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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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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트색 너무 예쁜 책.
요즘 애들의 갬~성을 아는 컬러 선택이라 생각했다.
휴가지에 들고 가기에 눈에 띄게 색도 예쁘고,
제목도 두께도 SNS 사진 코디 소품용?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쁠것 같아 보이는 책. ^^

그런데,
그렇게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고 나면 더 좋은책.


2021년 뉴베리 아너상(NEWBERY HONOR) 수상작 1986년 챌린저호의 도전과 불운을 10대의 현실적 고민과 함께 입체적으로 그려낸 〈안녕, 우주〉 작가의 두 번째 뉴베리상 수상작!

챌린저호라...
조금 긴장됐다.
난 그 참담한 상황을 꿈인가? 생신가? 방송국에서 장난친건가? 두 손으로 입을 막고 턱을 떨어트리며 본 기억이 있다.
아슬아슬 걱정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국의 평범한(?) 가족의 3남매,
캐시, 피치, 버드는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때 당시는 그런말이 없었지만, 중2병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딱 그 시기.
정말 하나같이 순탄치 않고, 그 나이때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첫 쓴맛'을 고스란히 느낀다.


P.47
선생님은 분필로 칠판을 두드리고 말했다.
"너희 모두 이륙 준비를 잘 하기 바란다."

과연 이 삼남매의 이륙 준비는 어떨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캐시


굳이. 굳이 친구의 깁스에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
그래도 이 화장실 낙서같은 페니의 깁스 메모가 무기력한 깁스를 움직이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 나이때 많은 보통의 아이들이 느끼듯 캐시는 잘하는 것도 없고, 잘난것도 없는 자신이 그냥 싫다.
농구를 잘하고 싶어도 달리기가 빠를 뿐, 슛이 약하고, 성적 미달로 유급을 당해 그나마 좋아하는 농구부에서 퇴출당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피치


피치는 그나마 해맑은 소년이었다.
적어도 이 일이 있기 전에는.
그동안 피치는 열이 차오고, 가슴이 쿵쾅거리고, 폭발할 것 같은 순간을 꾸역꾸역 참아왔다.
여자 친구 어맨다가 본명을 부르며 호의를 표현하지만,
평소 이런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세련되게 거절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적당히 피하지도 못하고 결국 제 감정을 넘어서서 터져버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버드


ㅠㅠ 버드
심심하면 각종 설계도를 그리고,
최초의 여자 우주왕복선 사령관이 되고 싶었던 꿈꾸는 소녀였던 버드.
학교에서 누구보다 (살롱가 선생님 빼고) 챌린지호? 프로젝트 수업에 진심이고 열정적인 버드가 무너지는 순간 나도 같이 심장이 쿵 떨어졌다.
이 상처 받은 아이가 어떻게 될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가족


미스터 앤 미세스 토마스씨... 제발요...
탄산음료가 아이에게 안좋다구요?
진짜 아이들에게 안좋은게 뭔지 알고 계실까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의 외침은
"어머니, 아버지, 쫌쫌쫌! 그만 싸우고, 당신 아이들 좀 봐줘요!!!!!"
주말이 아니면 한지붕 아래 있는 가족이 함께 식사하지도 않고,
걸핏하면 아이들 앞에서 상처가 되는 가시 돋힌 말로 부부싸움을 하고
버드의 바람은 '가족이 식사를 같이 하는 것' 이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부딪치며 상처가 생긴다.
크고 작은 상처도 가족, 특히 부모님의 걱정과 염려로 치유되고 단단해진다.


물론 부모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치이고 밟히고 좌절하고 밀려나도
집이라는 품에서 '쉼'이 필요했다.
이 가족에겐 '쉼'이 없었다. 의미있는 대화가 없었고 '합의'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적어도 오빠들은 챌린저호의 폭발이 버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것이란걸 예상했다.
이 불행한 소식을 듣고 처음 찾는 이가 버드였으니.
오빠들이 부모님보다 나은 순간이다.



그러나 버드는 완전한, 울타리와 같은 가족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버드는 누구도 예상치못한 일탈을 한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마지막.
가족들의 뒷마당 식사.
불완전하고, 불안정하지만 세남매는 풀밭 식사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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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미나와 감자 먹는 사람들 미래그래픽노블 6
볼테르 마나에르 지음, 이희정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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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정도의 그래픽노블을 접했고, 이 책 역시나 읽고 난 느낌은 보는것처럼 만만치않다는 것이다.
재미있어 보이는 그림 뒤에 단단하고 무거은 주제가 있다.


이 책에는
직접 요리해 먹는 채식주의자(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야스미나 요리는 채소 위주다.)
유기농 재배 농부, 농약 사용 농부,
직접 먹거리를 키워 먹는 사람,
인간의 먹거리를 이용해 장악하려는 사업가,
그리고, 먹는것에만 관심이 있지, 내가 무엇을 먹는지에는 소흘한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인간들의 실험에 의해 희생되는 동물도 나온다.

원래 아마릴리스의 프로젝트P는 모르긴 몰라도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인간의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

맛없는 건강한 음식 VS 맛있는 덜 건강한 음식
유기농VS농약사용
그리고 GMO 식량

정성과 시간과 노력과 돈이 많이 들어가도 맛을 보장할 수 없는 음식과
간편하고 저렴하고 입에 잘 맞는 음식,
내가 원하는 맛을 입맛대로 선택가능한 무엇으로 만들었을지 알 수 없는 음식.

그런데,
그 음식이 래브라도 침이 들어간 걸 알았다면,
먹었다간 환각 증상과 운동 능력이 통제 불가능하다면?

사람들이 그 과자를 애초에 먹었을까?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통쾌한 결말이 후련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떡볶이를 먹을때도, 프렌치프라이를 먹을때도,
아이스크림, 과자, 식용유를 쓰고 살 때에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불편함이 생겼다.

우리가 먹는것은
편함이 아니라 건강하고 바름이 그 기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야스미나와감자먹는사람들#볼테르마나에르#밝은미래##MO#허니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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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공해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오정희 지음, 조원희 그림, 강유정 해설 / 길벗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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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읽어 본 책은

소설가 오정희님의 <#소음공해>를 그림과 해설로 농축시킨 그림책 소음공해다.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는

   

 

우리 성인이라면 학교 수업시간에 들어봤던,

우리 아이들이라면 앞으로 한 번 이상은 만나게 될

주옥같은 단편 문학들을 모아놓았다.

    

각각의 문학 작품들에다 품격있는 그림과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여

다소 어렵고 무거운 옛날 소설들임에도 다가가기 쉽게 느껴진다.

 

 

 

처음 이 책을 받아 훑어보고는

그림으로 보나, 두께로 보나, 이웃간 층간소음을 다룬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막상 읽어보니 요즘은 쓰지 않는 고어에 가까운 단어들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도시', '험구', '삼동네'와 같은 단어는 나도 생소한 단어라서 읽으며 심각해졌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석이 달려있어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목요일마다 다녀오는 심신장애자시설 봉사활동으로 온몸이 녹초가 된 주인공은 한 달 이상 개념 없는 윗집의 드르륵 소리로 인해 이제 병이 날 지경이다.

아랫층에서 들려오는 부부싸움 소리도 모자라 윗층의 드르륵거리는 소리라니.

마땅히 이 피곤을 풀고 휴식을 즐길 권리가 있는데, 교양 없는 이웃들의 소음은 불청객마냥 주인공을 진저리치게 만든다.

게다가 윗집 여자의 뻔뻔스러운 반응은 결국 주인공을 폭발하게 만든다.

  

  

분노의 대상이 사는 이 집의 이 문이 열렸다 닫히고 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없기에 마음대로 규정하고, 욕하고, 비난할 수 있었지만,

정작 이 문이 열리고 나면 내가,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또 다른 결과가 놓여있다.

 

경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어쩐다.........

뒤통수를 쟁반으로 맞는 기분이 들었다.

 

어린 시절이 기억나는 6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파트에서 살던 나라서 주인공 아주머니의 마음이 오롯이 이해가 갔다.

자려고 누우면 위에서 쿵쿵대는 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했고,

3 마음이 초조해 앉은 책상 위에서 쿠당탕 쿠당탕 걸핏하면 싸우는 윗집 소리에 이사 가자고 부모님을 조르기도 했고,

아이들 겨우 재우고 나니 내 심장까지 쿵쿵거릴 정도로 크게 틀어 놓은 옆집 음악 소리에 부스럭 아이들이 깨기도 했고,

밤이고 새벽이고 짖어대는 아랫집 개들 때문에 분노에 차올라서 혼자 속앓이를 할 때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수시로 인터폰을 하고, 아랫집 부인에게 오지랖을 부리던 주인공의 모습에 나조차도 당황하긴 했다.

 

사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일주일 만에 아빠와 만나 목욕을 하느라 욕실에서 까르르하는 웃음소리에 인터폰이 울렸을 때 정말 그 억울함과 속상함이 한 달은 갔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동생들과 흥이 올라 막 신날라치면 엄마에게 밑에 집에서 뭐라고 할라!’하며 주의를 들었고, 두 아이 엄마가 된 지금, 역시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하는 소리 뒤꿈치 들고 걸어야지~’하며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생각해보면 아파트라도 위아래옆집 할 것 없이 문 열어놓고 살던 어린 시절에는 층간소음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어느 집 할 것 없이 누가 사는지 다 알고, 내 집같이 드나들던 어린 시절 아파트에서는 뛴다고 야단맞기보다는 어제 뭐 하느라 그리 신났냐?’, ‘집에 손님 오셨냐?’ 정도의 이야기를 들을 뿐이었다.

 

 

서로를 알고 이해하면 주인공 아주머니도 그런 오해와 억측으로 본인과 윗집 여자를 괴롭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음 : 불규칙하게 뒤섞여 불쾌하고 시끄러운 소리

 

공해 : 산업이나 교통의 발달에 따라 사람이나 생물이 입게 되는 여러 가지 피해.

 

 

요즘 뉴스에서 만나는 사건 사고를 보면 층간소음의 문제는 소음공해에 가깝다.

 

하지만 알고 나면 보일 것이다. 이웃의 소음공해가 아니라 그들 삶의 흔적이고, 내가 내는 소음무관심무신경함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은 초등학생이 그렸음직한 단순한 선과 단조로운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만 보고는 오해하기 딱 좋았다.

 

이런 심플한 그림이 어쩌면 내용과 상황의 복잡미묘함을 더 극대화 해주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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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수수께끼 레스토랑입니다
박경숙 지음, 허현경 그림 / 삼성당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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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좀이 쑤시다 못해 학교에 가고 싶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에게 희소식이 여기 왔어요.

 

어릴 적 껌 종이나 손바닥만 한 책으로 명절에 방학에 즐겨보던 수수께끼가 재미있는 그림과 재미있는 메뉴로 구성되어 찾아왔어요.

 

 

3학년에서 4학년에 올라가지 못하고 코로나로 강제 방학 상태인 우리 집 둘째가 정말 재미있게 본 책

 

어서오세요! 수수께끼 레스토랑입니다

 

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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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깨알같이 퀴즈 관련 이미지들이 아낌없이 나와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책을 덮고 책 표지만 보고도 퀴즈가 번뜩 생각나 입이 근질근질해 하네요.

 

하루종일 따라다니면서 퀴즈를 내니 머리가 좋아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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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쓴 4학년 대기 상태의 딸아이가 쓴 서평입니다.

 

별점이 아주 높아요.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퀴즈, 수수께끼를 내는 친구들도 많더라구요.

 

딸아이는 벌써 기대하고 있어요. 학교 가면 친구들에게 퀴즈 내고 싶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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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하고 맛깔나는 수수께끼를 한 상 가득 모아 배부를 정도로 메뉴를 준비한 박경숙 작가님과

 

그림만 봐도 수수께끼가 연상되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린 허현경 작가님에 대한 소개입니다.

 

 

사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수수께끼가 재미있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좀 유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문제를 내는데, 못 맞추니 약오르고 승리욕이 생기더라구요.

 

엄마랑 언니가 못 맞추니 너무 재미있어하고,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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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한 번쯤은 본 듯한 퀴즈인데, 어찌 그리 답이 기억이 안나던지요...

 

  

005.jpg

 

아이들도 아는 거짓말이라니... 참 씁쓸하기도 한 수수께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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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그리 웃기고 재미있었나 봐요.

 

보는 사람마다 읽어주고 읽어주고 하네요.

 

  

008.jpg

 

이 이야기도 마찬가지예요.

 

무슨 소리야, 할 만한 이야기인데, 아이는 깔깔거리고 웃고, 재미있다고 두고두고 읽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 한 권이면,

 

워낙 많은 수수께끼가 다양한 메뉴처럼 다양한 형태로 골고루 모여 있어서

 

아이들이 몇 날 며칠은 심심할 일 없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을 못하느라 하루종일 집에 있는데,

 

책을 읽기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도 너무나 긴 시간이라 한계가 있는데,

 

이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었어요.

 

 

아이도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 책을 꼭 빌려줘서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하루 빨리 책가방에 넣고 친구들과 같이 수수께끼 풀고 즐겁게 노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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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신호 단비어린이 문학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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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 담벼락 신호」는 작가 김명선님의 책이다.

 

 

 

그림이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림 또한 작가님이 직접 그리신 책.

 

글을 쓰면 그림이 그립고, 그림을 그리면 글이 그리워 둘 다 한다고 작가의 소개에 있었다. 능력자시다.

 

 

 

 

001

 

아주 패셔너블한 할머니가 아이의 뒷덜밍를 잡고 있는 표지와 속표지 그림.

 

이 할머니의 정체와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벌써 궁금해지는 그림이다.

 

 

 

002

 

작가의 말 중에서 발췌한 내용.

 

 

 

책 서두에 보면 '언제나 내 편이었던 할머니. 탁성례 할머니께'라는 헌정 문구가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작가님을 이해하고 사랑해 주셨음직한 할머니의 사랑이 짐작됐다.

 

 

 

책을 처음 받아들고 이 문구를 보고 한동안 책을 펼치지 못했다.

 

이 헌정 문구를 보고도 울컥했는데, 나중에 나오겠지만, 전기밥솥의 장례식에서 근조 띠가 둘러진 그림을 보고,

 

또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 나서 한참을 울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세상에서 손녀가 태어나기 전에 늘 사랑한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늘 사랑해주시고 표현해주신 분이셨다.

 

 

 

 

003

 

책의 목차는 웹툰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그림이 아주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나름 또 디테일은 살아있어서 참 독특한 그림이다~하고 생각이 들었다.

 

 

 

004

 

단편 중 첫 번째 이야기, 담벼락 신호

 

그중 마지막 장면이 참 따뜻하다.

 

 

매일 낙서가 그려진 담벼락. 벌처럼 지워도 지워도 다시 그려져 있는 암호와 같은 요상한 글자.

 

 

잠복 끝에 알게 된 그 낙서의 정체는 어린 장애 아이를 잃은 할머니의 애타는 신호였던 것이다.

 

독특한 차림새에 주변에서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할머니라 생각하지만,

 

이 신호들의 모든 화살표는 할머니 집으로 향해 있다.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사랑하는 아들과 닿으려는 할머니의 노력에

 

기범이와 아빠도 이제는 두 팔 걷고 화살표를 그리고 있다.

 

 

005

 

두 번째 이야기, 전기밥솥의 장례식

 

 

 

사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내내

 

'버려야지, 10년이나 썼는데, 고장 난 김에 버리고 좋은 전기밥솥 하나 사시지.'

 

하는 봄이 엄마와 같은 입장인 주부의 마음이 나오다가도,

 

'10년을 한결같이 같이 한 밥솥인데, 하루아침에 새 걸로 바꾸다니. 아쉽다. 고쳐서 쓰지.'

 

하는 봄이의 마음이 서로 계속 싸웠다.

 

 

 

10년이 넘어 15년이 된 가끔 울고 있는 냉장고를 보면 당장 새 걸로 바꾸고 싶다가도,

 

10년 타고 다니던 차를 중고차로 팔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기도 하고.

 

 

 

006

 

아차, 잠깐 한 눈판 사이에 버려지거나, 중고매장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테이블에서 떨어지고,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결국 봄이 품으로 다시 돌아간다.

 

테이블에서 떨어질 땐 나도 모르게 꺅! 소리가 났다.

 

 

 

버려질 줄 알았던 밥솥은 고장 수리를 맡기려고 했던 봄이와 봄이 엄마 마음을 뒤늦게라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일까?

 

그동안 아끼고 사랑했던 관계가 허무하게 끝나기보다는 조금은 고치고 움직이며 기억해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수리가 되지 않아 다시 저 밥솥을 쓸 수 없더라도, 봄이네 식구와 주변 친구들이 밥솥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됐으니, 밥솥도 이제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은 없으리라.

 

 

 

'장례식'이라는 행사가 서로가 완전히 이별하고 나서 추억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시간이기보다는

 

황당하지만, 이별을 준비하고 서로에 대해 아낌없이 추억하고, 감사할 시간이 있다는 점에 이별하기 전 같이하는 '장례식'이 참 괜찮다,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007

 

세 번재 이야기, 해적 강철

 

 

 

이 그림이 참 재미있다.

 

보면 볼수로 묘한 그림이다.

 

할아버지와 웃고 있는 은호.

 

안 듣는 척 몸은 반대 방향으로 기울이고 있지만, 귀는 열려있는 성호.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해적 강철.

 

 

 

엄마, 아빠의 사정상 바닷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네에 오게 된 성호, 은호.

 

할아버지 집은 지루하고 할아버지에게서 풍겨오는 비린내는 짜증이 난다.

 

 

 

그러다 해적 강철에 대해 듣게 되고, 이 섬이 큰 보물이 숨겨진 섬이라 큰 물섬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음에 성호는 은호의 탐정 놀이가 유치했지만, 밤에 속상해서 올라간 옥상에서 보게 된 장면으로 인해 은호의 탐정 수첩에 관심을 기울인다.

 

 

 

옆집 마당을 팔 때, 비밀 쪽지의 비밀을 발견할 때, 어찌나 가슴 졸이고, 흥미진진하던지.

   

강철의 정체를 알게 된 성호, 은호는 이제는 섬 생활이 지루하지 않겠지.

 

비린내 나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자식 사랑, 손주 사랑도 알게 되겠지.

 

 

 

 

009

 

네 번재 이야기, 침묵 게임

 

 

 

읽으면서 짜르르했던 부분.

 

똥 스티커는 너무했다 그러면서 읽다, 욕심쟁이 현수를 꼬집어 주고 싶기도 했다가,

 

마지막에 느껴지는 감동.

 

 

 

너희랑 똑같아서 좋았다고 적어서 마음을 전하는 동우.

 

 

 

불쌍한 아이도 동정해야 하는 아이도 아닌

 

그냥 우리와 같은 친구라고 이해하고 친구들에게 말해준 나.

 

 

 

이제 동우와 나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친구가 될 것 같다.

 

 

 

010

 

다섯 번재 이야기, 달려라, 왕번개!

 

 

 

친구들 다 가지고 있는 자전거, 그거 하나 사달라고 하는데,

 

엄마가 어디서 흥정해서 사왔다는 고물 자전거.

 

처음에는 본 척도 않다가,

 

닦으니 반질반질 좀 괜찮다.

 

그러다 할아버지와 연습해서 잘 타게 되었지만,

 

친구들의 놀림에 내던져 버린다.

 

너무나도 이해됐던 시우의 이야기.

 

 

 

고물 자전거를 친구들이 놀려서 너무 속상해서 버렸지만, 9000원에 흥정해서 되사온 시우.

 

고물 자동차를 할머니와 자식을에 대한 추억으로 폐차하지 못하는 할아버지.

 

 

 

 

 

물건 하나, 추억 하나,

 

그 어떤것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모습이 지금은 밉고, 낡고, 흉해도,

 

한때는 아름답고, 새롭고, 멋졌던, 그 모든 것들.

 

그로 인해 내가 누렸던 행복, 사랑, 감사함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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