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 문성현 - 창비소설집
윤영수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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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체질적으로 착한 사람이 싫다. 내가 착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착한 사람들은 착한 나름대로 다 속내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 혹은 자기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착한 사람...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착한 사람 문성현> 안에는 여러 종류의 고통을 안고 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떤 이는 적당히 이기적이고 어떤이는 얄밉기도 하고 어떤이는 답답하기 그지 없기도 하다. 누구나 갖고 있는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들 그리고 현재의 고달픈 삶을 다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펼쳐지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한 편 한편 다 잘 빚어진 도자기 같다. 그런데 첫번째 단편부터 상처를 송곳으로 후비듯 냉철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쑤시던 작가는 세상에 더없이 착한 사람을 보여주고 책을 마무리 한다. 마치 그래도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듯이 말이다.

잘 모르겠다. 착한 사람이 뭔지... 그래서 이 윤영수라는 작가가 결국 착하게 살라고 하는건지... 이런 사람도 있다는건지... 어쨌든 그의 소설은 재미있고 또 뜨끔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맨 앞의 연작처럼 상황이 묶여있는 세 개의 단편을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 특히 여고 동창생 두명의 재회담인 '해묵은 포도주'. 이건 정말이지 뭐라고 말할 수 없이 나를 서늘하고 부끄럽게 만들었다. 무엇때문이냐고? 궁금하면 한 번 읽어보시라. 역시 부끄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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