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취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 그게 바로 젊음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생이란 취하고 또 취해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는 여름날 같은 것. 꿈꾸다 깨어나면 또 여기.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는 곳. 군대에서 깨달은 '삶의 유일무이한 1대 비밀'은 그런 것이었다. 그걸 알았더라면 기동도 잘하고 타격도 열심히 했을 텐데. 소독약 냄새를 느끼며 캔맥주도 벌컥벌컥 들이켜고 죽부인이 그리운 병장에게 "거, 꼴이 상당히 우습기만 합니다"라고도 말했을 텐데. 하지만 여전히 나는 깨어나봐야 날이 저물지 않았음을 알고는 꿈만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어쨌거나 미안한 사람은 그 대대장. 언제 한 번 만나서 제대로 된 저녁상을 한 번 차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게 문 밖으로 삐져나온 연통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