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 VivaVivo (비바비보) 40
펜드레드 노이스 지음, 조윤진 옮김 / 뜨인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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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가,

 

고층 아파트에는 모기가 적다고 했던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똑똑한 모기나, 고층 아파트를 날아오르는 모기로 인해 여름이 무서운 우리에게

 

이 매력적인 소녀 날라가 어떤 획기적인 노하우를 전수해 줄까? 기대했다.

 

"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

 

날라, 어서 그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

    

 

 

  

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는 뜨인돌 출판사의 비바비보 시리즈의 40번째 책이다. 

'비바비보(VivaVivo)'깨어 있는 삶'이라는 뜻의 에스페란토어로, 뜨인돌출판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명이다.

'늘 깨어서 빛나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반짝반짝 잘 어울리는 네이밍인 것 같다.

    

 

 

    

작가 펜드레드 노이스는

 

하버드 대학에서는 생화학,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의학을 공부했고, 보건소에서 일했던 과학, 의학 전문가 작가다.

 

 

날라가 얼리사와 함께 과학 프로젝트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이

 

청소년 과학 교육과 방과 후 과학 활동 장려를 위해 일하고 있는 작가가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생긴 소재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날라는 밝고 명랑하고 꽤 총명하고 관대하기도 한 평범한 십대 소녀다.

 

물론, 모기에게 절대 물리지 않는다는 점을 뺀다면 말이다.

 

 

아주 다양한 구성원이 다니는 이 학교안에서도, 집에서도, 그리고 닮은점이 더 많을것이라 생각하고 만난 케냐의 가족에게서도

 

날라는 '끼어있는 사람'이다.

 

 

p.20 

그 때 얼리사 옆자리에 앉은 엘리자베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내가 장담하는데 그건 날라의 어두운 피부 톤 때문이야."

 

p. 102 

"므중구(Mzungu)! 므증구!"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하얀 사람이다! 하얀 사람을 봤어!' 이런 뜻이야."

 

p.77 

"정말 이해가 안된다. 넌 가끔 네가 완전히 백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더라. 꼭 아무 생각도 없는 백지 상태 같아. 하긴, 어쩌면 바로 그게 네가 원하는 모습인지도 모르지."

 

p.79 

"엄마도 이해해, 가끔은 네가 중간에 끼었다는 느낌을 받겠지."  

"난 내가 흑인이란 사실을 알아." 

"미국에서는 흑인이지만, 케냐에선 너를 백인이라고 생각하겠지......"

 

 

여러명의 사람이 대상이 아니다.

 

단 한 사람, 날라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어디에도 100% 완벽하게 소속되지 못하고, 중간에 끼어있는 것만 같은 날라, 심지어 가족안에서도 그렇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엄마와 닉 삼촌은 백인이다.

 

날라와 닮았을거라 기대했던 아빠와 사촌들(사실은 이복동생들) 마저도 날라는 잘 섞이지 못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날라는 믿었던 아빠가 재혼한 것을 속인것데 대한 배신감까지 얻었지만,

 

그 배신감을 제대로 표현할 시간조차 없이 납치되고 만다.

 

 

 

p.27

 

...헨리에타 랙스에게 그녀의 세포를 사용해도 되겠냐고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녀에게 비용을 지불한 사람도 없었고...

 

...의사들은 마치 처음부터 헨리에타의 세포를 자신들이 소유한 것처럼 행동했어....

 

 

날라는 랙스처럼 이용 당하기만 할 생각이 없었다.

 

현명한 날라는 100만명이나 되는 말라리아 환자를 살리는데 기꺼이 실험 대상이 되어주되, 등록금도 받아낸다.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케냐의 아빠도 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만날 기회를 만든다.

 

협상의 기술, 밀당을 할 줄 아는건 아빠를 쏙 빼 닮았다.

 

 

 

p.28

 

100만 달러로 뭘 할지 생각해 봤다. 나는 비행기 조종 레슨을 받고 싶었다. 내 바람은 단지 그것뿐이었다. 케냐로 날아가서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와 삼촌 그리고 사촌들을 만나 휴가를 보내고, 함께 옐로스톤이랑 그랜드캐니언도 가고 싶었다.

    

닉 삼촌의 설레발이긴 했지만, 100만 달러를 받게 된다는 가정하에 하고 싶은 일들도 거창하지 않고 아이다운 순수함이 보였다.

 

허세가 가득하고, 거만하고 영악한 얼리사와는 천지차이다.

 

 

아빠를 비롯한 친척들의 모기 실험을 위해 케냐로 간 날라에게 생긴 최악의 사건, 납치.

 

날라는 납치되고, 핸드폰을 빼앗겨 밟아 부서지는 공포의 순간에도 '엄마에겐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부디 그 전에 아빠가 먼저 나를 찾아 주길. 정신 차려, 정신 차려야 해.'라며 엄마를 걱정하는 강심장의 모습을 보인다.

 

울고, 소리치고, 덜덜 떨어야 할 상황에 말이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어디에서, 탈출할지 고민한다.

 

여간 영특한 소녀가 아니다.

 

 

날라는 자신을 납치한 잭슨과 그의 부인 마마에게 협조하고 팁을 준다.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풀도록 마마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해적을 역이용해 탈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납치범 잭슨의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고 애썼다.

 

 

스톡홀름 증후군이였을까?

 

자신을 납치한 잭슨과 납치를 방치한 마마에게 오히려 나약함과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보다는 세상의 불공평함이 부당하다는 것을 날라는 알았고,

 

자신의 고통과 공포보다는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더 마음을 쓴게 아닐까 싶었다.

 

 

잭슨 역시 탈출한 날라를 다시 붙잡아 와 때릴 때, 눈물을 흘린다.

 

심카드를 버려라, 방송국에 전화해서 인터뷰를 하라는 날라의 의견을 따르기도 했다.

 

오히려 잭슨이 리마 증후군이였을까?

 

처음부터 잭슨은 날라를 해치려는 마음은 없었을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방법이 잘못됐다.

 

생떼 같은 아이를 약이 비싸 치료해주지 못해 잃어서 생긴 분노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방법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방법이다.

 

 

 

납치에서 벗어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온 날라는

 

그 상황에서도 보언씨에게 이렇게 간청한다.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을 도울 만한 방법을 찾아 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얼리사랑 좀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할게요."

 

라고 쿨하게 말한다.

 

 

납치되고, 갇히고, 묶이고, 구타까지 당했던 공포에 갇혀 있기보다는

 

드로실라 제약회사의 기부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협상을 하고,

 

보냈을지는 모르지만, 잭슨을 위해 판사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날라는

 

친구 졸린이 보고 싶다고 했던, 잭슨에게 납치를 당한 빌미가 되기도 했던

 

핑크 플라밍고와 이복형제들을 만나러 간다.

 

 

 

"나이로비로 와서 우리의 연구를 도와주세요. 여러분 모두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소중해요."

 -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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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꼬리잡기 101 키워드 톡톡 시리즈 1
김성준 지음, 유남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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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한국사 꼬리잡기 101은 키워드 톡톡 시리즈를 시작하는 책이다.

()도서출판 북멘토의 키워드 톡톡 시리즈를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현재까지는 키워드 톡톡 시리즈 2 - 초등 사회 꼬리잡기 101까지 2권 출판되어 있었다.

 

 

001

  

  

한국사 꼬리잡기 101을 지은 #김성준 작가님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를 통해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힘쓰고 계시며,

서울특별시교육청 독서인문소양교육 현장협력단, 서울특별시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 독서교육지원단, 사단법인 책읽어주기 운동본부 연구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다.

 

지은 책으로 토론왕 아무나 하냐?, 아슬아슬 신기한 지형 이야기,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고사성어 . 사자성어 100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유남영 작가님은

공주대 만화예술과를 졸업하고 캐릭터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으로,

 

카툰 에세이 지지리궁상 밴드독, 똑똑한 한자, 속담 교과서, 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 빠삐루빠의 선사 탐험, 아하! 세계엔 이런 사건이 있었군요, 리틀배틀, 도전 100! 한국 인물 퀴즈, 우리나라 우리 고장, 통통 한국사 시리즈, 둥글둥글 지구촌 이야기 시리즈, 그림 교과서 상식 백과, 빅히스토리, 첫걸음 한국사 시리즈, 공부가 쉬워지는 한국사 첫걸음-고려,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 인물 사전등이 있다.

 

 

002

  

  

한국사 꼬리잡기 101의 각 키워드마다 따라다니는 동물 캐릭터들.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루할 틈이 없도록 서로 다른 배열, 구성원으로 장식하고 있는데, 그 배열과 조합에 숨은 규칙이 있을까 싶어 주의깊게 봤지만, 특별한 규칙은 발견하지 못했다.

 

 

003

004

  

  

각 시대별 섹션은 위 사진처럼 파스텔톤 색으로 구분지어 놓았는데,

이러한 구분은 기존 한국사책을 읽거나 공부할때 필요한 시대 부분에서 바로 골라 읽을 수 있으니 배려가 보이는 구성이다.

 

 

005

   

 

위 네 장의 사진은 초등학교 사회과부도의 내용과 목록을 한국사 꼬리잡기 101과 비교해 본 것이다.
(아직 한국사를 배우지 않아 참고할 교과서로 사회과부도를 사용했습니다.)

 

 

006

  

  

위의 작은 책은 기존 한국사 책으로

'붕당'에 관한 설명이 짧고 딱딱하게 되어 있어, 저학년이나 한국사를 처음 접해본 이들에게는 이해하기 더 힘들 수 있는데,

아래의 한국사 꼬리잡기 101의 내용을 보면

쉬운 설명과 함께, 아이들이 물어봄 직한 질문들을 덧붙여

막히지 않고 술술 읽어 가며 내 궁금증도 자연스레 풀 수 있다.

 

 

007

  

  

또한 요즘 사람들에게 친숙한 해시태그를 이용해

마치 관련된 이야기를 우리 주변에서 듣고 본 이야기인 것처럼 만들어 낸 것이 재치 넘친다.

 

 

008

  

  

한국사 꼬리잡기 101의 오른쪽 페이지에는 101개의 키워드와 관련된 인물 혹은 이야기 장면이 실려 있어서,

키워드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책을 읽다보면 101개의 한국사 인물 혹은 이야기 장면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한국사 꼬리잡기 101

'역사'하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이어 알아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키워드를 따라 각각의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한국사와 어느새 친숙해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손쉽게 잠깐 꺼내 읽을 수 있으니 자주 찾는 책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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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프리다 칼로 지음, 안진옥 옮기고 엮음 / 비엠케이(BMK)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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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부터 쓰기 시작한 프리다 칼로의 일기

1995년, 그녀가 살았던 푸른 집 욕실에서 발견되었다.



 

책 뒤 날개 표지에 있는 옮기고 엮으신 '안진옥'님의 사진.

사진에 따로 설명이 없지만 건물의 외관색으로 보아 프리다 칼로푸른 집에서 찍으신 듯 하다. 



 


프리다에게 일기는 일상의 기록이라고 하기 보다는

하나의 카타르시스이며, 정신적 치료의 수단이며, 그녀의 예술세계과 정신세계의 집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런 가감 없이 그대로를 적고 그려 내려간 그녀의 일기가

타인들에게 읽혀질 줄, 무려 책으로 만들어져 널리 읽혀질 줄, 그녀는 알았을까?





 

도서출판 BMK에서 2016년 6월 8일에 출간된 이 책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표지마저 평범하지 않은 프리다 칼로, 그녀처럼 독특하다.


우리가 몰래 엿보는 것인지, 그녀가 우리를 지켜보는 것인지.

아무튼 그녀의 허락도 없이 일기를 훔쳐 보는 것만 같은 죄책감도 조금 생겼던 기발한 표지다.





이 책은 그녀의 푸른 집 박물관에서 그녀의 일기장을 실물 영접하여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종이의 질감, 찢김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해석과 해설 페이지와 일기 이미지 페이지의 종이 재질이 다르지 않을진대, 마치 실제 일기장이 사이사이 들어있는 듯 바닥 색을 표현해서 일기장 이미지 부분을 볼 때 마다 손으로 쓸어보고 만져보게 되었다.






p.104 

 


"나는 내 현실을 그린다."

각색되거나 편집되지 않은 그녀의 일기를 읽다 보면 그녀의 육체적인 고통이, 끔찍한 일상, 애끓는 그리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프리다의 일기를 차지하고 있는 주된 테마가 사랑, 병마로 인한 좌절, 희망이기 때문이다.






일기의 시작. 

흐트러짐 없이 빼곡히 채워졌던 펜글씨와 선명하고 깔끔하게 그려지고 채색된 그림들은

일기장의 페이지가 더해질 수록 흐트러지고, 얼룩이 지고, 번지고 흐트러져

말미에는 같은 이의 필체라고는 안 보여질 정도로 힘겨움이 담겨있다.

1950년에서 1951년까지 약 1년 간 그녀는 일곱 번의 척추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그 시기 동안에는 그녀의 일기가 없다.

1951년 11월 9일부터 1952년 11월 4일 사이도 마찬가지다.

그 때 역시 그녀의 건강이 좋지 않았음을 미루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 이후 쓴 일기를 보면 처음의 그 반듯한 글씨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 보인다.

극심한 통증과 정신적 고통을 늘 안고 사는 그녀에게도 극복할 수 없는 극한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프리다는 방이 늘 사람들로 붐빌만큼 사람을 좋아하고, 외로움을 많이 탔다.

일기 곳곳에 친구의 이름, 옛 연인의 이름, 혁명가들의 이름, 극진히 치료하고 간호해 주었던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디에고...


p.79 p.99 p.112

 


그녀의 짧은 일생과, 일기, 작품 그 어느것도 디에고와 분리해서는 설명할 수 없을만큼

디에고는 그녀의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고 이 일기를 쓴 시기가 디에고와 사랑이 충만했음직도 한 결혼 시절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로부터 늘 외로움을 느끼고, 그래서 그리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외도를 일삼던 디에고와 헤어진 후의 일기다.

심지어 여동생과도 외도를 한 디에고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겪고, 이혼을 하고난 시기의 일기인 것이다.


다시 재결합을 했다고는 하나,

보는 내내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그를 위해 애쓰는 그녀의 마음은

열정적이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했다.






p264~266.

 


자살 충동에서 벗어난 즈음에 프리다가 쓴 일기.


기쁨과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이 느껴진다.

이 글에는 첫장에서 본 것과 같은 필체의 단정함은 없지만, 흥분과 즐거움, 환희가 느껴진다.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감사하고, 이념에 대한 확신을 다지는 일기였다.







 


일기에 쓰여진 잉크 색과 그녀가 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완벽히 연결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페이지 곳곳에 서로 다르게 다루어진 색들을 보면

글로 표현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이라는 또다른 그녀의 언어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박학다식함, 유려한 글솜씨, 작품에 비할 바 없는 그림들과 더불어

다양하고 의미있는 색감들이 한데 어우러져 '일기장'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고통스럽고 고독하고 외로운 인생의 말미에 프리다 칼로가 그린  '인생만세'




 

프리다 칼로 일기의 마지막 글.

그 글이 마지막이 될 것을 알기라도 한 것 처럼 완벽한 마무리 문구를 남겼다.


그녀는 정열적이고 강렬하게 뜨겁게 다가왔지만,

그녀가 지나가고 난 자리는 왠지 모를 외로움과 차가움, 쓸쓸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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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 나가는 날 미래그림책 145
선자은 지음, 최현묵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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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거운 주제인 것 같아서, 편찮으신 어른이 계시다 보니 무서운 마음이 들어서, 서평을 신청하면서도 이게 잘하는 짓인가 고민했었다.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이별, 그중에 가장 힘든 이별, 죽음을 얘기하는 책이다 보니...

 

미래i아이의 그림책 시리즈는 패트리샤 폴라코의 할머니의 찻잔, 할머니의 조각보로 만난 적이 있다. 아주 거친 연필 스케치에 또렷한 채색에 반해서 두 시리즈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그 두 책에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소중히 지켜 내려 했던 그들의 전통문화를 보여줬다.

 

이번에 읽은 상여 나가는 날역시, 비록 평소에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산 자와 죽은 자가 잘 헤어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보내주는 우리나라의 장례 전통이고, 장례 문화를 다룬 책이다.

 

요즘도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이나, 볼거리들이 많아 완전히 낯설거나 생소하지 않은데, 장례식의 경우에는 최근 그 형식이 간소화되고 바뀌다 보니 전통장례식’, ‘상여 행렬을 보지 못했다.

그런 요즘 사람들에게 이 책 상여 나가는 날은 우리나라 전통 장례의 형식과 차례, 그 이유를 상세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고 슬프지 않게.

 

 

책 앞, 뒤표지를 펼쳐 보면 마을을 떠나는 상여 행렬 전체를 보여준다.

그림도, 푸르디 푸른 산과 오묘한 색의 하늘, 색색의 만장이 꽃상여만큼 화려하게 느껴진다.

 

비슷한 장면인데, 조금 다르게 표현됐다. 마치 영상 촬영을 낮은 언덕에서 찍은 장면(위 그림), 멀리 산등성이나 드론으로 촬영한 장면(표지 그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내용의 무거움과는 반비례하게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다.

죽음을 맞이한 박첨지는 물론이고, 3명의 저승사자마저도 개그 캐릭터 분장처럼 그려져 있어서 보는데 무섭기보다 웃겨 보였다.

 

 

 

이 책에는 장면 장면마다 장례 관련 용어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고 해도 사전을 찾거나,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 꼭 물을 것만 같은 단어들을 빠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지도 않고,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어 꼼꼼하게 읽고,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교훈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대목.

빈손으로 태어났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는 삶이라도, 결국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을 박첨지는 죽고 나서야 안 것이다.

 

 

 

 

살아생전 다른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고 가족에게까지 후하지 못하고 괴롭히고 심술을 부렸던 박첨지.

저승 가는 길, 그 길에서야 비로소 아내에게도, 못 미덥던 아들에게도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있을 때 잘하자는 식상하지만, 뼈 아픈 교훈이다.

 

 

 

 

 

 30년 전쯤 친할머니께서 병환으로 돌아가셨을 때 꽃상여를 봤었다.

시골 동네를 곡을 하며 돌던 상여는 할머니 집 근처 공터에서 멈춰 섰다. 초상집은 마치 잔칫집처럼 북적거리고 웃음소리가 났으며, 할머니 물건을 태워 버리기도 했다. 어린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상여 나가는 날을 읽은 우리 아이들은 초상집이 잔칫집 같은 것에 당황하지 않고 남은 가족이 큰 슬픔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고 또 죽지요. 죽음은 사람이 겪는 마지막 관문이에요. 어떤 죽음이냐에 따라, 또 어떤 시대이냐에 따라 그 방법은 다르지만, 상례를 치르는 마음은 같아요. 죽은 사람의 삶을 마무리하고 다른 세상에 가서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 

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건, 영원한 이별이라는 건, 생각만으로도 슬프고, 목이 메는 것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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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디즈니 처음 영어 사전
주니어RHK 편집부 지음, 신인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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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디즈니 처음 영어 사전 초등 필수 영단어 900 [ 양장 ]

 

디즈니 친구들과 함께 기초 영어 단어를 익혀요!

 

 

   

 

 

이 책은,

 

유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900개의 영단어에 등장해 상황이나, 이름, 표정 등으로 단어 설명에 생기를 불어 넣는 영한 사전이다.

 

 

 

어린이용 영한 사전이 시중에 여러권 있긴 하지만,

 

보통은 글 위주이거나, 단색이거나, 색이 있다고 해도 아주 오래된 옛날 이미지를 사용해서 아이들을 끄는 매력이 없는 사전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 사전은 '사전'이 뭔지 모르는 어린 아이들까지도 호기심이 생기도록 유발하니

 

대상 연령층에게는 그야말로 '...!'이다.

 

 

 

40대인 엄마가 볼 때에도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아 그 캐릭터는 어떤 단어를 어떻게 설명했나, 한 장씩 넘기게 하는 재미있는 사전이다.

 

 

 

 

 

    

 

이 책은 양장 실 제본으로 자주 넘겨 봐도 낱장이 떨어지거나, 사전 표지가 너덜거리지 않아

 

유아, 초등 대상의 사전으로는 안성맞춤 제본인 것 같다.

 

다만, 이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모서리를 조금 덜 날카롭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크기는 A4용지보다 가로는 넓고, 세로는 조금 짧은 215*270*20mm

 

어린아이들 큰 양장 그림책 정도의 크기에, 144쪽으로 그림책 보다는 두꺼운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는 자스민, 홉스인데 police는 당연히도 홉스가 소개하고 있다.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플라운더가 소개하는 Ff

 

 

 

각 알파벳마다 QR코드가 있어서 각 알파벳의 예시글을 음성파일로 들을 수 있다.

 

 

 

보통의 음성파일을 지원하는 사전들이 알파벳 순이기는 한데, 사실 이 부분이 다른 어린이 영한 사전을 사용할 때도 불편한 점이었다.

 

 

흘려듣기를 위해서는 한 알파벳의 음성 파일을 재생시키면 유용하지만,

 

 

 

하나를 선택해서 발음을 들으려면 요즘 단어는 발음 기호도 없고, 음성 파일도 해당 알파벳 모두가 재생되니 즉각적으로 음성 파일 듣기가 실행되지 않는다.

 

 

 

단어 하나하나 마다 qr코드가 생성되어 바로바로 들을 수 있다면 가장 편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해당 알파벳 재생 파일의 몇 분 몇 초 대라고 코멘트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전임에도 사전 같지 않은 관계로,

 

서평을 써야하는 엄마 책상에서 보다, 아이들 책상에서 이 책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캐릭터를 짚으며, 어느 애니메이션, 어디에 나왔지 이야기하며, 그 캐릭터가 얘기하는 단어를 읽어보고, 찾아보며 재미있어 했다.

 

 

 

사전의 이미지와 편집도 깔끔하고 선명해서 보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각 상황에 맞게 애니메이션 상의 중요 장면을 보여주는 형식의 설명도 사전 찾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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