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
이광렬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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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자연스럽고, 깨끗하고, 몸에 좋을 것만 같다. 반면 화학이라는 단어는 독극물, 오일, 공장 폐수 같은 몸에 매우 안 좋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건 분명 엄청난 편견이다. 천연 제품도 그 구성은 화학적 조합으로 이뤄진 것들이다. 천연 비타민, 천연 조미료, 천연 소금 이렇게 아무리 천연을 붙인다고 해서 화학 구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이러한 잘못된 이미지는 잘못된 연구, 검증 없는 보도, 유사과학, 업체의 여론 조작, 가짜 정보 등으로 만들어진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개개인 모두가 과학자도 화학 전문가도 아니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는 그런 쉽지 않은 화학 세상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위트 있는 비유와 재미있는 일화를 섞어 설명하고 있다. 화학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각종 화학제품의 바른 사용법, 조심해야 할 화학 이야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화학, 뷰티와 다이어트 관련 화학, 호르몬과 같은 뇌와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 같은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는 활성산소, 산성화, 암, 콜레스테롤 등 건강 관련하면 자주 언급되는 주제로 시작한다. 그중에는 콩이 남성 호르몬을 죽인다는 괴담에 대한 진실도 나온다. 스님들이 많이 먹어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나, 나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이건 역시 잘못된 정보다. 가공식품, 알코올, 민트, 감초가 남성 호르몬에 안 좋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아는 콩이 안 좋은 경우가 하나 있는데, 신장결석 관련해서 수산 함량이 높은 시금치와 두부를 함께 먹으면 안 좋다는 것은 봤다.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에는 보면 볼수록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느끼는데, 그중 매우 도움이 되고 바로 써먹을 수 있었던 내용은 '생활의 달인 만드는 살림 속 실용화학'이었다. 살림꾼이라면 이젠 상식처럼 되어 버린, 친환경세제 삼총사,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 그리고 식초에 관한 것들이 책 속에 자세히 나온다.


보통 식초는 각종 청소에 많이 쓴다. 배수구 냄새를 없애는데도 사용한다. 그런데 난 식초 냄새가 싫다. 뭘 써야 할지 고민이었네, 책 속에서 깔끔히 해결해 주었다. 구연산을 쓰라고 한다. 세정 효과도 좋고, 소금을 함께 쓰면 세균 제거에도 좋다고 한다. 배수구에는 과탄산소다를 뿌리거나, 주방세제, 바디워시, 빨래세제를 조금 부어두라고 한다.



친환경세제 삼총사나 식초 외에 락스도 집에서 자주 쓰는데, 이 모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락스를 화장실 변기 물에 부어 두고 소변을 보면, 클로라민이란 유독성 물질이 생긴다고 한다. 내가 참 위험한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클로라민은 소독제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염소와 암모니아와 관련되어 위험할 수 있다. 변기 청소 귀찮아서, 락스 부어 놓곤 했다. 당연히 나 아니더라도 식구들은 여기에 그냥 소변을 봤을 것이다. 락스와 뜨거운 물을 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소변도 금지일 줄이야…

락스 냄새 맡으면, 뭔가 청소가 잘 되고 깨끗하다 생각하곤 했는데, 이게 죽음의 냄새가 될 수도 있었다.

이처럼 책 안에 주의해야 할 점을 잘 알려주고 있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는 그 밖에 우리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과학적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런데 과학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감안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도 큰 논란 중인 가습기 살균제도 당시에는 과학적 화학적으로 좋다며 판매했던 것이다. 인체에 치명적인데 왜 당시 그 많은 화학자들은 그 문제를 지적 안 했을까? 반대로 조미료 MSG는 오래전에 몸에 안 좋다고 해서,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선풍기 괴담처럼 안 좋은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결론은 당시 논문이 잘못됐다고 한다. 이 책에서 얘기한 거처럼 실제로 몸에 이상 없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테라플루 성분 중에 하나인 페닐레프린이 감기에 효과 없음을 FDA에서 결론을 내렸다. 오래전에 효능에 의문을 낸 학자가 있었는데, 지금에야 결론이 난 것이다. 과학 논문 중에는 관련 업계의 입김으로 작성된 것들이 많다. 연구자도 돈 안 되는 연구 안 한다. 게다가 전문가도 의견이 갈라지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인 사실은 받아들이되 맹신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중에도 GMO처럼 논란이 많은 주제들이 살짝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GMO가 우리 유전자까지 바꾸고 그러는 일은 없다. 다만 GMO 반대론자는 GMO 작물이 병충에 강하게 만들다 보니 그에 따른 자체 독성 물질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면도 있다. 똑똑한 발명으로 이야기한 염색 샴푸도 유전 독성 성분 문제가 있기도 했다. 따라서 각자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는 각 장마다 일문일답 형식의 광팔도사 Q&A라는 코너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곳이다. 이 코너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가족뿐만 아니라 기르고 있는 멍멍이에게 화학 현상을 설명하는 취미를 가졌다는 이광렬 저자의 모습 교차된다.


나는 화학 하면 학창 시절 수헬리베브씨엔하며 외웠던 주기율표와 함께 육각형의 구조 등이 떠오른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화학은 그다지 쉬운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는 건강, 식품, 살림, 다이어트, 양육과 같이 우리 삶과 밀접한 이야기를 통해 화학의 세상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게 해준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게 해주고, 유용한 지식과 지혜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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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모험 수학 소녀의 비밀노트
유키 히로시 지음, 이진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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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골치 아파하는 과목 중에 거의 탑은 수학일 것이다. 오죽하면 수포자라는 말이 나왔겠나. 그만큼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문과 이과를 떠나 수학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중대해지고 있다. 특히 확률과 통계 쪽은 연구 논문의 각종 조사 뿐만 아니라, 회사의 각종 보고서 작성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더더군다나 확률과 통계는 IT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너무나도 중요해져서 수백 번을 강조해도 모자를 지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이나 통계는 절대 포기해서는 안되는 수학 파트다. 


난 수학을 좋아한다. 그러나 유독 확률, 통계는 재미가 없었다. 확률 공식이나 풀이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뭐랄까 말장난 같았다. 분명 한글인데, 난 문제가 의도하는 뜻과 달리 전혀 다르게 이해하곤 했다. 통계는 데이터를 반복하고 그러는 게 너무 지루했다. 재미 없으니까 공부도 하기 싫었고, 당시에는 내가 통계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안 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참 멍청한 생각이었다. 지금 상황을 알았다면, 죽으라고 공부했을 것이다.


그때 공부 안 한 여파가 지금까지 오고 있다. 인공지능 공부할 때마다 확률, 통계 나오면, 가끔씩 헷갈려서 다시 찾아 봐야 한다. 뭔가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기초부터 다시 하나하나 점검해 보자는 마음으로 유키 히로시의 '확률의 모험'을 보았다. '확률의 모험' 이 책은 일본 수학 협회 출판상을 받았고, 전국 수학 교사 모임 추천 도서다. 즉 수학하는 분들이 좋은 책으로 인정하는 책이라는 거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봤다. 


그러고 보니 '확률의 모험'은 수학 소녀의 비밀노트 시리즈 중에 하나였다. 다른 시리즈는 보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어떤지 말하긴 힘들지만, '확률의 모험' 하나만 놓고 봤을 때, 단순히 수능 같은 입시만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보다는 확률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돕고, 확률을 공부하면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의문을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책이다.



'확률의 모험'은 중학생, 고등학생들의 수학토크, 대화를 통해 확률에 관한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만화는 아니지만, 만화의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는 구성이다. 그만큼 설명들이 쉽게 되어 있어, 확률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나 참고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수학의 깊은 묘미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내용들이 다수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동전의 앞면, 뒷면 나올 확률은 보통 1/2로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던졌을 때, 앞면만 연속 나오는 경우도 있고, 번갈아 나오기도 한다. 확률 1/2의 의미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전을 여러 번 던졌을 때, 점점 1/2로 수렴한다는 거지, 앞뒤 한 번씩 나온다는 의미가 아니다. 



마지막 장에 나오는 미완의 게임에서는 메레, 파스칼, 페르마 이야기와 함께 게임이 도중에 중단 되었을 경우, 어떻게 상금 분배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언뜻 보면, 간단한 거 같지만, 대화를 통해 다양한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되면, 이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에는 좌표평면, 점화식, 이항계수, 시그마까지 나오게 된다.


이렇게 '확률의 모험'에서는 기본 개념부터 명확히 살펴보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 한계, 다양한 경우의 수 같은 것을 수학토크를 나누며 깊이 있게 파고든다. 그러다 보니, '확률의 모험'이 쉬우면서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문제와 답, 이런 문제 풀이 기계 보다는 입체적인 사고력을 가진 수학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뜻이다. 역시 수학 교사들이 추천할만 하다.


난 중간 중간 살짝씩 놀라며 '확률의 모험'을 봤다. 이렇게 생각하고 푸는 방법도 있구나 했다. 내가 너무 주어진 것만 받아 먹는 수학 공부를 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하는 마음도 들었다. 이 책은 분명 중고등학교 학생을 위한 책이겠지만, 일반인에게도 확률의 개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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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퍼스트 C# - 모던한 객체지향 C# 가이드! .NET과 유니티로 배우는 실전 프로그래밍 지침서, 4판 Head First 시리즈
앤드류 스텔만.제니퍼 그린 지음, 이수겸 옮김, 이재윤 외 감수 / 한빛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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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파이썬이 유행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상용화된 프로그램 개발에 C++, JAVA, C, C#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더 많이 사용된다. 어쩌다 보니, 이들 언어 대부분 다 겪어 봤는데, 내 경우 펌웨어, 임베디드 쪽에서는 C나 C++을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는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컴퓨터 언어는 C#이다. 일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자동화 라인에 들어가는 PC용 프로그램 개발 대부분에 사용 중이다.


C# 덕분에 먹고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가장 애정이 가는 언어고,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그러기에 앤드류 스텔만과 제니퍼 그린이 지은 '헤드퍼스트 C# 4판'은 다른 책보다 남다른 마음으로 보았다.



일단 이 책이 아니더라도 헤드 퍼스트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헤드 퍼스트 시리즈만의 남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노트 필기나 첨삭 지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자유분방한 구성, 편한 대화체 조언, 다양한 비유와 묘사를 섞은 위트 있는 설명 등 한마디로 재미난 책이다. 이수겸 옮긴이의 말을 보면, 헤드 퍼스트는 머리가 앞서는 행동 또는 충동적이고 무모한 성격을 나타내는 관용구라고 한다. 충동적, 자유분방함 다 맞는 거 같다.


이런 특징을 '헤드퍼스트 C#'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딱딱한 느낌보다는 사람 냄새 솔솔 풍기는 그런 책이다. 그런데 교과서처럼 순차식으로 구성된 책을 선호하는 사람 경우 이런 구성이 생소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헤드퍼스트 C#'에서는 챕터 1에 일단 비주얼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다짜고짜 같은 그림 클릭해서 지우는 게임을 만들어 본다. 1부터 100 더하기 그런 게 아니다. WPF의 XAML, 마우스 클릭 같은 이벤트 제어가 나오고, List, foreach, 타이머 Threading 같은 게 나온다. 실무에서 많이 쓰는 것들이 그냥 처음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는 것은 일단 비주얼 스튜디오를 어떻게 사용하고, C# 언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맛보기 위해서 하는 거다. 구석구석 다양한 설명이 같이 되어 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모르는 초보는 무척 당황스러울 수 있다. 사실 챕터 2부터가 더 쉽다. 기초적인 C# 문법 설명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초보는 겁먹을 수 있겠으나, 기존에 다른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겐 오히려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이 프로그램 언어를 보다 빨리 익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프로그램 짜며 연습하는 것도 좋으나, 어렵더라도 실제 어느 정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이 컴퓨터 언어를 마스터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내 경험이 전부를 대표하지는 않으나 내 경험 결과는 그렇다.



책에 있는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 자체가 초보에게는 모험이면서 도전이다. 어렵게 완성해서 잘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스스로 뿌듯해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거다. 잘 안돼도 그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많다. '헤드퍼스트 C#'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디버깅 연습을 해본다는 것이다. 디버깅을 못하면, 프로그래머가 될 수 없다. 에러 난 거 못 잡으면, 프로그램이 작동도 안 한다. 어쩌다 작동해도 나중에 오류 나서 찰진 욕만 듣게 된다.


아무튼 챕터 1 잘 이해 안 되면, 그냥 빠르게 읽어 나가고, 나중에 다시 보면 된다. 그때는 분명 이해 될 것이다.



'헤드퍼스트 C#'에 나오는 C# 문법 설명도 아마 다른 책과 많이 다를 것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이런 뜻이고, 이렇게 작성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다가 전부다. 우리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주입식 강의다.


그러나 '헤드퍼스트 C#'은 왜?,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의미가 뭐지? 이런 질문을 던져 코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우회로, 다른 방법, 효과적인 방법을 찾게도 한다. 강제적으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오래전에 외국인 개발자와 함께 일하며, 그들이 하는 수업도 들을 적 있었는데, 그때도 이런 식으로 질문과 사고를 유도해서, 성질 급한 나는 답답하기도 하고, 상당히 낯설어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이 과정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래도 책에선 뜸을 들이지만 정확한 답과 방향을 알려주고 있으니, 부담될 정도까지는 아니다.



게다가 책 곳곳에 연습문제가 나오고 있고, 쓰면서 제대로 공부하기,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코드 줄긋기, 낱말 퀴즈, 코드자석 같이 퍼즐을 푸는 형태로 C# 학습에 재미를 주면서, 깊이 있게 C#을 이해할 수 있게 돕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을 들자면, 이 책은 윈도뿐만 아니라, 맥 사용자를 위한 내용도 담고 있다. 아예 부록편에 맥 사용자를 위한 Visual Studio for Mac 학습자 가이드가 있어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헤드퍼스트 C#'을 읽게 되면 두 가지 덤을 얻을 수 있다. 우선 하나는 덤으로 게임 엔진 유니티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이 있는 내용까지는 아니지만, 책 내용이 게임 개발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으므로 게임 개발을 염두에 두고 C#을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더욱 유용한 덤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덤은 '헤드퍼스트 C#'에 다 못 담은 이벤트 처리기, delegate, MVVM, 추가 유니티 연구실 등을 깃허브에서 PDF 파일로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들이 영문이지만, 구글 문서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쉬운 대로 쓸만하다.


초보는 아닌 만큼, 처음에는 유지 보수 차원에서 읽어 본다는 의미도 있었으나, '헤드퍼스트 C# 4판'을 읽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내가 제대로 몰랐던 부분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비주얼 스튜디오에 C# 대화형 창 기능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맨날 쓰던 기능만 쓰다 보니,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아무튼 이렇게 재미있고 독특한 방식으로 C#을 설명하는 책은 '헤드퍼스트 C# 4판'이 유일할 것이다.


빠르게 C#을 익히려는 타 언어 개발자 또는 C# 초보 중에서도 실무에 근접한 다양한 정보를 얻으며 C#을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려는 분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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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 - ‘가짜’ 번아웃이 ‘진짜’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하는 38가지 과학적인 방법
홋타 슈고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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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으나, 오랜 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거나 상쾌한 느낌은 전혀 없고, 그냥 일어나는 순간부터 피곤하다. 일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그냥 매일매일이 피곤하다. 틈만 나면, 자고 싶고, 마음도 우울하다. 일 진행도 느려지고, 무엇보다 시작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힘들다. 일의 효율과 의욕이 바닥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몬스터 같은 고카페인 음료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젠 피곤하다 느끼는 게 일상화된 습관이 된 거 같다.


내가 이렇게 된 원인으로 짐작되는 것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전에도 스트레스에 약한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가족 건강 문제로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 되었다. 게다가 나 역시 올해는 몸에 여러 이상이 생겨, 안 아픈 날 보다 아픈 날이 더 많았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완전히 기력이 소진된 번아웃 상태에 다다랐다.


글로 이렇게 담담히 적었지만, 내가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 번아웃 탈출 방법을 얻고자, 홋타 슈고 저자의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을 보게 되었다.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의 큰 특징은 2022년까지 전 세계 과학 논문에 소개된 과학적 근거가 있는 38가지 번아웃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이 3개가 더 있어, 41개다.) 그저 막연한 심리 얘기나 저자 개인적 의견만을 담은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번아웃 처방전 시작 부분에 연구결과가 먼저 등장하는 것만 봐도 그 근거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물론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해도, 모두에게 다 효과가 높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적어도 검증 절차를 거친 만큼 믿고 활용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여기에 나온 방법들은 누구나, 어떤 환경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들로 모았다고 하니 더욱 더 시도해 볼 만하다. 실제로 책에 나온 방법들은 어렵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손쉽게 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책에 소개된 번아웃 극복 방법은 중요도나 적용 유형에 따라 나눠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1장에 '가장 먼저 습관화해야 하는 5가지 활력 스위치'가 나오고, 일할 때 효율과 의욕을 높이는 11가지 기술, 하면 안 되는 것, 마음을 평온하게 정돈하는 방법 8가지, 하루 종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아침 습관, 번아웃을 이겨내는 행복감 높이는 법이 순서대로 이어간다.



그리고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은 책 부피도 적당하고, 각 주제 이야기도 간결하게 두세 장으로 되어있어 빠르게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관련된 연구가 어떤 것이며, 그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매우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끝에 나오는 핵심 처방전은 그 내용을 한 두줄로 요약하고 있어, 기억을 되살리는데 유용한 방아쇠 역할을 해준다. 꼭 필요하다 생각되는 핵심 처방전을 스마트폰이나 종이에 적어서 틈틈이 자주 본다면, 번아웃 극복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보는데,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의 38가지 처방 대부분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첫 처방부터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다. 첫 주제는 '몸이 먼저 움직이고 나서 뇌는 생각한다'인데, 일을 시작하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나에게 딱 어울리는 처방이었다. 의욕이 없어도 핑계 대지 말고 일단 움직이라고 한다. 인간은 시작하지 않으면, 집중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계획을 세워 시간을 정해서 움직이면, '의욕 스위치'가 켜지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또는 억지로 시작하면 어찌 됐든 일을 마칠 수 있었던 많은 경험이 떠올랐다. 이미 이에 대한 해결책을 경험을 통해 어렴풋이라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은 과학적 확신을 제대로 얹혀 준 것이다.


확실히 5가지 활력 스위치는 번아웃 해소를 위한 핵심 처방이라 생각된다. 하나 같이 쉬운 방법들이다. 억지로라도 미소 짓고, 웃어도 보고, 뛰어도 보고, 바른 자세를 취하면 무기력, 스트레스, 번아웃을 개선할 수 있다. 뒤에 나오는 다른 처방을 봐도 몸의 움직임, 활동이 번아웃 해소에 중요한 키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을 보며, 내 문제점을 하나 둘 알 수 있었다. 활동을 피하고, 온갖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하다 보니, 나 스스로 번아웃이란 늪에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나는 5가지 활력 스위치와 하면 안 되는 것을 중점적으로 실천해야 할 거 같다.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이 나에게 진짜 좋은 처방을 해주었다.

과학적이고 실천 방법이 쉬운 만큼 나처럼 항상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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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부적 : 길상편 - 소망을 이뤄주는
혜암 지음 / 큰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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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하면 내 머릿속에서 바로 떠오르는 것은 어릴적에 봤던 강시 나오는 홍콩영화다. 강시를 물리치기 위해 도사가 부적과 무술을 쓰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안 보이지만, 식당 입구나, 카운터에 은밀히 붙어 있었던, 부적도 어렴풋이 생각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적은 아니나 비슷한 역할을 하는 명주실을 감은 북어는 많이들 봤을 것이다. 간혹 차 트렁크에 넣어두고 다니시는 분도 있다. 부적은 동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양에도 비슷한 것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미드 슈퍼내추럴에도 소금으로 일종의 마법진 같은 것을 그리는 장면, 다들 많이 봤을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첨단의 과학 문명 속에 살고 있지만, 아직 인류 문화 속에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운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자연재해, 교통사고, 건물 붕괴, 폭발, 동업자나 배우자의 배신, 친구의 거짓말, 누명, 묻지마 범죄 등 자연과 사람에 의한 나쁜 운도 있고, 우연한 도움을 받거나, 복권 당첨 같은 좋은 운도 있다. 실제 각종 조사에서도 운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도 있다.


운 자체를 신이 정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귀신이 방해를 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일종의 확률 변수로도 본다. 어쨌든 운은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어떻게든 바꿔보자는 간절한 마음으로 부적이란 대안을 활용하는 것이다.


혜암 편저자의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은 이러한 부적에 대한 정의부터 기원과 역사를 설명하고, 각종 부적들을 모아 부적이 가진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부적에는 한자와 이상한 기호 같은 것들이 있다보니, 대충봐도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 이 책에서는 부적이 의미하는 뜻을 세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은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적인 부적들을 모아 실제 부적 모양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나라마다 비교해서 볼 수 있다. 한중일이 같은 한자 문화권이고, 역사적으로 서로 깊은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한중일이 같이 쓰는 부적도 있고, 각자만 쓰는 부적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설명 제일 위에 각기 무당, 도사, 음양사 모습의 일러스트로 표현해 놨다.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에서는 여러 부적의 종류 중, 애정부적, 재물부적, 길상부적을 다루고 있다. 분량면으로는 역시 사람들이 많이 소망하는 애정과 재물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애정부적에는 짝이 없는 솔로를 위한 부적, 커플을 위한 부적, 부부 화목을 위한 부적, 외도 방지, 단란한 가족을 위한 부적, 헤어지기 위한 이별 부적이 있다. 재물부적에는 재운, 사업, 직장, 행운관련 부적들이 나온다. 


부적에 대한 기본 설명은 대부분 1장에 나오므로 우선 1장을 보고 난 후, 관심 있는 부적을 보는 것이 이해면에서 좋다. 그 중 부적의 구성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적이 모두 같은 구성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을 보다 보니, 로또나 복권 당첨을 비는 당첨부가 눈에 쏙 들어 온다. 복권은 꿈 좋을 때, 어쩌다 사는데, 당첨부 하나 지니고 싶다는 유혹이 생긴다. 부적을 그냥 보면,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옆에 나온 설명을 보니, 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집 같은 모양이 하늘 천의 변형이고, 용수철 모양은 귀신을 호령한다는 의미가 있다. 확실히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다. 이 부적은 한중일 공통으로 쓰는 부적이니 뭔가 더 영험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전부터 부적을 접할 때마다, 이 부적이 무슨 의미를 하는지, 많이 궁금했다. 한자를 읽어봐도 전혀 추측할 수 없었다. 글씨도 글씨지만, 동그라미, 직선, 회오리 모양 같은 것들은 부적의 의미를 아는데 더 큰 미궁에 빠지게 만들었다. 무당이 자기 맘대로 그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을 보고 난 후, 부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부적에 담긴 갖가지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현재 상황에서 전혀 답이 없는 간절한 소망이 하나 있는데, 부적의 도움을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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