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본다
 우리가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우울과 고독, 쓸쓸함, 외로움을 조금은 덜어주어 혼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 있게 해주리라는 생각에 마음 한켠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감을 감지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함께 어울리고 살아감에 안도감을 느끼고 숨쉬고 있음을 인지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아직 가보지 못한 유럽의 도시로 나의 손을 끌어당기며 천천히 이끈다
낯설음에 긴장과 두려움이 일어날 만도 하지만 영화 속 배경과 장소로 조금은 익숙한 곳이기에 긴장을 풀고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았다
책에 소개된 영화는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힐, 어바웃 타임, 클로저, 원스, 카모메 식당 등 모두 9편이다
나와 코드가 맞는 영화들이다 보니 좀 더 몰입해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도 있고 처음 알게 된 영화도 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곳을 여행하며 사람과의 만남, 사랑, 이별 등을 주제로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익숙하게 지내왔던 생활에서 벗어나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알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을 찾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는 여행!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아일랜드의 더블린, 그리고 느릿느릿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자신의 인생 같다며 푸념했던 핀란드의 헬싱키까지 영화의 한 장면인 듯 현실인듯한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동행한다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과 낯선 곳에 대한 긴장감 그리고 자연의 풍광과 여행지의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감성적인 사진과 글을 통해 온전히 전해지던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지금까지 만나왔던 여행 에세이와 달리 좀 더 특별한 느낌이 들게 했던 건 한 손에 들어 보이던 영화의 스틸컷 한 장!
현실과 꿈이 함께 머무는 듯한 사진에 시선이 고정된다
영화의 한 컷을 담아내는 여행이라니~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나도 문학 작품 속 등장하는 장소에 가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 속 배경지를 찾는 저자의 발자취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이 흘러 흐미해진 영화 속의 장면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현재의 사진 한 장으로 되살아나며 시간을 멈추게 하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치 시간여행자가 된 기분이랄까.
사진은 영화가 상영되며 느꼈던 감정과 상념들을 다시 소환해 낸다
너와 나, 우리가 사진을 함께 바라보며 공존하는 순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살아가며 주어진 시간을 소비하는 우리들은 영화를 통해 잠깐이나마 같은 사람, 원래 한 사람인 듯...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램이 녹아든다
줄거리 대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살며시 꺼내어 주고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진솔하게 공유한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도시를 걸으며 작가가 들려주는, 때로는 로맨틱하고 때로는 아픔이 배어 나오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천천히 나란히 걷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책을 펼쳐 읽는 순간만큼은 친구인 듯 친밀감이 들었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작가의 생각에 따라 나 또한 지나간 시간, 애써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하나 둘 소환된다
사랑과 이별, 삶의 순간순간 대면했던 무수한 선택과 갈등에 소심하게 대처했던  장면들이 ...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만나는 시간!

때로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시간의 변화를 오롯이 눈에 담기도 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사소하다 느끼며 무심히 지나치던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잃었을 소중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든다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책 속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책들은 또 얼마나 설레는 반가움이던가.
제레미 머서의 <시간이 멈춰 선 파리의 고서점>,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천천히, 스미는>,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등 나의 삶을 다른 시선으로 느끼고 바라보하게 했던 책들...
누군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있다는것은 인생에서 길어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기쁨이다

작가와 함께 비엔나의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런던의 골목골목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파리의 오래된 서점의 향기를 품기도, 반짝이는 야경 속 노부부가 앉아있던 박물관의 계단을 응시해 보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인생과 사랑에 대해 진솔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한 번, 두 번, 곱씹어 보며 음미해 본다
어떤 도시에서는 문학을, 또 다른 도시에서는 음악을, 사랑을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아련함과 애틋함이 느껴져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마치 친구와 공원 산책을 하면서 무겁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은 마음속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걷는 기분이랄까...
저자가 걸었던 그 길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을 유럽의 거리를 거닐며 영화 속 그곳의 매력들을 직접 확인하고 발견하고 싶어진다

저자의 말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사는 구질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인생일지 몰라도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담겨 있는 이 세상...  앞으로도 사랑해야 할 세상이라는 걸 상기해 본다
예기치 않은 삶의 굴곡들로 인해 쉽게 지치고 힘겨워 지는 인생이지만 이내 희망을 품고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으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살아내야 할 현실이지만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 둔 추억이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처럼... 일상에서 찾아지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들 또한 시가 되고 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 있길 바라는 그녀의 마음처럼 내 마음도 다르지 않기에 위로를 받는다
누군가의 시선과 맞닿게 될 다음 영화를 기대해 보고 여행 또한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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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명작 산책 - 내 인생을 살찌운 행복한 책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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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왜 책을 읽을까?
저자의 독서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과 함께 시작했던 <이미령의 명작 산책> 읽기!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선 늘 고민하고 생각해 오는 부분이다
전업주부로 살아가지만 매일 아침잠에서 깨어 수많은 일들을 하며 하루를 채워 나간다
집안일부터, 육아, 가족의 대소사까지 내 손길과 관심 없이 지나치는 건 하나 없다
주부로서 주어진 사명? 을 다하는 것 만으로도 하루 해는 짧다
 피곤하고 지칠 때 눕고 싶기도 하고 TV 채널을 돌려 코드가 맞는 드라마에 푹 빠져 보고도 싶다
그런데 망설임 없이 책을 손에 든다
백화점과 로드샵의 시선을 끄는 제품들을 쇼핑하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려도, 한창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를 못 봐도, 잠이 모자라도 책읽기를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위로와 공감 때문일 수도 있고 내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과 마주하며  한 발짝 더 다가가 이해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이미령의 명작 산책>은 그녀의 인생에서 큰 울림을 주며 함께 했던 명작 48편에 대해 직접 쓴 독후감을 소개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었고 그녀가 써 내려간 문장에서 인생에 대한 철학적 깊이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사색이 무르익지 않다고 겸손함을 보인다
세상을 구성하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애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의 결을 일렁이게 한다

이야기 한 편 한 편에  이미령 저자의 삶에 대한 진하고 깊은 사유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로버트 뉴턴 팩의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소개 글은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나 또한 저자가 느꼈을 감정들로 한동안 마음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있다
지독한 가난으로 인한 힘겨운 현실 속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나누었던 가슴 찡해져 오는, 눈앞에 그려지는 듯 아름다운 대화들을 노트에 옮겨 적기도 했고 문득문득 일상생활의 어느 순간에 떠올리기도 했다
자전적 소설이었기 때문인지 더욱 애잔하고 긴 여운으로 남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은 이렇듯 내 일상 속으로 소리 없이 스민다
세상에 무관심했던 나의 심장에 작은 충격 요법을 가한다
깨어있으라고... 세상을 바라보라고...

저자의 다양하고 폭넓은 독서이력은 그녀가 소개하는 시, 단편소설, 자기 계발서, 사회과학서, 고전 등을 통해 전달된다
가난, 나이 듦, 인간다운 삶, 인간의 본질,  존엄성, 인종차별, 종교, 생명, 노동, 자유, 죽음 등 다루는 주제들이 다채롭고 자연과 세상,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진중하게 토로하고 때론 위트 있는 말을 던져 가만히 미소 짓게 한다
문학 속 인물들을 통해 삶에 드리우는 고통을 견디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대면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 나약하면서도 편견과 모순덩어리라는 사실이다
나 또한 다르지 않음을 시인한다
그래서 아마도 책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정화시키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듯 나긋하면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톤으로 조곤조곤 우리의 삶과 문학의 연계성에 대해 읊조리는 듯한 작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림을 전한다
사실 처음 책과 마주했을 때는 저자 소개를 보고 불교신자로서 종교색이 짙지 않을까 미리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책의 이야기에 온전히 취하고 빠져 들어갔다
인생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생각하게 만든다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책의 이야기들을 음미하고 곱씹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책읽기 수업에 동참한다

저자의 독서 목록에는 읽고 싶지만 아직 읽지 않은 책과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제목의 책도 보이고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들도 담겨 있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허접하고 빈곤한 나의 독서이력에 부끄러움이 동시에 일어난다
작가의 지난 인생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며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책 이야기는 마음에 잔잔한 공감의 파동을 일으킨다
부드럽지만 강한 흡인력으로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녀의 독후감을 읽으면서 원작을 읽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나의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차곡차곡 올려놓는다
나의 고전과 또 다른 인생책을 만나게 뵐 것 같은 운명적인 느낌이 들어 가슴이 자꾸 설렌다

나는 왜 책을 읽을까? 의 질문으로 시작한 책 읽기에서 가장 큰 공감을 가졌던 부분은 책읽기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였다
- 천천히 읽으면 문장이 품고 있는 세상이 활짝 내 눈앞에 열리고, 그러면 나는 책을 읽는다는 생각 없이 필자가 보여주는 세상을 느긋하게 활보하고 다닙니다. 이런 방식의 책 읽기가 나를 다음 책으로, 또 그다음 책으로 보내주었고, 나는 무임승차하는 기분으로 책에서 책으로 인생의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 p.88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이라도 천천히 읽어가 보자"라고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한 권의 책을 손에 쥐는 게 나을 것입니다. 책을 읽어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책과 더불어 내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까요.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몇 시간을 가져갔고, 나는 그렇게 삶을 삽니다." p.89

-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 행복하고, 천천히 읽어가는 동안 행복하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 책을 덮으면서 행복하면 됐지, 더 바랄 것이 뭐 있을까요? - p.90

저자는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준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했던 생각들... 명작을 통해 어떤 깨달음이나 지혜로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던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자 했던 마음에 공감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도 나의 일상과 더불어 한 권의 책과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해진다
앞으로 내가 어떤 방식으로 독서를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하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잡아 주었던 책!
명작이 명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해 준 책이다

YTN 지식카페 북클럽에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소개하는 그녀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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