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유발점(트리거 포인트) 찾기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사이토 아키히코 지음, 이영란 옮김, 이명훈 외 / 성안당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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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른쪽 어깨에 이상이 생겨 일주일 끙끙 거렸다. 일반 근육통과 달리 시린 느낌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상이었다. 진통제, 근이완제를 먹어도 좋아지지 않아, 찜질과 마사지, 파스를 붙여가는 노력을 하고 나서 괜찮아졌다.


나이 들면 아픈 곳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나, 근육통, 두통, 치통, 복통 이런 통증은 나이를 떠나 살다 보면 누구나 다 겪게 된다.  근육통이 심하면, 도수치료나 한방의 침술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운동 선수들은 보다 부상 위험이 많다 보니, 각종 마사지에 `재활치료도 받곤 한다.


각종 통증은 살아있다는 증거란 생각마저 들 정도로 사는 내내 삶을 괴롭힌다. 그렇지만 아픈 건 싫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싶다. 그래서 근육 피로를 풀거나 통증을 완화해 주는 마사지나 지압, 테이핑요법 같은 것에 관심을 두고 조금씩 봐왔는데, 이번에 좀 더 전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보게 되었다.


'통증 유발점 찾기'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의료인, 스포츠인, 일반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의학 지식을 담은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시리즈 중에 하나다. 전에 당뇨나 신장 관련 편도 봤는데, 쉽고 간결한 설명과 함께 이해를 돕는 그림으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 '통증 유발점 찾기' 역시 뭔가 신뢰감 같은 것을 느끼고 보게 되었다.



'통증 유발점 찾기'에 통증 유발점은 트리거 포인트(TP)와 같은 말로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국소적 자극 증상을 일으키는 부위를 말한다. 한방에 혈자리, 지압점 그런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한방과 연관성은 있을 수 있으나, 구체적인 혈자리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세분화 된 인체 근육명을 중심으로 관련된 통증,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머리, 얼굴, 목 근육, 견갑골 주위 근육, 상완, 전완 근육, 몸통, 골반 주위 근육, 대퇴 근육, 하퇴 근육으로 각 장을 나눠 관련된 트리거 포인트를 알아본다.



일단 각 장은 트리거 포인트를 전체적으로 살펴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찾고자 하는 통증 부위를 훑어 보고, 관련된 근육 그림 아래 적힌 페이지를 통해 바로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책 뒤에 근육명 색인이나 용어 색인을 활용할 수도 있다.



'통증 유발점 찾기' 본문은 근육명으로 된 주제 당, 두 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에는 핵심 포인트와 원인, 경향, 주의해야 할 점이 있고, 관련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시험에 나오는 어구 같은 별도의 용어해설을 담고 있다. 오른쪽에는 골격과 근육을 담은 인체 해부도가 나오고, 여기에는 통증 유발점이 점으로 표시된다. 아울러 시술 방법도 알려주고, 근육의 위치와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칼럼이 나와서, 주의할 점이나 치료 방법, 의학 정보 등을 추가로 알려준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스페셜 칼럼도 중요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요긴한 파트다.


통증 유발점 치료는 전문 치료에 앞서 누구나 손쉽게 해볼 수 있고, 원인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한 장점이다. 내 경우 워낙 아픈 곳이 많다 보니, '통증 유발점 찾기'에서 찾아 볼 곳이 많았다. 앞에서 말한 어깨도 있지만, 좀 더 이상 증세를 느낀 곳은 오른쪽 팔이다. 전에 손목을 다쳐 몇 달을 아팠는데, 그 뒤로 오른 손에 악력이 좀 이상해졌다. 전에는 악력기로 운동할 때, 오른 손이 더 많이 했는데, 이젠 왼손이 더 높다. 왼손이 좋아진 게 아니라, 오른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이상하다, 이상하다만 했는데, '통증 유발점 찾기'를 보고, 분명한 트리거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우연인지 몰라도, 책 초반부에 나오는 표 제일 처음에 나오는 증상 항목이 악력 저하였다. 해당 근육을 찾아 보다, 증세가 딱 맞는 근육이 장요측수근신근이었다. 왼손은 아무리 통증 유발점을 눌러도 보통 혈자리 누르는 정도의 통증이었으나, 오른손은 살짝 눌러도 큰 통증이 느껴졌다. 여기에 염증이나 손상 또는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 거라 유추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증상과 트리거 포인트 위치가 의외인 곳도 많다는 점이다. 흉쇄유돌근은 목 근육인데, 이게 시력, 눈물 과다, 치통, 이명, 눈 통증, 난청과 관련 있고, 심지어 차멀미, 뱃멀미, 어지럼증과도 관련이 있었다. 손에 든 사물 무게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해당된다. 흔히들 피곤하고, 눈이 안 좋을 때는 목운동을 자주 하라고 하는데, 이게 다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편은 이전에 봤던 것들보다, 생소한 근육명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바로바로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들었다. 이 책을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서,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시리즈, '근육과 골격의 촉진술의 기본'과 '통증, 진통의 구조'를 봐두면, 더욱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도 '통증 유발점 찾기'가 내 건강을 살피는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 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살피는 데 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일반인과 함께 운동을 자주 하는 생활 체육인, 전문 스포츠맨, 의료인 모두에게도 유용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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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 -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슬로우 에이징 프로젝트
안중호 외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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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과정은 모든 자연 생물에 해당되는 당연한 것으로 다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자연스러운 생각도 달라져야 할 거 같다. 많은 과학자들이 안티에이징을 넘어,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까지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상 소설이 아니다. 과거 중세 시대만 해도 인간 평균 수명은 30, 40대 정도였다. 지금은 70, 80은 기본이고, 100세도 이젠 흔해진 상황이다.


물론 오래 산다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건강하게 오래 잘 살아야 한다. 나도 나이를 먹으니, 안 아픈 곳이 없다. 오늘도 갑작스러운 통풍 발작으로 하루 종일 절뚝거려야만 했다. 얼마 전에는 속이 안 좋은지, 며칠간 설사를, 그 전에는 오른쪽 어깨 통증, 또 그 전에는 감기, 요로결석, 어지럼증 등 삶이 고통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이니,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고, 내 몸과 관련된 건강 정보가 있으면,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는 나에게 필요한 다양한 의학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특이한 것은 한 권의 책인데, 저자가 무척 많다는 것이다. 무려 17명이나 된다. 주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참여했으며, 전공 분야에 맞춰 한 꼭지씩 맡아 관련된 최신 의학 정보, 질병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는 단순히 성인병과 같은 질병만 다룬 것이 아니라, 노화지연, 안티에이징이라 관점으로 1부 노화 역설계, 2부 노화 재설계로 나눠, 암, 뇌, 정신, 운동, 입, 소화기관, 식단, 변비, 얼굴, 피부관리, 눈, 귀, 무릎, 갱년기, 전립선 건강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질병 치료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위별 노화 과정, 노화를 늦출 갖가지 방법과 과학적 관리 요령까지 알려주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부록에서는 슬로우 에이징 의료서비스에 대한 윤리적 고민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남자들이라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립선에 변화가 생긴다. 소위 말하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과거에는 콸콸 소변이 쏟아졌다면, 나이 들면 쫄쫄 흐르게 된다. 소변을 눠도 시원하지 않고, 뭔가 미련이 남게 된다. 누군가는 아직 남의 얘기 같겠지만, 70, 80대 남성의 80%가 이런 증상이 생긴다고 한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에서는 전립선의 역할과 구조, 관련 호르몬과 물질을 설명하고, 현재의 약과 수술 치료법이에 따른 부작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이 들면, 하얀 머리카락도 늘고, 노안도 찾아온다. 얼굴에 주름과 함께 기미, 검버섯 같은 온갖 잡티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꾸준한 피부 관리를 말하고 있다. 청력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안 좋아진다. 청력도 마찬가지로 평소 관리가 참 중요하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를 보면, 자동차, 오토바이, 진공청소기 소리에 준하는 80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이어폰, 헤드폰 사용도 가급적 줄이고, 60% 이하의 볼륨으로 60분 미만으로 듣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이용하라고 한다. 난청 예방에 엽산이 들어 있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 속에는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는 것이다. 메커니즘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설명이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책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젊어지거나 죽음을 극복하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사람은 어느 누구나 노화과정을 겪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앞으로 겪게 될 노화 과정을 잘 모른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몸 이곳저곳이 아파지기 시작해야 비로소 노화에 대한 걱정을 하고, 관련 정보를 귀 기울여 들으려 한다. 이건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나, 노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늦은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이왕이면,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를 중년보다 더 젊은 청년층부터 관심을 가지고 읽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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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Magazine Vol.1 - 창간호
토이크라우드 편집부 지음 / 토이필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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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 시절 장난감은 다들 가지고 놀았을 것이다. 지금도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장난감들이 많다. 말랑말랑한 소재의 마징가Z, 불이 번쩍거리며 움직이는 로봇, 달리다가 옆으로 한 바퀴 공중제비하는 마하Z 자동차, 처음 색칠했었던 아카데미 센츄리온 탱크, 각종 비행기, 배 등등 중학교 때까지 큰 바구니로 몇 개나 됐었다. 성인이 되고나서는, 에어건, 조립식 건담시리즈와 실물과 똑같은 피규어가 내 관심을 끌었다. 소위 말하는 키덜트 세계에 눈을 뜬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서는 아트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난감도 얼마든지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딸 아이는 가면라이더 덕후다. 전부터 뭔가 특이하고 그런 장난감을 좋아하더니, 가면라이더에 완전히 꽂혔다. 예판 제품을 구하기도 하고, 사고 팔고 중고거래도 하며 덕질 중이다. 이런 거 보면, 나이 들었다고 무조건 장난감과 멀어지지만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장난감은 훌륭한 재테크 수단까지 된다. 거래 가격을 보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절대 버려선 안됐다. 그런데 그걸 중학교 때, 나 몰래 어머니가 다 버렸다. 이렇게 장난감 이야기 하나로 별별 기억이 다 소환된다.


키덜트와 비주얼 아트 매거진을 표방하는 '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Vol 1 창간호(2023)'에는 이런 재미난 장난감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잡지 하면 보통 광고가 절반 아니,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 토이크라우드 매거진은 광고가 눈에 띠지 않는다. 매거진 시작부에 이게 광고인지 아닌지 모르게 담겨 있는 게 전부다. 230여 쪽 매거진 거진 대부분이 각종 정보와 사진으로 가득한 기사들인 것이다. 진짜 한가득이다. 잡지라기 보다 장난감 서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광고도 경우에 따라선 좋은 정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광고가 늘더라도, 지금처럼 좋은 내용 많이 실어준다면, 큰 상관 안 한다. 아울러 오래오래 토이크라우드 매거진을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Vol 1 창간호(2023)'은 두 가지 파트로 나눠져 있다. 하나는 창작자와 수집가, 장소에 관한 것들이고, 다른 하나는 ARTWORK로 사진, 일러스트, 조각, 카툰 같은 시각예술을 담았다. 실제 토이크라우드 매거진의 차례를 보면, CREATOR, COLLECTOR, PLACE, COLUMN, ARTWORK로 나눠 담고 있다.



토이크라우드 매거진 첫 이야기는 아트토이로 매우 유명한 쿨레인 작가님 인터뷰다. 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이 분의 작품을 보고 난 후, 밖을 돌아다니면, 세상 사람들이 마치 아트토이로 연상되곤 한다. 일단 이분의 작품은 멋지고, 색채 감각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 사람 같은 피규어, 리페인팅 작가인 김태기, 공예지님, 이 매거진 표지 사진의 아트토이를 만든 휴니크 아트토이 창작자, 니글니글로 잘 알려진 개콘 개그맨 이상훈 수집가, 장난감을 소재로 한 사진작가 양승욱, 인형 한복 작가 안상희 등 각종 분야의 전문 수집가, 작가, 박물관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하나가 재미난 볼거리인 것이다.



ARTWORK 파트는 다른 잡지에서는 보기 힘든, 인형 사진이며, 일러스트, 조각, 만화와 같은 것들이 나오므로 이쪽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참고 자료이자, 새로운 아이디어, 영감 같은 것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Vol 1 창간호(2023)'에 볼거리와 좋은 내용이 많아 무조건 소장각이다. 토이크라우드 다음 호에는 어떤 장난감 이야기가 담기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024년 상반기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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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최신개정판) - 당신도 늦지 않았다! 수능 50일 전 내가 발견한 비밀 너를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서림 지음 / 메리포핀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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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수학이 어렵다고 포기하는 학생도 있지만, 영어를 포기한 영포자도 만만치 않다. 포기까지는 안 했지만, 나도 거의 그 수준이다. 영어 한다고 하지만, 꾸준하지 못해서,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인공지능이 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는데, 포기할까 하는 유혹도 있지만, AI 도움 없이 대화도 나누고, 책도 술술 읽어 보고 싶다.


그래도 나야 일상에 영어를 잘하고 싶은 거라, 못한다고 문제가 생길 일이 없으나, 수능, 공무원, 토플, 토익,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얘기가 다를 것이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면, 시험일이 다가오는 하루 하루가 미치고 피 마를 것이다.


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다. 이 책은 수능 수험생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내 영어 독해 능력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상관 없다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수능 뿐만 아니라, 초등생을 위한 책이라도 봐야 한다. 안 되는 방법 죽으라고 붙잡고 있어 봤자, 같이 죽게 된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살기 위해 방법을 바꿔야 한다.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를 보고, 이런 책이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있었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남이 하는 거 따라 하다 많은 시행착오만 거쳤다. 시간 낭비가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내가 참 미련했구나 느끼게 된다. 하기야 이 책의 저자도 재수하며 이 방법을 터득했다고 하니,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영어 공부법은 아니다.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가 주장하는 독해 방법은 영혼독해다. 명칭이 영끌을 떠올리게 해서 뭔가 비장한 느낌이 드는데, 실은 소리와 영혼이 일치하는 독해 훈련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입으로 읽고 동시에 이해할 수 있게 집요하게 파드는 독해 방법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많은 경험 이야기들이 나온다. 첫 입시 실패, 재수 과정, 대학 시절 과외 이야기 등 서림 저자의 실패와 성공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학생이거나 수험생인 분들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나도 오래전이지만, 수험생 시절이 있었으니, 당시 기억들이 많이 떠올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무리 해도 벽에 막힌 거처럼 오르지 않는 영어 성적 이야기다. 책에서는 3등급의 고비에서 멈춘 학생 이야기를 한다. 3등급까지는 단어, 문법 공부만 열심히 해도 오른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노력의 한계인 것이다. 그 이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스킬, 노하우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방법이 영혼독해라는 거다.


영혼독해는 성과주의라고 말한다. 얼마나 노력했냐가 아니라 결과가 어떤가를 평가한다. 각종 시험 결과는 성과를 나타낸다. 물론 여기에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노력이 점수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실력만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대학시절 물구나무 서기 수업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구나무 서기를 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 될 때까지 하고 또 한다. 아무리 노력을 했다고 해도, 물구나무 서기를 못하면 졸업은 못한다. 모든 시험은 이와 같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이다. 고득점을 해야 원하는 학교나 회사에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니 저자는 노력해도 안 될 수 있다는 생각 버리고, 될 때까지 하라고 한다.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하라고 한다.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1장부터 4장까지는 영혼독해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독해 지문을 입으로 읽고, 그것을 이미지로 떠오를 때까지 반복하라고 한다.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대한 공감, 거부, 반박, 궁금증, 그리기, 예시, 추론, 판단, 예상을 할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이 진정한 소통 상태인 것이다.


전에 다른 영어 방법론 책에서도 소리 내어 읽으라고 강조한 부분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 책에서는 왜 그래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니, 그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소리 내어 읽으면, 발음 좋아지고, 자연스러운 끊어 읽기나 기억에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이상은 이해가 안됐다.


그러나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에는 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게 나와 있다. 영어를 이미지화를 위한 과정이었다. 한 번 읽어 이미지가 안 떠오르면, 또 다시 읽고, 또 읽고 하면서 정복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책에 나온 독해 연습 지문에 그대로 담고 있다.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과정 하나하나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주므로 학습자 스스로 응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나도 저자의 지시대로 따라 해봤는데, 그냥 눈으로 독해하는 것과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처음엔 모르는 단어가 나오든 말든 읽어 본다. 당연히 로봇 같은 발음으로 떠듬떠듬 읽게 된다. 그러다 다시 읽어가며, 발음도 다시 확인하고, 모르는 단어도 찾아가다 보면, 슬슬 저자가 말하는 이미지가 뭔지 느끼게 된다.



본격적인 독해 연습은 5장부터다. 2달 목표로 하루 2시간 반에서 3시간씩 공부 계획을 세운다. 교재로는 EBS 것을 추천한다. 수능 뿐만 아니라, 다른 시험에도 유용하다고 한다. EBS 교재의 장단점에 대해 알려준다.


5장부터는 독해 유형별로 완전 정복하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자가 수학교육 전공이고, 수학을 좋아해서 그런지, 영어 책이 분명한데, 뭔가 수학스럽다. 적을 섬멸하기 위한 완벽 분석 전략서 같다. 성공학 같은 데 보면, 목표가 어렵거나 크면, 그것을 잘게 쪼개서 분석하고, 실행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딱 그렇게 만든 책이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이다.



독해 유형별로 빈칸 추론, 순서 추론, 어휘 추론, 문장 삽입, 문장 제거, 함축의미 추론접근법, 요약문 완성으로 나눠 세밀한 독해 정복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상세하게 분석해서 알려주는 책은 처음 봤다. 독해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동시에 중요한 포인트를 딱 집어서 잘 설명하고 있다.


'너를 영어1등급으로 만들어주마'는 2018년에 초판이 나와 벌써 20쇄를 돌파했다고 한다. 읽어 보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줄 서서 먹는 식당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수능 수험생이든, 공시생이든, 취준생이든, 지지부진한 영어 성적 때문에 고민이라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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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쓰 비 위드 유 - 손안의 수학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학까지 수학하는 10대
염지현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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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수학 만큼 호불호가 명확한 과목은 없었던 거 같다. 물론 대다수가 수학을 싫어한다. 수학이 좋다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본다. 그런데 이 세상은 날이 갈수록 수학 없이는 안 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예전처럼 콩나물 값 계산을 직접 할 일은 줄어가지만, 모든 것이 전산화 되면서,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수학 원리들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오래 전에는 수학 쓰임새를 설명하기 위해, 2차 방정식 포물선을 설명하면서, 대포 사거리나, 회중전등 전구 위치 그런 것을 예를 들었는데, 지금은 2023년을 강타한 인공지능 챗GPT를 얘기하며, AI 기술에 거의 필수로 사용되는 통계와 확률, 선형대수학, 미적분 등 다양한 수학을 말하게 되었다. 수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학이 중요해졌고, 수학을 잘하면, 대우 받는 시대임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공식을 외우고, 연습장에 계산해가며 수학을 배워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수학이 중요해진 세상인 만큼, 현재 세상에서 수학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 지, 상식 정도로 가볍게 알아두는 것은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아사이언스에서 수학 전문 기자로 활동한 크리에이터 염지현 저자의 '매쓰 비 위드 유'는 이런 목적에서 딱 어울리는 책이다. 책 제목의 의미는 책 표지 뒤를 보고 알 수 있었다. 'May the math be with you!' '수학의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길' 스타워즈가 연상되는 숨겨진 위트가 있는 제목이었다. 요즘 부족한 수학적 능력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보니, 진짜 강력한 수학 포스가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매쓰 비 위드 유'은 수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지만, 곱하기 나누기 같은 간단한 계산이나 확률, 방정식, 사인, 코사인 얘기 정도만 나온다. 가장 어려워 보이는 공식이 하나 있긴 한데, 머피의 법칙을 얘기하는 도중에 나오는 회전 운동 방정식이 전부다. 그냥 이런 게 있다 정도로 구경만 해도 되는 존재다. 그만큼 '매쓰 비 위드 유'가 수학을 다뤘다고 지레 겁 먹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매쓰 비 위드 유'은 180여 쪽의 두껍지 않고 크기가 크지 않은 책으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드라마, 유튜브, 영화 같은 곳에 쓰이는 수학을 소개하고 있고, 2부는 컴퓨터, 라면, 재수, 카메라 같이 일상 속 수학을 얘기한다. 3부에서는 주사위, 롤러코스터, 종이접기, 레고 같이 놀이에 관련 된 수학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전염병, 가상 공간, 얼굴인식, 자율 주행, 기후 위기와 같이 미래에 관련된 수학 이야기를 전한다.



첫 등장하는 수학 이야기는 우영우에 등장하는 앞으로나 뒤로나 똑같이 읽히는 토마토, 기러기, 스위스 처럼 수학 속 수자도 회문수, 데칼코마니 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소개한다. 회문수와 같은 의미는 아니나 나도 어릴 적 내 생년월일이 180도 뒤집으면 똑같아서, 이런 수를 찾아보며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난 반복적인 패턴 그런 거 위주로 찾았지만, 책에 나오는 데칼코마니수는 11 배수며 알고리즘도 찾아보며, 좀 더 차원이 높은 얘기를 하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SNS에서 추천하는 필터링 알고리즘의 원리는 조건부 확률과 함께 설명한다. 머피의 법칙 얘기는 스스로 '난 재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읽어 보면 재미있어 할 거 같다. 우산 가져오면 비 안 오고, 안 가져오면 비 오는 일은 확률 자체가 높기에 운을 탓할 필요는 없다고 알려준다. 그 보다는 나쁜 일을 더 많이 기억하게 되는 선택적 기억의 영향이 크다.



여기서 스마트 폰을 떨어뜨렸을 때, 왜 하필 화면 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지도 수학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잼 바른 식빵 얘기와 동일한 것이었다. 사람 허리 높이, 1m 정도의 높이에서는 평균 한 바퀴 이상 돌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이걸로 영국의 수학자 로버트 매슈스는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기괴한 연구 발상은 끝이 없는 거 같다.


얼추 '매쓰 비 위드 유'를 읽고, 바로 떠오르는 것만 적어도 이렇게 재미있다. 아마 수학을 어릴 적부터 이런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배웠다면, 수포자로 넘쳐나는 지금과 달리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좋아했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 별명이 해골인 수학 선생님이 계셨다. 수학 시간만 되면, 다 수면 시간이 되었다. 교과서에 있는 것을 수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칠판에 그대로 적기만 하니, 학생들이 지루해하고,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직도 그런 수학 선생님이 많은 것으로 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교과 과정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매쓰 비 위드 유'는 세상을 수학이란 시선으로 바라보며, 수학을 재미있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말 대로 시험 걱정은 끄고, 일상 속 수학을 켜보며,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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