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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 - 실패할 자유, 자유로울 권리를 위해 고분분투하는 청춘 이야기
박근영 지음 / 나무수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사회의 부속품이 되어 평범하게 취업을 고민하고, 아이에 행복을 느끼고, 퇴직과 연금을 걱정하고. 이런 삶을 살게 될까봐 겁이 난다.라고 친구가 말했고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짧은 해외 여행, 기타나 운동같은 겉멋이 정말로 남과 다른 특별한 미래의 발판이 되는가 하고 나는 회의했다. 확실한 것은, 틀을 깨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 그것은 자명한 일이다 라고 둘은 마음을 모았다.
남들의 기대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청춘이라는 시절 속에서, 나와 친구를 포함한 우리의 대부분은 고민과 괴로움을 거듭하게 되는 모습의 역설에 빠져 있다.
그리고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는 이 책 '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를 언급했다.

조바심과 고민으로 거들떠 보지도 않던 자기계발서를 잡게 된지도 벌써 세 권째. 이번에는 인터뷰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된 삶과 노력에 고무되고, 자신을 돌아 보게되는, 전형적이지만 잘 먹히는 형식의 책이었다. 조금의 차이는 있었다. 인터뷰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이미 도전을 통해 높은 지위에 올라선 사람들이 아닌 현재 도전을 진행중인 사람들이라는 점. 사회적 지위나 금전적 가치에 기반한 명성과는 동떨어져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
책에 소개된 13개의 이야기와 16인의 인물들. 아니 작가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이야기를 보태고 있으므로 17인의 인물이 풀어내는 그들의 이야기. 결례가 될 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말하자면, 소개된 사람들 중 내가 아는 사람은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이지린' 단 한 사람 뿐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입시로 고된 하루 하루의 일상 한 켠에 쉼터처럼 드나들었던 '음악도시'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것도 가수 '이한철'의 입을 빌려 스쳐가듯 소개되었었다. - 후에 윤은혜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불린 '샐러드 기념일'의 인기는 신기하기만 했다. - '이지린'을 통해 예증되듯이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통념 상 자기계발서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던, 사회적인 명성, 부를 영위하는 인물들은 아닌 셈이다.

문득 '청춘'이라는 시절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금 되새겨보았다. 청춘이란, 금전적 여유와는 관계없이, 무엇이든 도전을 할 여지가 있는 시절. 실패 이후에도 재도전이든,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든 그 여력이 남아있는 시절. 여기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은 청춘의 현재 진행형에 살고 있는 듯 하다.(나이와는 상관 없이 말이다.) 그들은 리스크 가득한 결단을 서슴지 않았으며, 끊임없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크고 작은 도전을 기꺼이 감수했기 때문이다. 음악, 사진, 연기와 같은 소위 '돈은 안되지만 낭만적인' 가치를 좇'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야 말로 어쩌면 청춘에 가장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했다.
『누구인들 젊은 날 비상을 꿈꾸어보지 않을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꿈은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그저 한낱 이상일 뿐이라고 밀어두고 뒤돌아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p.207』
사진작가, 영화감독, 디자이너, 시인, 화가, 건축가 등등 성공이라는 가치 보다는 낭만이라는 가치를 위시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겉에서 보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적어도 그들은 그들의 삶에 만족을 품고 있진 않은가 싶다. 사실 20대 중반인 주제에 돈에 집착하고 성공만 뒤쫓는 것도 궁색하지 않은가? '뭐 먹고 살지'하며 앞날이 걱정되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이 시절이 지나면 더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갈 수 밖에 없을 터. 이처럼 낭만을 좇는 삶을 살아보는 것만큼 멋진 술안주거리도 없을터이니...
젊은 그대! 한번쯤은 실리보다는 겉멋에 휘둘려 사는 것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