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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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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이다. 내가 속한 집단은 ‘그들’과는 다르며 우리만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결속을 강화시킨다. 집단의 힘은 강력하고 무섭다. 그들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 역시 그들에게 떨어지고 싶지 않아 다름을 내보이지 않는다. 한 무리 속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지만 무리 속에서 빠져 나오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것이 인간이고 가족이라면 말이다. 이 무리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죽은 후에도 결국 집단 속에 존재하게 된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them』은 가장 미국스럽다는 도시 디트로이트의  한 빈민가에서 1937년부터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기에 격동의 삶을 살아낸 한 가족의 연대기를 이야기한다.

로레타는 열여섯의 어려보이고 유행에 민감한 소녀다. 실직한 아버지와 오빠 브룩,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토요일 밤 로레타는 좋아하던 소년인 버니와 하룻밤을 보내지만 다음날 그녀의 옆에 있는 것은 오빠인 브룩에게 총을 맞고 죽어 싸늘하게 식은 버니의 몸이었다. 로레타는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하워드 웬들이라는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임신을 하게 된 로레타는 어쩔 수 없이 하워드 웬들과 결혼을 하게 되고 세 아이가 태어나 엄마가 된다. 원치 않는 가정을 꾸린 로레타였지만 자신이 살아 왔던 집보다 안정적인 삶을 누리게 된다. 로레타의 아이 줄스와 모린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줄스는 가출을 일삼다 디트로이트의 변두리에서 살고 있었고 모린은 도서관을 사랑하는 착실한 아이였지만 새아버지의 폭력과 엄마의 과도한 억압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모린은 자립하기를 원했고 그녀가 자립을 위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매춘밖에 없었다. 하지막 모린은 폭력에 노출되어 침대에서 2년여를 의식 없이 지낸다. 모린을 깨워준 것은 로레타의 첫사랑을 쏴죽인 오빠 브룩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줄스는 자신이 버린 과거의 연인에게 빠져들지만 총에 맞고 모린은 유부남인 대학의 강사에게 빠져든다.

디트로이트는 공업도시의 이미지와 함께 범죄가 항상 삶 속의 일부인 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도시의 성폭행으로 이루어진 비정상적인 가족. 조이스 캐럴 오츠의 그들에는 삶과 지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흑인 폭동으로 디트로이트가 불탔을 때 줄스는 자신의 과거가 도시와 함께 불탔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부정할 수 없듯이 자신의 피가 이어진 가족을 부정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떨쳐버릴 수도 없고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도 없을 것이다. 첫사랑이 총에 맞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정으로 이루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안정을 찾게 된 로레타와 가정을 이룸으로써 안정을 갖고 싶어 하는 그녀의 아이들. 그들 일가에게 자신들의 가정은 ‘그들’에게서 벗어나 ‘우리’를 만들려는 희망의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둘이 선택한 것은 자신을 총으로 쏜 옛 연인이고 가정이 있는 유부남 강사였다. 둘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와는 상관없이 비정상적인 사랑 속에서도 안정적인 가정을 추구하는 모습은 어머니인 로레타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결국 결혼을 한 모린을 찾아온 줄스에게 자신은 자신의 과거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잊게 될 거라고, 이제는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린, 너도 ‘그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야?” 줄스가 물었고 모린은 대답하지 못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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