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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평점 :
'사람들은 왜 저렇게 이기적일까? 정말 자기, 자기 것 밖에 몰라'
'지금도 이런데 나중엔 어떻겠어? 우리 애들이 살아갈 미래는 진짜 .. 어후 상상도 하기 싫어... '
점점 세상이 삭막해지고,
모래바람 날리는 미래의 공간에는 인간이 할 일의 대부분을 기계가 맡게 되고
인간은 각자의 공간에서 끈끈한 접촉 없이 그렇게 외롭게 늙어가지 않을까라는 울한 상상을 해본다.
민섭 씨는 이야기한다.
'아니에요. 우리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걸요.'
내가 해봐서 알아요...라고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 준... 소중한 경험들
"나는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아니다. 평범하고 나약하고 무엇보다도 연약한 사람이다. 단단한 사람이 타인을 잘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약의 시절을 거친 사람만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모두에게는 연약의 경험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이 수십 번씩 깎여 나가 먼지가 되고 세계의 중력을 이기지 못해 짓눌려 부유하는 그때, 한 개인은 자신의 세계 너무, 조금 더 넓은 지평을 상상하게 되다. 그리고 그 세계와의 연결을 간절히 원한다. (중략) 이때 우리는 자신의 연약한 시절을 기억해 내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음표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 그들이 결국 이 세계를 연결해 내고 구원해 낼 것이다. 나는 연약의 경험을 간직한 모두를 사랑한다. 모든 연약한 존재는 애틋하고 귀하다."
"나는 연대가 아닌 느슨한 연결의 방식을 떠올렸다. 이전의 연대가 눈에 보이는 굵은 밧줄로 각각을 단단히 묶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연대의 연결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끈으로 느슨히 이어져 있는 서로를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평소에는 잘 모르더라도 누군가가 그 끈을 잡아당기면서 '저 여기에 있어요'라고 말하면 우리는 그가 그 자리에 있었음을, 그리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잘 되면 좋겠다고, 그러면 나도 잘 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선한 영향력
"나는 오랜만에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쓰는 글이 지금 나오고 있는 피만큼 누군가에게 쓸모 있게 가서 닿을 것인가.
나는 거기에 답할 수 없었다.
나의 몸 안에는 여전히 타인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무엇이 들어 있는 것이다.
조금은 덜 외롭고 덜 두려워졌다.
헌혈이 끝나고 지혈대를 하고 누운 그 순간에는 한동안 잊고 있던 이전의 그 안온함이 찾아왔다.
내 피 잘 쓰세요. 저도 그런 글을 쓸게요. 자신은 없지만. 하는 마음으로 나는 오랜만에 푹 쉬었다."
"그도, 그의 책임자도, 결국 자신의 자리에서 노동하는 나와 닮은 한 개인일 뿐이다. 분노는 그들이 아니라 그들이 감싼 구조를 향해야 한다. 나와 닮은 개인에게 분노하는 것으로는 무엇도 바꿀 수 없다고 나는 믿고 있다."
"한 개인의 격이라는 것은 이처럼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 드러나는 법이다."
나는 자주 이야기한다.
나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성장을 돕고 싶어요.
그리고 세상이 좀 아름다워지는 것을 돕고 싶어요.
하지만 그다음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쉽지 않을 것 같아 망설이다 끝나버리고 말았을 일들
내 생각이 옳은 일일까? 고민만 하다가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끝나고.
내 자그마한 행동이 무슨 영향력이 있을라고...
그렇게 접어버린 용기가 늘어날수록 세상이 바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세상을 바꿀 씨앗이라는 것을
우리는 믿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김민섭처럼 생각한다면
당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을 통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는 믿음
그 믿음을 통한 실천
실천이 만들어 내는 가치
그 가치가 주도가 될 때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에 도달하게 된다.
현재는 내가 살고 싶은 미래의 씨앗
"무엇보다도 이 이야기를 들은 당신도, 이 연결을 확장해 나가는 고리가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말한 선한 영향력이라는 것의 실체일 것이다. 우리가 도운 가장 연약했던 시절의 한 개인이 결국 우리의 연약한 세계를 구원해 낸다."
언택트 시대를 통해 우리는 배웠다.
언택트는 결코 연결을 끊거나 애초에 연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예전처럼 끈끈하고 직접적이지는 않다고 해도
연결의 진화 연대에서 느슨한 연결로 변화를 통해 우리는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좀 더 광범위하게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게 연결된 우리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누군가의 주도로, 커다란 힘의 구조가 해내는 것보다 더 영향력이 있어지는 것.
우리의 미래는 거창하지 않다.
우주선이 휙휙 날아다니고, 모든 시스템이 인간 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sf 영화에서 보아온 세상이 10년 뒤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하루하루, 한해 한 해가 쌓여서 그 미래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 미래는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꿈꾸고 그런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일에 동참하는 일
그런 과정을 통해 미래가 현재가 된다.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에 매우 집착하고 그것을 예측하려고 한다.
미리 만들어진 미래를 짐작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 함께 했으면 하는 사람, 나누고 싶은 것들...
오늘을 한 겹 한 겹 쌓아서 미래를 만들어 낸다.
내가 지금 살고 싶은 세상, 모두가 주인공이고 서로에 대한 연민으로 지지하는 느슨한 연대감을 가진 공동체
꿈꾸는 미래가 아닌, 지금 살고 싶은 세상이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