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 VivaVivo (비바비보) 40
펜드레드 노이스 지음, 조윤진 옮김 / 뜨인돌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가,

 

고층 아파트에는 모기가 적다고 했던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똑똑한 모기나, 고층 아파트를 날아오르는 모기로 인해 여름이 무서운 우리에게

 

이 매력적인 소녀 날라가 어떤 획기적인 노하우를 전수해 줄까? 기대했다.

 

"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

 

날라, 어서 그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

    

 

 

  

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는 뜨인돌 출판사의 비바비보 시리즈의 40번째 책이다. 

'비바비보(VivaVivo)'깨어 있는 삶'이라는 뜻의 에스페란토어로, 뜨인돌출판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명이다.

'늘 깨어서 빛나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반짝반짝 잘 어울리는 네이밍인 것 같다.

    

 

 

    

작가 펜드레드 노이스는

 

하버드 대학에서는 생화학,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의학을 공부했고, 보건소에서 일했던 과학, 의학 전문가 작가다.

 

 

날라가 얼리사와 함께 과학 프로젝트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이

 

청소년 과학 교육과 방과 후 과학 활동 장려를 위해 일하고 있는 작가가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생긴 소재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다.

 

 

 

날라는 밝고 명랑하고 꽤 총명하고 관대하기도 한 평범한 십대 소녀다.

 

물론, 모기에게 절대 물리지 않는다는 점을 뺀다면 말이다.

 

 

아주 다양한 구성원이 다니는 이 학교안에서도, 집에서도, 그리고 닮은점이 더 많을것이라 생각하고 만난 케냐의 가족에게서도

 

날라는 '끼어있는 사람'이다.

 

 

p.20 

그 때 얼리사 옆자리에 앉은 엘리자베스가 불쑥 끼어들었다.  

"내가 장담하는데 그건 날라의 어두운 피부 톤 때문이야."

 

p. 102 

"므중구(Mzungu)! 므증구!"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하얀 사람이다! 하얀 사람을 봤어!' 이런 뜻이야."

 

p.77 

"정말 이해가 안된다. 넌 가끔 네가 완전히 백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더라. 꼭 아무 생각도 없는 백지 상태 같아. 하긴, 어쩌면 바로 그게 네가 원하는 모습인지도 모르지."

 

p.79 

"엄마도 이해해, 가끔은 네가 중간에 끼었다는 느낌을 받겠지."  

"난 내가 흑인이란 사실을 알아." 

"미국에서는 흑인이지만, 케냐에선 너를 백인이라고 생각하겠지......"

 

 

여러명의 사람이 대상이 아니다.

 

단 한 사람, 날라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어디에도 100% 완벽하게 소속되지 못하고, 중간에 끼어있는 것만 같은 날라, 심지어 가족안에서도 그렇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엄마와 닉 삼촌은 백인이다.

 

날라와 닮았을거라 기대했던 아빠와 사촌들(사실은 이복동생들) 마저도 날라는 잘 섞이지 못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날라는 믿었던 아빠가 재혼한 것을 속인것데 대한 배신감까지 얻었지만,

 

그 배신감을 제대로 표현할 시간조차 없이 납치되고 만다.

 

 

 

p.27

 

...헨리에타 랙스에게 그녀의 세포를 사용해도 되겠냐고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녀에게 비용을 지불한 사람도 없었고...

 

...의사들은 마치 처음부터 헨리에타의 세포를 자신들이 소유한 것처럼 행동했어....

 

 

날라는 랙스처럼 이용 당하기만 할 생각이 없었다.

 

현명한 날라는 100만명이나 되는 말라리아 환자를 살리는데 기꺼이 실험 대상이 되어주되, 등록금도 받아낸다.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케냐의 아빠도 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만날 기회를 만든다.

 

협상의 기술, 밀당을 할 줄 아는건 아빠를 쏙 빼 닮았다.

 

 

 

p.28

 

100만 달러로 뭘 할지 생각해 봤다. 나는 비행기 조종 레슨을 받고 싶었다. 내 바람은 단지 그것뿐이었다. 케냐로 날아가서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와 삼촌 그리고 사촌들을 만나 휴가를 보내고, 함께 옐로스톤이랑 그랜드캐니언도 가고 싶었다.

    

닉 삼촌의 설레발이긴 했지만, 100만 달러를 받게 된다는 가정하에 하고 싶은 일들도 거창하지 않고 아이다운 순수함이 보였다.

 

허세가 가득하고, 거만하고 영악한 얼리사와는 천지차이다.

 

 

아빠를 비롯한 친척들의 모기 실험을 위해 케냐로 간 날라에게 생긴 최악의 사건, 납치.

 

날라는 납치되고, 핸드폰을 빼앗겨 밟아 부서지는 공포의 순간에도 '엄마에겐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부디 그 전에 아빠가 먼저 나를 찾아 주길. 정신 차려, 정신 차려야 해.'라며 엄마를 걱정하는 강심장의 모습을 보인다.

 

울고, 소리치고, 덜덜 떨어야 할 상황에 말이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어디에서, 탈출할지 고민한다.

 

여간 영특한 소녀가 아니다.

 

 

날라는 자신을 납치한 잭슨과 그의 부인 마마에게 협조하고 팁을 준다.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풀도록 마마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해적을 역이용해 탈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납치범 잭슨의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고 애썼다.

 

 

스톡홀름 증후군이였을까?

 

자신을 납치한 잭슨과 납치를 방치한 마마에게 오히려 나약함과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보다는 세상의 불공평함이 부당하다는 것을 날라는 알았고,

 

자신의 고통과 공포보다는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더 마음을 쓴게 아닐까 싶었다.

 

 

잭슨 역시 탈출한 날라를 다시 붙잡아 와 때릴 때, 눈물을 흘린다.

 

심카드를 버려라, 방송국에 전화해서 인터뷰를 하라는 날라의 의견을 따르기도 했다.

 

오히려 잭슨이 리마 증후군이였을까?

 

처음부터 잭슨은 날라를 해치려는 마음은 없었을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방법이 잘못됐다.

 

생떼 같은 아이를 약이 비싸 치료해주지 못해 잃어서 생긴 분노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방법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방법이다.

 

 

 

납치에서 벗어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온 날라는

 

그 상황에서도 보언씨에게 이렇게 간청한다.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을 도울 만한 방법을 찾아 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얼리사랑 좀 더 시간을 보내도록 할게요."

 

라고 쿨하게 말한다.

 

 

납치되고, 갇히고, 묶이고, 구타까지 당했던 공포에 갇혀 있기보다는

 

드로실라 제약회사의 기부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협상을 하고,

 

보냈을지는 모르지만, 잭슨을 위해 판사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날라는

 

친구 졸린이 보고 싶다고 했던, 잭슨에게 납치를 당한 빌미가 되기도 했던

 

핑크 플라밍고와 이복형제들을 만나러 간다.

 

 

 

"나이로비로 와서 우리의 연구를 도와주세요. 여러분 모두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소중해요."

 -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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