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의 연인 3
유오디아 지음 / L&B북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혼'과 '경민'의 사랑이야기.  역사와 픽션의 어우러짐. '광해의 연인'이 중반으로 넘어갔다. 몇부작으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1-2부를 넘어서면서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아빠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조선으로 넘어온 경민이 조선으로 넘어와 시간이 흐르면서 언제 아빠를 만날 수 있는지 알수가 없게 되었다.  그뿐인가?  사랑하는 '혼'이 아직 세자 자리에 앉아있고 그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보이지 않은 암투가 경민에게도 보이기 시작한다.  아빠가 왜 경민에게 그토록 광해군에 대해 읽게 하고, 광해군에 대한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 덕분에 경민은 이 시대가 그리 낯설지가 않다.  다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할지 알고 있는 것은 아픔이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먼 미래라고 해도 말이다.

 

 

  동궁전외에 궁녀는 모두 임금의 여인이다.  양화당에 있는 '경민'이 아이를 가졌다면 임금의 아이여만 하건만, 그렇지 않다면 죽음만이 기다릴뿐이다.  정원군이 아닌 세자의 아이를 가졌다면, 인빈에겐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영창대군의 출생으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혼'을 몰아낼 기회가 인빈에게 왔다 생각했는데, 정원군이 선조앞에 석고대죄를 하고 있으니... 이렇게 경민과 정원군은 제주로 유배를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민은 아이를 낳는다.  사랑으로 낳은 혼과의 아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정원군의 아이라 끄덕이며 온 제주에서 낳은 아이는 이미 세상과 인연이 없다 하였다. 얼굴한번 보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혼과의 아이.

 

  선조의 죽음이후 혼이 왕위에 오르면서 정원군과 경민의 귀향이 풀리고, 경민은 노수술의 양녀, 노민영이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한양에 들어오게 된다. 잊고 있던 친우를 만날 수 있다 여겼건만 임해군의 나인이었던 미영이 임해군과 함께 역모를 뒤집어 썼다.  분명 세자빈이었던 중전이 미영을 살려준다고 했는데, 어째서 미영은 자결을 한것일까?  아직도 경민은 어리기만 하다. 그렇게 1599년의 조선으로 온 경민은 9년의 세월이 흘러 1608년의 봄에 미영을 잃고 가슴아려한다.  경민은 왜 조선으로 왔던가?  아빠가 돌아가신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아빠를 보기위해 시간여행을 선택한 경민.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경민을 더욱 아프게 만들어 버린다.

 

'아빠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내가 과거의 조선으로 가게 될것이라는 것도, 혼을 만나 사랑하게 도리 것이라는 것도, 아빠는 이미 모두 알고 계셨던 것이다.  진솔한 애정표현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셨던 것도 바로 12년 전부터였다.  아빠는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오리란 것도 예상하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죽음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초첨을 광해군에게 맞추는 것을 선택하셨다.  자신의 남은 인생보다도 딸인 나의 인생을 위해서...광해군 이혼에 대해 내게 가르쳐주셨던 것이다.'-'시간의 뒤틀림'중에서

 

  아직 아빠를 만날수 있는 시간이 아닌데, 미영의 죽음으로 가슴아파하는 경민이 아빠를 만났다.  젊은 아빠를. 아빠가 알고 있는 경민은 열다섯. 스물일곱의 경민에게 아빠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시간의 문이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 태조 4년에 완성된 국보 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이를 통하면 시간의 문을 열수 있다고 하는데, 아빠는 경민을 만나 자신의 삶을 알면서도 경민의 사랑을 응원해 주고, 역사의 일부가 되면서 10년의 한번씩 자신은 사라지게 됨을 알려준다.  김경민에서 노민영이 되는 시기. 조선으로 건너와 10년이 되는 경민.

 

 『광해의 연인 3』권은 제주도 유배, 혼의 즉위, 아빠와의 재회 뿐 아니라 경민의 입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제주도에서 태어난 아이, 능풍도정, 이명의 존재까지. 숨기는 것은 없지만, 역사적 사실과 교묘하게 버무리기 위해서 작가는 끊임없이 애를 쓴다.  게다가 외전으로 실린, '가라고 가랑비, 있으라고 이슬비'와 '섣달 그믐날의 서글픔'을 통해서 정원군 내외의 이야기와 혼과 명의 이야기까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왜 정원군 내외가 그렇게 애증과 무심함으로 일관하는지, 명이 혼을 무서워하는지를 말이다.  이제 경민은 항아와 궁녀로서의 삶이 아닌 지미궁 원빈으로 '혼' 가까이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역량은 어찌나 뛰어난지, 역사속에 기록되어져 있지 않은 명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궁금하고, 여전히 왕임에도 자신의 뜻데로 할수 없는 혼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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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숙 2015-04-0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광해의 연인 .3권 다 보셨으면 나눠 읽을 수 없을 까요? 파시면 더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