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군화>를 리뷰해주세요.
강철군화 잭 런던 걸작선 3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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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08년에 발표된 잭 런던의 『강철 군화』는 사회주의가 전 세계에 실현된 27세기에 한 문헌학자가 20세기 초 미국의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공개하면서 시작된다. 미래인 27세기에 전 세계가 사회주의에 물들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강철 군화』를 쓸 당시보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잭 런던의 소설 속 20세기의 상황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당시 미국은 독점 자본가에 의해 산업 시설과 국가 기반이 장악 당한 상태였다. 소수의 자본가는 모든 부와 권력을 움켜쥐었고 중산층이 몰락하고 노동자 계급은 실업과 빈곤으로 사회는 양극화된다. 결국 노동자 계급은 자본가들에게 반기를 들고 집회와 파업으로 생존권을 요구하게 되며 사회주의 운동은 확산되게 된다. 마침내 사회당이 선거를 통해 승리하게 되지만 자본가들의 지배세력인 강철군화는 폭력, 금전을 미끼로 사회주의 운동을 탄압한다. 

잭 런던은 『강철 군화』를 통해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한다. 소수의 자본가에 의해 정치적, 사회적 권력을 독점한 과두제 사회를 그려 내었는데 이 과두제 사회가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그대로 갖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권력에 기생하는 부패한 변호사,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 거짓을 가르치는 교육체계는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키며 자본가의 헤게모니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런 자본가들의 노력은 꽤나 성공적이어서 노동자 계급도 부를 거머쥔 특혜 노동자 계급이 그렇지 못한 노동자 계급을 무시하고, 소수의 성공한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은 권력에 아부하기 바빴으며, 실질적인 노동자 계급은 하루를 살기에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어떤가? 현재 자본주의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초인이자 혁명가인 어니스트 에버하드는 철저하게 계몽주의 사상에 입각해 혁명을 유도했다. 노동자 계급 자체의 순수한 혁명이 아닌 지식인의 주도로 노동자 계급을 이용해야 했다는 것은 당시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한계였을지도 모른다. 잭 런던 역시 책의 성공으로 유명 작가가 되어 돈과 권력을 갖게 되자 노동자 계급과의 괴리감으로 절망한다. 책의 내용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삶도 현재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부와 권력을 갖게 된 혁명가의 변절이라는 테마는 우리 사회에서도 흔해 빠진 이야기 아니던가. 

대부분의 인간이 가진 욕망으로 미루어 볼 때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건강한 사회는 이런 기회를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이런 당연한 기회조차 나눌 수 있는 여유로움도 없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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