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열네 살의 이야기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 찾기/열네 살이 어때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열네 살, 중1.
대단히 뜨거운 피를 가진, 그래서 언제든 폭발 가능한, 열네 살.
동그랗게 말아올린 단발에 짧은 교복치마,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마음까지 보태져 이어폰을 통해 귀로 흘러드는 음악에 흔들흔들. 이는 바로 내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다. 열네 살이란 걸, 제목에 노출시킴으로해서 청소년 소설임을 드러내며 한편으론 트렌드처럼 제목에 나이를 부각시키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라도 될지 모른다. 청소년 소설이 가지는 한계를 그렇게나마 극복하려고.
어쨌든 조금은 삐닥하고 도전적인 제목이 빨리 읽어주기를 종용했다.
딱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일러스트까지.

그러나 기대완 달리 내용이 넘 가벼웠고 인물도 단순하고 내용전개도 지지부진했다. 중반이 넘어가서야 청소년 소설에서 흔히 쓰는 수법인(?)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을 끌어 붙여 조금은 날아갈 듯한 가벼움을 끌어 내리고는 있지만 흠뻑 빠져들 개연성도 부족하고 엉성하다. 

주인공 연주가 노래를 꿈꾸기에 힙합 좋아하는 딸을 떠올리며 흥미로워 했는데 책은 계속 '열네 살'만을 의미없이 반복하며 부각시킨다. 아니 나름의 이유야 있지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제목의 열네 살이 어떻다고...

"너희가 앞으로 수많은 일과 감정의 변화 속에 있게 될텐데, 내가 읽어준 신문기사들처럼 명분 없는 일로 너희의 인생을 우울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인생은 셀 수 없이 너희를 째려 볼 것이다. 겨우 그 정보밖에 못 사느냐? 넌 겨우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냐? 등등의 조롱으로 말이다. 또 삶은 너희를 기분 나쁘게 째려볼 것이다. 네가 뭘 하겠어? 네가 뭐 대단하다고?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하면서 말이다. 그럴 때마다 이번사건의 주인공들인 2학년 선배들처럼 그저 붙잡고 싸울래? 이거 하나만 기억해라. 너희가 울든 웃든, 노력하든 포기하든, 주저앉든 다시 일어나든.... 시간은 단 한 번도 멈추거나 쉬거나 요령 피우지 않고 계속 앞으로, 앞으로만 가고 있다는 것을." 166쪽

불쑥불쑥 충동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주체못해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중학교 1학년. 열네 살. 이 아이들에게 배움이 아닌 공부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버틸 수 있게, 지치지 않게 끌어줄 수는 없었을까. 특별하지만 특별하지않은 오늘날의 10대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꿈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릴 것 같은 초반의 전개는 그냥 나 혼자의 상상이나 물거품 같은 거였을까. 너무 기대가 컷던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