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를 벗겨내니 더욱 예쁜 표지. 글씨를 흰 색으로 올린 것은 일종의 배려일까? 꽤나 문제적인 제목.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띠지에는 선명한 검정색으로 원제가 적혀 있다. “남편의 성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라고. 그리고 책에 대한 설명. 한 여성의 투명한 자기고백, 자기치유의 글쓰기.

읽기 전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음 성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클리닉에 다닌 건가? 음 일단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제목은 마치 성관계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것 같지만 이 얘기는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통째로 드러낸다. 물론 성적인 문제는 저자에게, 그 부부에게 아주 큰 부분이었겠지만 저자의 40년 생애는 그 말고도 숱한 문제가 있었으니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엄마밑에서 자라고, 인간관계가 순조롭지 않은 청소년기를 지나, 남편과는 성관계에 문제를 겪고, 교사생활을 시작하고는 학생들과 삐걱대고... 때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고, 남편과 자신 모두 마음과 몸에 병을 얻고서도, 살아내는 힘. 체념인지 순응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책의 거의 마지막에서 그렇게 힘들어하던 엄마를 결국 이해해내는 저자에게 솔직히 감탄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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