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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이 되어 줄게 - 할아버지가 엄마에게는 해 주지 못했던 말
한기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7월
평점 :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 네 하고 달려가면 너말고 네 아범 ~
한때 이 노래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내 맘속에는 도데체 이런 다정한 할아버지도 있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었다.
나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면
늘 화가나있는 표정으로 뒷짐지고 여기저기를 살피시거나
커다랗고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밭에 나갔다 돌아오셔서
근엄하게 본인의 자리를 지키시던 모습들 이었다.
나에게 할아버지란 언제나 조금은 무서운 존재셨다.
이렇게 자상하고 인자한 할아버지가 나의 할아버지였다면
어떠했을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자라났을까??
할아버지는
금쪽같은 손자를 위해 책을 썼다.
그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을 조금더 현명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그 아이가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세상을 알고 본인의 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사람들과 나눌줄 아는 풍요로움의 미덕을 지닌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할아버지가 가진것을 최대한 주고싶어 하는 마음이 여기저기 숨길 수 없이 드러나 있다.
온고지신 뿐만 아니라 새롭게 다가오는 세상을 지금 사는 사람이 어떻게 바라보는가 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적고 딸에게 붙이는 편지이기도 했다.
바쁘게 사느라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이제는 다 큰 성년이 되어 어색해져 새롭게 꺼내놓기에는 새삼스러운 말들
딸에게 못다한 말.
그리고마지막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하고싶은 말들.
왜냐하면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손자에게만 비법을 전수해 주는 것은
진정 손자를 위하는 것이 아님을 오랜 세월 삶을 통해 잘 알고 계신것이다.
손자가 살아갈 세상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그 주위의 사람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야
그런 세상이 되는 것이고,
그런 사람이 가득찬 세상이야말로
손자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요즘 어른의 실종이라는 화두가 생겨난지 오래이다.
그 옛날 대가족 시절.
증조 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도 모두 나에게 지식과지혜를 알려주는 '어른' 으로 존재 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법을 체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을 아이들이 잘 견디지 못한다.
꼰대, 영감, 입에 담기 민망한 말들로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옛날 사람들의 고리타분한 울림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 시대, 앞서 산 사람의 지혜로,
진정 손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 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주고 싶은 말이 아니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