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강의 - 개정판 프로이트 전집 (개정판) 1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임홍빈.홍혜경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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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처음으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실수행위를 분석하고, 꿈을 해석했으며 어린아이를 비롯한 모든 인간의 무의식에 억압된 성욕이 있다는 것을 주장한 사람이다. 그가 주장하는 이론의 입문서이자 동시에 결정체로 손꼽히는 저서 <정신분석 강의>는 1915년 10월에서 1916년 3월, 1916년 10월에서 1917년 3월에 걸쳐 빈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집대성한 것으로 그가 52년간 연구하고 기록한 내용이 여실히 기록되어 있다.


제1부 실수 행위들 : 1강~4강 ( p.15 ~ p.109)

<정신분석 강의>는 정신분석학에 대해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설명하기 시작한다. 신경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인 정신분석이 내세우는, 다소 낯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주장들을 굉장히 사려깊은 태도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첫째, 정신적 과정들은 그 자체가 무의식적이며 의식적인 것은 정신 활동 전체 중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과 둘째 성적인 본능 충동이 신경증이나 정신 질환을 불러일으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한 주장들을 증명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흔히 일어나지만 대부분 간과되며, 또 질병과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실수 행위들>을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잘못 말하기, 잘못 쓰기, 잘못 읽기, 잘못 듣기, 잘못 놓기, 잃어버리기 등 너무나 사소하지만 이러한 작은 현상들은 결코 우연적인 현상이 아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굉장히 진지한 정신적 행위이며 서로 다른 의도의 합동작용이라는 것인데 참 흥미로웠다. 많은 예시가 나오지만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자면,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면서 <국회가 폐회되었음을 선언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나는 전임자의 공적을 치하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반대의 단어를 말하는 경우 등의 실수 행위는 두 개의 의도가 충돌한 결과라고 한다. 그중 하나는 방해받는 의도이고 다른 하나는 방해하는 의도로 불릴 수 있는 것으로 서로 다른 의도들의 간섭의 결과인 것이다. 하나의 의도는 다른 의도를 방해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어느 정도 억압되기도 하고 자신이 방해하는 의도가 되기 전에 그보다 먼저 방해받아야 한다고 한다.




2부 꿈 : 5강~15강 (p.133 ~ p.344)

'신경증을 치료하는 정신분석과 꿈을 해석하는 것이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의구심을 가질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말이다. 꿈은 실수 행위만큼이나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증명하고 연구하는 것은 신경증 연구를 위한 준비단계이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천년도 전부터 사람들은 꿈을 꾸고 그 꿈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왔다. 꿈속에서 미래를 위한 징조를 끄집어내고 전조를 찾았으며 꿈 해몽가를 동반하지 않고서는 출정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었다. 그만큼 꿈을 해석하고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고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하자면 꿈은 수면동안에 가해지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꿈은 그러한 자극을 단순히 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공하고 넌지시 암시해주며 어떤 관련성 속에 배치시키고 또 그것을 다른 것으로 대치시키기도 한다. 즉 하나의 심리현상으로 우리의 의식은 꿈 내용을 검열하고 왜곡하며 전위시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왜곡이 비교적 덜 가해져 이해하기 쉬운 어린이의 꿈을 연구하는 것이 정신분석학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3부 신경증에 관한 일반 이론 : 16강~28강(p.347 ~ p.673)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신경증에 대한 연구 내용이 나온다. 본론에 앞서 1부와 2부에서 실수 행위들이나 꿈의 의미에 대해 언급한 것을 어떤 연유일까? 그 이유는 신경증 증상들이 실수 행위나 꿈과 같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경증 증상들은 환자가 지배받고 있는 무의식적 관념들의 표현이며 자신이 겪은 인생과 관계가 있다. 신경증 증상들은 일종의 저항을 받아 억압에 의해 저지당한 대체물이며 이 대체물의 형성은 앞서 설명한 실수행위나 꿈의 해석처럼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20강부터 본격적인 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성도착적인 충동들은 개인의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서 비롯되는데 이러한 충동들은 유년기에서부터 그 원인이 발생하고 따라서 어린이 모두가 그런 기질적 요인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구순기, 항문기 등의 과정을 거쳐 어머니를 사랑의 대상으로 선택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까지 리비도가 인간에게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는지를 순차적으로 설명해준다. 리비도가 퇴행과 억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히스테리와 강박 신경증과 같은 신경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신경증에 걸리는 것은 리비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박탈당하는 경우인 것이다. 억압된 리비도가 불안이라는 방식을 빌려 배출되기도 하고 리비도의 대상을 포기하고 자기 자신을 설정하는 나르시시즘의 방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우리는 왜 프로이트를 읽어야 하는가?>


내가 본 프로이트의 저서는 딱딱한 이론서나 강의서가 아니었다. 프로이트에 대해 "시인들은 언제나 당신의 편입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시인들이 당신의 글에서 시를 읽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던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우리가 이미 많은 문학작품에서 보아온 상징이나 암시와 같은 장치에 근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하루 10시간이상을 환자를 진료하는데 매진했고 진료가 끝나면 고단할 법도 한데 쉬지 않고 그 내용을 분석하고 정리했다고 한다. 자그마치 52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쏟아부어 <정신분석 입문>을 비롯한 저서들을 완성한 셈이다. 이렇듯 평생을 들였지만 프로이트는 그의 연구 내용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감추거나 내용을 더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연구한 학문의 본 모습 그대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매끄럽지 못함과 어려움 그리고 의문점조차도 솔직하게 밝혔다. 프로이트가 자신을 녹여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써내려간 글들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프로이트를 읽는 것의 가치가 빛나는 시간들이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프로이트에 푹 빠져 살았다. 온라인독서모임 회원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프로이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차례 토론을 진행하면서 결국 이 벽돌책을 격파해냈다! 혼자였다면 분명 해내기 어려웠을텐데 <프로이트> 함께 읽기 독서모임 이벤트를 기획하고 지원해준 열린책들에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다. <정신분석 강의>를 읽는 것은 비단 신경증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의 여지가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 스스로도 자기자신에게 속고 마는 경우가 허다한 복잡다단하고 번잡스러운 현대 사회에서 자신과 대면하기 위한 준비운동을 도와주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프로이트>를 읽는 것의 가치는 그야말로 언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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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빠른 한글 쓰기 2 - 받침 있는 낱말 재미있고 빠른 한글 쓰기 2
민동진 그림 / 한빛에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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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해냈다! 어려운 받침이 있는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2>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2>을 아이들과 학습하기전에 미리 펴보고는, 와..이거 좀 어렵네~ 우리 아이들이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일단 쉬엄쉬엄해보자! 제 학습모토처럼 '놀며 학습하며' 놀이하는 듯 한 번 도전해보자!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잘 따라와줬어요. 목도리, 땅콩, 악어처럼 받침이 하나인 것들은 나름 글자가 균형도 잡히기 시작했어요.



한 단원이 끝나면 배운 낱말쓰기도 요렇게나 잘 씁니다! 자, 이제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2>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복잡한 받침이 있는 낱말들! 샀어요. 있어요. 앉아요, 얹어요 등 어쩌면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받침들인데 일단 한 번씩 써보고, 이런 낱말들이 있구요, 이런 받침들이 있구나 정도만 알아보자며 시작했답니다.


하다보니, 요렇게 맞는 받침 고르는 것도 너무나 잘하고, 또 간단한 낱말보다는 예쁘진 않지만 단어들도 예쁘게 잘 쓰더라구요. 아 역시 매일매일 조금씩 하다보면 안되는 것이 없구나.. 도토리같은 작은 우리 아이들 속에 내재된 떡갈나무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을 모두 끝냈지만, 아이들이 어려워했던 부분을 다시 한번 복습해보려고해요. 한빛에듀 홈페이지에 가면 온라인 학습지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해당 학습지를 추가로 공부하며 복습하거나 아이들용 노트를 사서 열심히 복습해보려고해요~

엄마표 한글이 처음인 분들이라면 예쁘고 아기자기한 삽화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단어들, 그리고 pre학습과 확인학습으로 정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성의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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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빠른 한글 쓰기 1 - 받침 없는 낱말 재미있고 빠른 한글 쓰기 1
김희선 그림 / 한빛에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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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첫 한글공부 모음부터? 자음부터?

 

제가 맨 처음 오픈마켓 핫딜로 구입한 모 교재는 모음부터 시작했었는데 사실 비교육전문가인 엄마가 엄마표한글을 하기에는 자음부터 하는 게 훨씬 쉬운 것 같아요. ㅏ,ㅣ,ㅓ,ㅗ..등의 모음을 아이에게 설명하기도 어렵고 아이가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가능하면 자음부터 가장 좋은 것은 간단한 단어로 아이에게 다가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는 자음부터 시작해요. 자음의 획순, 읽는 방법 등이 잘 나와있구요. 그 다음부터는 나비, 바나나, 바다 같은 간단한 단어들이 나온답니다.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의 난이도는 나름 평이해요. 갑자기 어려워지면 아이가 한글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1권을 끝내는 동안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단어, 실제 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 등으로 한글과 친해지기! 가능했어요~

너무나도 귀여운 삽화가 함께 하는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

아이들이 좋아하는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깔로 채색된 너무나 귀여운 삽화들, 정말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어깨같은 단어를 배울 때는 이건 어깨춤이잖아~라며 단어를 좀더 확장해서 공부할 수 있었어요. 미녀와 야수처럼 야수를 배우면서 옆에 있는 미녀를 배워볼 수도 있었구요. 오리는 미운오리새끼, 병아리, 가족, 엄마, 아기 처럼 또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는 삽화들이라 엄마표 한글을 하기에 좀 더 수월했답니다~(그림 하나로 여러 단어 배우기!ㅋㅋ)

 

배운 낱말 쓰기와 받아쓰기 등의 확인학습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간단하지만 평가시험이 존재한다는 것 다들 아시죠? 저도 시험이 있기는 해야한다는데 찬성이예요. 우리 아이가 어떤 것을 어려워하고, 또 어떤 것을 잘하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평가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에도 배운 낱말쓰기와 받아쓰기 섹션이 있는데요 받아쓰기는 아직 6세의 아이라 어려울 것 같아서 간단하게 설명만 해주고 넘어가고 배운낱말쓰기와 바른 낱말 골라쓰기 정도는 함께 해보았어요. 

 

엄마표 한글이 처음인 분들이라면 예쁘고 아기자기한 삽화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단어들, 그리고 pre학습과 확인학습으로 정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성의 <재미있고 빠른 한글쓰기 1,2>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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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비룡소의 그림동화 278
에밀리 그래빗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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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이들과 읽을 그림책을 고를 때 수상작에 상관없이 폭넓은 주제를 선정하는 편인데요. 아무리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이고 또 좋은 상을 받았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한 번을 펼쳐보질 않더라고요. 저희아이들은 잔잔하고 사랑스러운 내용보다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그 취향에 딱 맞는 작품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소개해볼게요~



케이트 그리너웨이상을 2회나 수상한 에밀리 그래빗! 케이트 그리너웨이상은 영국의 영국도서관협회에서 제정한 상인데요~ 이 상은 1년에 딱 한 권의 책에만 수여하는 상이라 칼데콧 상에 비해 수상작이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2번이나 수상했다니, 대단합니다!


사실 저는 수상작에 연연하지 않고 그림책을 고르는 편인데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아이들과 보고나서는 아 역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편견없이 아이들과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서랄까요~다른 뜻은 없습니당^^) 수상작은 수상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었던, 동화책 여기저기 깨알같은 스토리들이 숨어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했던 책이예요.



표지를 열자마자, 그림책 스토리가 시작하지도 않았단 말이죠~ 여기에 칼라하리사막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소개되어 있어요. 먼저 뱀을 잡아서요, 물감으로 칠해서 캔디모양을 만듭니다. (여기서부터 아이들이 빵 터짐ㅋㅋ) 거기에 사막거미와 전갈을 최대한 많이 잡아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한대요~


플랩북 형식이라 또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책 속의 책 느낌이라 더욱 흥미로워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카드가 7개나 들어간 플랩북이랍니다! 책 페이지마다 넘기면서 또 어떤 카드가 있는지 살펴보고 맨 마지막에 나왔던 선물박스를 보고는 환호성까지 질렀네요! 저는 최근 읽어본 그림동화책 중에서 단연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이 최고, 최고였어요. 저희 아이들도 요즘 꽂혀있는 자연관찰책을 제외하고는 이 책을 최고라고 뽑았는데, 내용도 재미있고 그림체도 귀여운데다 동화책 곳곳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책이예요.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이야기 속으로!!"



주인공 써니는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미어캣이예요. 사막에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모두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쁜 지금, 써니는 눈이 오고 캐럴도 흐르는 '진짜' 크리스마스를 찾으러 떠났어요. 



여름의 나라에 사는 친구 케빈을 따라 해변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어쩌지 칼라하리 사막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느낌인데요. 대신 사막의 전갈 대신 맛이 비슷한 새우를 먹어보았어요. 친구 트레버가 사는 곳은 트리는 있지만 뾰족뾰족하나 침엽수가 아니었어요. 또 다시 '진짜' 크리스마스를 향해 떠나는 써니! 써니는 과연 뾰족한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얀 눈, 즐거운 캐럴이 있는 '진짜 크리스마스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각 나라의 크리스마스 차이를 통해 알아보는 기후와 문화적 차이!"


에밀리 그래비싱 선사하는 유쾌한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푹 빠져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중에,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중에도 입는 옷의 두께를 보고선 추운 곳과 더운 곳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았어요. 위도에 따라 기후가 차이가 난다..곧 있으면 이해할 날이 오겠죠? :)



메뚜기를 먹어보곤 너무나 맛이 좋아서 카드에 붙여 엄마아빠께 맛보여드리고 싶은 써니의 마음, 너무 기특했죠? 우리 쌍둥이들에게도 나중에 여행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 꼭 엄마한테도 보내달라고 이야기했더니 꼭 그러겠대요. :)



"우리의 마음 속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진짜' 크리스마스를 찾아내기 위해 떠났던 써니, 써니는 친구가 있는 여러 나라를 찾아가 결국엔 캐럴, 하얀 눈, 그리고 트리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크리스마스를 찾아냈지만 써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엄마, 아빠, 그리고 칼라하리 사막에 있는 친구들.


잠든 써니 곁에 나타난 산타 할아버지! 써니에겐 조금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셨는데요~ 과연 그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들과 칼라하리사막의 트리도 구경하는 것도, 써니가 엄마아빠한테 보낸 카드 7장을 열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었어요. 써니가 '진짜' 크리스마스를 찾기 위한 여행을 하는 데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 준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유쾌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우리 곁의 소중한 존재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저 모두에게 귀중한 시간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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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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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나베 씨의 소설을 읽는 것은 이와 비슷하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그렇지만 너무 멋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품해설 p.292"


일본의 국민작가이자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들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소설의 맨 마지막 작품해설을 읽는 순간 그 물음표들은 일순간에 해소되어버렸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그렇지만 너무 멋져' 다나베의 소설은 도덕적 잣대라는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가 없다. 모든 허울을 벗어던지고 소설 그 자체로 대면했을 때야 비로소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다나베라는 하나의 장르가 가진 맛! 사랑과 죽음, 그리고 이별은 극적이라는 면에서는 서로 맞닿아 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둘만의 사랑이었네

우리 누운 관 위에 풀이 피어나는 날에도

이 사랑 아는 이 없으리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p.102"


우네는 이혼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29살의 워킹우먼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복언니의 아들 유지가 어머니의 심부름차 이모인 우네의 집에 방문한다. 유지는 잘 정돈된 싱글녀가 사는 모습에 이끌리고 또 우네의 웬지모를 섹시함에 또 이끌린다. 우네 역시 어리지만 귀여운 유지가 마음에 든다. 이복 언니의 아들과의 로맨스라니, 속으로는 뜨악했지만 또 안될 건 뭔가! 이 대목에서 6살난 아들을 힐끔 쳐다보곤 단호하게 '내 아들은 안돼!'라고 생각했으나 '나에겐 이복자매가 없고, 또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까!'라며 이 책의 묘미를 좀 더 즐기기로 했다. 유지와 함께 떠난 늦은 여름 휴가, 그 곳에서 우네와 유지는 사랑을 나눈다. 날 것 그대로의 열락을 즐기는 그들 위로 펼쳐지는 파국적인 저녁노을. 우네는 그런 순간을 산꼭데기 검은 땅에 커다란 구멍을 파서 사랑의 관을 묻는다는 시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유지와 맛있는 생선 요리에 향긋한 와인을 곁들인 행복한 순간, 우네는 상냥한 미소를 흘리며 유지와 그 순간을 통채로 사랑의 관에 담아 묻는 상상을 한다.



"깊은 밤에 조제는 눈을 뜨고, 커튼을 열어젖혔다.

달빛이 방안 가득 쏟아져 들어왔고, 마치 해저 동굴의 수족관 같았다.

조제도 츠네오도 물고기가 되었다. 죽음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죽은 거야'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p.70"


뇌성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조제의 본명은 구미코다. 그녀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좋아했고, 그녀의 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인 조제를 좋아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던 그 이름이 그녀에게 츠네오라는 듬직한 남편을 가져다 준 걸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호랑이를 보고싶다던 조제, 그런 그녀를 위해 츠네오는 친구에게 차를 빌려 동물원에 간다. 그리고 조제에게 호랑이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곁에 있으면 안길수가 있다고. 아마도 세상의 모든 것들이 조제에겐 호랑이와 같지 않을까? 그런 그녀가 언제든 원하면 안길 수 있는 존재가 생긴 것이다.


츠네오와 조제는 부부의 연을 맺는다. 호적 신고도 하지 않았고, 결혼식도, 피로연도 그리고 츠네오의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둘은 신혼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해저 수족관의 물고기들을 보게 되는 조제, 조제는 행복한 그 순간에 수족관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모습에서 죽음의 세계 안에 있는 자신과 츠네오를 발견한다. 사랑하는 츠네오가 곁에 있어 행복하지만 츠네오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 하지만 조제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완전무결한 행복이라 생각한다. 조제의 마음은 행복과 죽음에게 같은 공간을 내어주었기 때문에 사랑은 행복하면서도 죽음과 같은 것. 매일 하루만큼의 생명을 덜어내고 죽음을 향해 가는 우리가 간과하는 사실은, 행복한 시간이든 불행한 시간이든 같은 속도로 흐르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라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조제는 행복을 유보하지 않는다. 하루만큼을 살아내고 하루만큼을 행복해하며 또 그만큼의 죽음을 느낀다. 본래 인생과 사랑은 달콤한 만큼 잔혹한 면이 있으니까. 그런 인생의 본성을 포착해내고 쉬운 언어로 써내려간 다나베 세이코가 왜 국민작가이며 후배 작가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존재인지 알 것 같다. 음탕한 듯 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는 관능적인 묘사와 사랑의 절정에서도 거침없이 그 사랑을 내팽개치는 잔혹함과 인생을 달관한 듯한 여유는 기본이다. 과연 나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커피잔까지 챙겨서 떠나는 와중에도 마지막 도시락을 챙겨줄 수 있을까? 전혀 멋지지 않은 상황에서 멋질 수 있으려면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나베 세이코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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