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꼬불꼬불 날 거야!
지기 헤네어 지음, 앨리스 바우셔 그림, 신수진 옮김 / 다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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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신나게 날기 연습을 하는 파리 한 마리.
꼬불꼬불 날고 뱅글뱅글 날던 파리는



여러 종류의 새들을 만난다.



"뭐해?"
"날고 있지!"
"날고 있다고? 그렇게 날면 안돼!"
새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이렇게 날아야 해." 라고 파리에게 조언해준다.



하지만 새들이 알려준 방식대로는 날 수 없는 파리.



그러다 나비를 만나고, (스포 생략)
둘은 예쁜 꽃밭 위를 이렇게 힘차게 날아 오른다.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꼬불꼬불 날면 어떻고
뱅글뱅글 날면 어때?
내가 즐겁게 날면 되지!




각자의 스타일대로,
자신에게 가장 편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날면 된다.

남들이 던지는 "그렇게 날면 안돼!" 라는 무례한(?) 조언은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이 그림책은
검정과 형광 주황, 이 두 가지 색으로
군더더기 없이, 하지만 개성있게 메세지를 던진다.
이런 비스무리한 메세지들을 던지는 수 많은 그림책들 가운데 내 마음에 쏙 든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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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독수리 난 책읽기가 좋아
박주혜 지음, 유설화 그림 / 비룡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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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변신돼지> 라는 작품으로 따뜻한 가족애를 그렸던 동화작가 박주혜의 신작 <힙합 독수리> 가 출간되었다.
(이 책의 삽화는 <슈퍼거북>으로 유명한 유설화 작가님이 그리셨다.) 

 

"너무 못생겼어. 게다가 그 대머리는 최악이야."
사바나 초원에서 가장 예쁘다는 공작에게 고백한 대머리 독수리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 뻥 차인다.
그것도 모자라 주변 동물들에게 "저렇게 못생긴 주제에 어떻게..." 라며 추가 사살까지...

 

너무 못생겨서 주목받는 존재 대머리 독수리는 뭐든 열심히 해서 수업마다 1등을 하지만
"예상 외로 잘하는구나" 라는 칭찬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말을 듣기도 한다.


결국 못생겨도 차별받지 않는 공평한 세상을 찾다 찾다 대머리 독수리가 찾은 곳은 사바나 제일 귀퉁이 쓰레기장...


쓰레기 장에서 굴러다니던 모자, 목걸리 등으로 치장을 하고 대머리 독수리는 노래를 부른다.

 

그 때 나타난 앵무새는 대머리 독수리의 노래 실력을 칭찬하며 힙합독수리냐고 묻는다. 쉬지않고 조잘대는 앵무새는 이 지역에 탈출한 사자 한마리가 있다며 겁을 준다.

 

​그 때 또다시 나타난 사자 한 마리.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았던 이 사자는 뭐든지 미안해하는 '미안해병'에 걸린 사자이다.

 

"미안해병이라고.. 나는 너무 자주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미안해. 내가 밟은 흙에게, 그 밑에 있는 나무의 뿌리에게 모두 미안해. 내가 너무 무겁잖아." (41p)

 

​무리에서 버림받은 사자를 포함한 이 셋은 비슷한 처지의 서로를 위로하고
때마침 대머리 독수리는 이 두 친구를 위해 노래를 바친다. ​

 

사자에게는 "미안함을 느끼는 것은 잘못이 아니야. 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부끄러움" 이라고 노래하고,
앵무새에게는 "앵무새의 수다에는 마법이 걸려 있어. 즐겁고, 신나고, 활기차게. 앵무새의 수다게 나는 외롭지가 않다"고 노래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내가 멋지다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정해. 그것이 바로 내 스타일" 이라고 노래하는 스웩 넘치는 대머리 독수리.

 

이 셋은 "힙합독수리와 짹쏘리라이언" 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공연에 사바나 동물들을 초청한다.

 

이렇게 대독짹쏘리 공연은 성황리에 끝나고,

동물들은 이 세 친구에게 미안함, 고마움 등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들은 더 나아가, 동물들에게 자신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못생겼다고, 말이 많다고, 소심하다고 따돌림받는 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법같은 힘을 불러일으켜주는  노래이자
각자의 이유로 컴플렉스를 가지고 움츠러든 많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불러보라고 권하는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같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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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이 보림어린이문고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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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입양' 이야기이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 한 귀퉁이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아이를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아이는 오지 않고, 슬퍼하던 두 사람은 먼 곳에서 태어난 아기를 찾으러 떠난다.

어딘가에 있을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찾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는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면 아이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댁들이 왜 아이를 바라는지 모르겠구려. 아이는 골칫덩이일 뿐이잖수."

"왜냐하면...... 저희는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고 보살필 대상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아이를 완전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우? 그렇지 않다면 잠시 빌려 줄 수는 있는데..."

"댁들은 가난하잖수. 그 형편으로 아이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수?"

"사랑, 진심, 그리고 자유를 주겠어요."

"물론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기다릴 수 있어요. ... 어쩌면 아기는 더 기다릴 수 없을지도 몰라요."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는 남자와 여자의 진심을 알고는 여왕의 어린이집을 알려준다.

그리고 부부는 여왕의 어린이집에서  온몸에 가시가 돋친 고슴도치 아이를 만난다.

남자와 여자는 고슴도치 아이를 돌보며 가시에 찔려 상처투성이가 되지만 존재 자체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기다리며 아이를 끌어안는다. 그러면서 아이의 몸에서는 점점 가시가 떨어지고 어느 날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긴 시간이 흐른 후 고슴도치 아이는 자기 날개로 넓고 먼 세상으로 날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성장하여 태양 저편으로 사라진다.

아들아, 멀리, 더 멀리 날아가렴!

부모의 마지막 말이 큰 여운으로 남는 그림책이었다.

 

 

 

 

 

 

아이의 몸에서 가시가 조금씩 떨어지던 순간을 다시 짚어본다.

"우리 아들!"

"가시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지금 이대로도 피오트르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아기인걸요."

"지금은 정말 행복하단다. 우리 세 식구가 오순도순 함께 사니까."

"아가야, 마음 푹 놓으렴. 이제는 아빠 엄마가 네 곁에 있잖니."

아이가 존재 그대로 수용받고 사랑받는 경험,

부모가 아이의 안전하고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해준 그림책.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것 또한.

부모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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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수
이현 지음, 김소희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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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볼>, <악당의 무게>, <동화쓰는 법>을 쓰신 이현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름하여 <전설의 고수>

 


이 동화의 장르는 히어로물이다.

옛이야기의 '힘세고 지혜로운 오누이' 모티브를 빌어
불의를 응징하는 형은, 형수 슈퍼히어로 남매를 등장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불의'는 불법 촬영 범죄와 유괴사건이다.
또 하나의 소재는 '환생'이다.

옛 이야기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오누이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여 옛날과 오늘날을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어른들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어린이상도 인상적이다.

슈퍼히어로 '남매'지만 사실 대부분의 활약은 누나 형은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남성 중심적 영웅 서사의 틀을 깨고 여성 어린이 영웅을 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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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보림 창작 그림책
변정원 지음 / 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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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귀여움을 가득 담은 그림책이 나왔다!

 

 

 

 


'비빔밥'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 이미 많은데 또 무슨 '비빔밥' 그림책이냐구요?
일단 한 번 펼쳐봐요. (이미 스티커에서 귀여움이 철철 흘러 넘침)


귀여운 밥 덩어리(?)들이 어딘가로 편지를 보내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그림책은

 


'비빔밥'에 들어가는 갖가지 재료들에게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캐릭터 하나 하나 개성 있는 편지들이 어른인 내가 읽어도 풋! 웃음이 터져나올 만큼 깨알 재미가 담겨 있다.

(외투는 두고와, 처음엔 껍질을 벗기고 오라는 얘기로 이해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저 스티로폼 옷을 벗고오라는 뜻이었구나. 요즘 애호박은 비닐포장으로 되어있지 않나? 그거 벗기기 은근 귀찮은데...)

 

 

 


우리 집으로 오는 숟가락 차는 하루에 두 대 뿐이야. 서둘러!

(저 고추장 캐릭터 마음에 든다. ㅎㅎㅎ)

게다가 이 평범할 것 같은 '비빔밥' 그림책에는 나름 반전도 있다.

나에게는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아니 이게 왜???? 아직 이 그림책을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해 스포는 하지 않기로.. 하지만 아마 나와 비슷한 반응이거나 이런 결말을 환호하는 어린이도 있을지 모른다. 우리 아들은 아마 이 결말을 마음에 들어 하겠지? ㅎㅎ)

​​

천미진 작가의 <된장찌개> 다음으로 음식 관련 그림책은 그닥 내 취향이다! 하고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이 거의 없었는데 <한그릇> 이 책은 적절한 유머코드와 나름의 반전(?),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들로 "또 비빔밥 그림책이야?" 하던 나의 편견을 깨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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