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가축 살처분·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인문학
박종무 지음 / 리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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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뜨거운 여름이다. 갑작스런 고온과 폭우로 인한 홍수 등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해로 인해 기후 변화와 지구온난화가 화두가 된 요즘.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는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가축 살처분.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인문학이라는 부제로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바꾸는 것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답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 길 위의 동물, 동물원 동물, 식물원 동물, 축산동물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공장식 축산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문제점, 더 넓게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가 변화시킨 것들과 이 모든 것이 시작된 계기가 된 인간 중심의 철학, 그 결과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위기까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축산동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고등학생 딸을 대상으로 썼다는데, 나는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이 부분을 주목해서 읽었다. 품종이 500여 종이 넘지만 더 많은 달걀과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닭 3종만을 주로 선별 육종하여 집중사육하는 현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부화한 병아리의 약 40%에 이르는 수평아리들이 태어나자마자 분쇄기 속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죽는 이유는 불필요해서이다. 털갈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주며 강제털갈이를 하다가 4%의 닭이 죽으면 그때부터 물과 사료를 공급한다. 사육 일수가 길어지면 폐사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32일만에 도축한다. 이 모든 과정은 시간과 비용을 감소하기 위한 기준으로만 이루어진다.

돼지 역시 마찬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개선을 하기보다는 돼지의 송곳니와 꼬리를 잘라낸다. 이것 역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모든 것이 경제적인 이유로만 선택되고 운용된다.

예방적 살처분 역시 산업화의 산물로,예방 접종과 살처분 정책에 대한 비용 편익 분석 결과 가축을 도살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결론으로 무차별하게살처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허무하기까지 했다. 죽지 않는 병이라도 병에 걸린 동물들이 낫기를 기다리는 것은 비용이고, 모조리 살처분하고 다시 키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사실 또한 슬펐다. 모든 것이 정해진 기간 안에 얼마나 많은 생산을 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었다. 축산 역시 공장의 그것과 똑같았다.

저자는 이렇게 공장식 축산의 충격적인 실태에 대해 적으며, 공장식 축산이 지금처럼 발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함께 되짚어준다. 과학의 발달과 잉여농산물의 발생과 세계화와 자본가의 요구에 의해 의지와는 무관하게 짧은 시간에 변해버린 산업 구조와 이로 인해 변해버린 지구환경까지. 또한 이러한 식의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인간 중심주의동물 중심주의를 비판하며 철학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살펴보며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더 폭넓게 나아갈 것을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것 이면의 이야기를 한다. 귀여운 반려동물 뒤의 동물 공장과 흔하게 먹는 고기과 계란 뒤 처참한 축산 현장처럼.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그것에 대해 떠올리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더 쉽고 저렴하게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뒤의 애써 무시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오랜 동안 사람들은 인간이 보유한 이성과 같은 특성을 내세우면서 사람의 이익만 생각하며 동물을 대하고 자연의 생명을 대해왔어. 그로 인해 많은 동물드이 고통받고 자연의 수많은 종들이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지. 생태계의 위기는 인류 또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어. 이러한 위기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아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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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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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숲속에 들어가서 뚜렷한 직업도 없이 산다고? 그게 가능할까?
이 책을 고른 건 순전히 이 가족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어떻게 그런 '포기'가 가능한 걸까. 숲에서의 자급자족 생활은 어떨까? 자연을 사랑하는 은둔자가 자연을 만끽하며 사는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포기가 아니라 능동적인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들은 문명생활을 포기하지도, 자연 속에 살되 은둔하는 삶을 살지도 않는다. 그들은 어디에서든 '꼭 필요한 것만을 필요한 만큼만' 취하며 살아갈 뿐이었다. '숲속'은 그저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공간적인 배경이었다. 낭만은 없어도 행복하고 불편하지만 생존은 가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생활이 궁금해서 집어들었던 책<숲속의 자본주의자>는 오히려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즐거워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타인의 시선 말고 나의 눈으로 바라본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했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그것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주체가 나라면 그 삶은 이미 능동적인 삶이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내가 자유로운 시선으로 '다르다'라는 기본전제를 이해해야 한다.다 다르기 때문에 굳이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 이 책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교육, 이웃과의 친교, 독서, 경제 활동에서도 이렇듯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삶에 일단 최선을 다하면 어떻게든 살아진다고, 그 '살아진다'는 것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평범한 나날을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지. 각자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열심히 사는' 우리들 마음의 초조함을 내려놓는 방법을 <숲속의 자본주의자>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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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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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에 대해 생각해. 적의에 오래 노출되고도 괜찮은 사람은 여기든 거기든 없을 거야.그 나쁜 입자들을 씻어낼 수 있는 샤워 비슷한 게 있다면 좋겠다고도 생각해.간편한 에어샤워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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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봐,씨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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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이라면, 인사를 건네는 순간 영원히 친구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 정도는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에게 그 일은 잊지 못할 대발견이 될 게 분명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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