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브로 탐라생활
한민경 지음, 구자선 그림 / 판미동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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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주도에서 개를 키우는 이야기이지만 마치 한 권의 육아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똑같은 고민과 감정과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한 번 선택한 개는 당연히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작가의 고군분투 육아(육견) 스토리.지인들과 함께 하는 공동육아와 교육에 대한 고민(?), 늘 아픈 손가락일 수 밖에 없는 첫째, 그리고 뜻하지 않게 생긴 둘째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애정까지도 주변에서 아이들 키우는 부모의 그것과 똑같아 웃음이 났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내가 선택한 개는 내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그 당연하고도 무시당하기 쉬운 명제.
그 아이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어도 내가 선택했기에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는 방향으로 맞춰나가는 서로를 존중하는 생활 방식이 크게 와닿았다. 조금은 냉정하게 거리를 두고 동물을 대하던 사람들이 결국은 그 존재를 받아들이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방향성도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조금씩 도움을 보태는 수많은 사람들 역시.사랑의 파급력은 무엇인가.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서 생명에 대한 진지함과 애정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악이 판치는 요즘, 선한 영향력에 믿고 의지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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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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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고,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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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 교토라서 특별한 바람 같은 이야기들
한수희 지음 / 마루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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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게 무엇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한다. 여행에 관한 그 수많은 정의 중에서여행은 어쩌면 자신만의 이상향을 찾아가는 여정에 가까운게 아닐까 하고, 눈에 달라붙지 않는 풍경들과 귀에 익지 않은 소리 속에서 우리는 세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것들을 더쉽게 찾아내는 건 아닐까 하고, 중요한 것들은 보통 눈에 잘띄지는 않지만 알고 보면 무척 단순한 것들이니까. 너무 단순해서 잊어버리거나, 또는 잃어버리기가 쉬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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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 교토라서 특별한 바람 같은 이야기들
한수희 지음 / 마루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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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에는 대개 선의가 숨어 있다고 믿는다. 다만발휘할 기회가 없을 뿐이다. 가방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문을 잡아주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남을 밀치는 사람들에게도 선의는 숨어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선의라는 말랑말랑한 감정을 다친 적이 많아 그 위에 겹겹의 갑옷 같은 마음을 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무심함, 경 계심, 적개심, 분노, 경쟁심, 비관주의, 무력함. 때로는 그것 이 아주 크고 두터운 수줍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선의와 마음의 여유는 직결되어 있다. 마음에 여유가 없이 선의를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타인에게도 관대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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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 교토라서 특별한 바람 같은 이야기들
한수희 지음 / 마루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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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자라면서 마음속에 여러 개의 상자를 만들어 둔다.그 상자들은 대개 열쇠로 굳게 잠겨 있다.상자에 든 건 어른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당사자인 아이에게는 존재를 뒤흔들 정도로 비밀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과 감정들이다.차마 다시 열어보지 못하고 열쇠로 잠가 꽁꽁 묶어둘 수밖에 없는 것들. 나는 나쁜 아이일까, 나는 구제불능일까, 나는 태어나서는 안 됐던 걸까.그 상자는 자라서 어른 된 뒤에도 마음속 깊은 곳에 여전히 남아 있다.난파한 배에서 그대로 수장된 바닷속 보물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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