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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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을 때는 문학도 즐겨 읽었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왠지 시간이 아까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멀리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소설을 읽은 지가 어림잡아 3~4년은 족히 지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가 즐겨 읽었던 책들은, 어떻게 살아라, 미래를 준비해라, 인간관계, 좋은 습관, 과학 일반 등등... 책을 읽고 나면 모르는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는 것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책을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서만 이용해왔던 것이죠.

그러다가 문득, 얼마 전 책을 소개하는 "맛있는 인생을 요리하다"라는 TV 프로그램에 배우 '이정섭'님이 출연하셔서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해주는 내용을 지나가듯 보게 되면서,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습니다.

TV 에서 소개한 내용은 한 두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부분이었는데도, 한 문장 한 문장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등장 인물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도 떠오르면서 잠시나마 이정섭님이 읽어주시는 책에 빠졌던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내용은 뭘까, 전체 내용은 뭘까' 너무도 궁금해져서 다음날 바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시골 고향에서 올라오신, 서울 지리를 잘 모르시는 엄마를 복잡한 서울역에서 잃어버리는 사건으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후, 가족들이 엄마를 찾아다니며, 엄마를, 엄마의 삶을 각자의 관점에서 회상하는, 반성하는 내용입니다.

허구인 소설이라지만, 너무도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읊어놓은 듯 해서... 뭉클뭉클하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자꾸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우리 엄마를 얼마나 알고있을까'

당연히 엄마도 한 때는 아기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소녀였던 시절, 여인이었던 적도 있었을 텐데, 왜 엄마를 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로서만 그 존재를 대하고 인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로서 어떻게 부모님의 삶, 부모님의 감정에 이토록 무심할 수 있었는지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무표정한 얼굴로 퇴근하고 돌아오면, 오늘 하루 어땠는지, 밥은 먹었는지, 회사는 잘 돌아가는지 물으시는 엄마에게 무심하게 '응', '별일 없었어' 라고 툭툭 내던지며 귀찮아했던 저의 태도는 책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소설가 큰 딸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어버이날, 생신같이 특별한 날에만 잠깐 내 시간을 쪼개 관심을 나눠드리는 부모님이, 원래 그 존재만으로도 늘 감사하고 사랑해야 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신경숙님 작품을 처음 읽었습니다. 출퇴근 시간, 버스에서 책을 읽어도 멀미가 나기는 커녕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푹 빠져 읽었던 요번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 다른 작품들도 접하고 싶다는 욕구가 급 생기네요.

마치, 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술술 읽어지고, 다 읽고 나면 가슴에 뭔가 딱딱하게 말라있던 감정이 다시 부드러워지고, 새로운 감각을 얻은 것처럼 충만해지는 이런 느낌은 좋은 작품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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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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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비야님의 책을 이번에 처음 읽어봤습니다. 알라딘에 들어가면 베스트셀러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기에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냥 구입을 했지요. 

그리고 하루에 한 두 꼭지 정도를 읽다보니, 거의 2주나 걸려서 읽었네요.

읽다가 중간 중간 마음에 좀 새기고 싶은 소개글이 나오거나, 좋은 구절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따로 적었습니다. 요즘 제 상황을 위로하거나 힘이 되어주는 좋은 구절들이 많더라구요~ ^^

그리고 또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고, 나태했던 태도를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건, 사랑이었네>는 월드비전의 구호팀장이셨던 '한비야'님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세, 첫사랑 이야기, 구호활동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됩니다. 꼭지 하나하나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데, 아마 진실한 경험을 바탕으로 느끼신 점들이나 생각들을 써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 목표에 대해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목표가 있고, 꿈이 있겠죠. 하지만, 그 목표나 꿈이라는 것도 결국 자라온 환경, 현재 살아가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일 겁니다.

과연, 내가 지금 꿈꾸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꾸게 된 것인지... 진정 내 안에서 우러나온 것인지...나는 내가 현재 바라보고 있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땐 또 무엇을 추구할것인지...?

부끄럽지만, 이제서야 저도 제 삶이 조금이나마 제가 살았던 세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작은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 새로운 멘토를 소개받은 느낌입니다.

끝으로, 책을 읽으면서 조금 기억에 남는 한 부분을 소개하고 싶네요...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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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마케팅
댄 힐 지음, 이정명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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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저는 아마 2005년경에 샀던 것 같습니다. 책을 살 때는 엔지니어, 공학 계열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인문분야의 정보를 알아두면 좋겠거니 하는 마음에 샀었는데, 당시에는 앞부분 조금 읽다가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덮어두었었죠..

그렇게 거의 만 4년이 흘러 최근에서야 다시 이 책을 들었습니다. 작은 벤처회사 '컬트스토리'를 꾸리려는 시점이다 보니, 이젠 마케팅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란 생각에 의무감에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엔 이 책이 4년 전에 쓰여진 책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책에서 주는 정보들이 저에겐 참 신선했고, 요즘에도 참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말은 진실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사람의 몸은 진실하다. 따라서 고객의 마음을 알고 싶으면 그들의 몸 - 표정, 반응, 행동 등 - 을 살펴라.

저도 개인적으로 설문조사를 하거나 할 때, 바로바로 떠오르는 답이 없으면 답을 어떻게 쓸까 생각을 하다가 결국 제 진심과는 다른 조금은 조작된 대답을 했던 경험들이 종종 있었는데요, 진실하지 않다는 것은 이런 부분들을 일컫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고객의 진심을 알고 싶으면 그들의 표정이나 반응, 행동반경, 시선 등을 살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흔히 우리는 무의식중에 버스나 지하철의 인쇄광고를 볼 때, 어떤 의도없이 이미 눈길을 주거나 카피를 읽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고객의 진심은 바로 그런 그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통계적인 분석 자료를 가지고 쓰여진 거라 어찌 100% 그렇다라고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기존의 마케팅 툴이나 분석 프로세스를 거쳐도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나름의 통찰력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마케팅'을 왜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좀 깨달음을 얻었다는 부분이었구요~

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전략을 소개하는 목적인 듯 여겨지지만, 일반인들도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저자 Dan Hill 의 회사 홈페이지 http://www.sensorylogic.com/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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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5
토머스 모어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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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갑자기 고전들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토피아', '국가론', '군주론', '꿈의 해석' 등의 책을 충동구매 했습니다...

그 중 '유토피아'를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책을 읽기 전에는 왠지 쉽지 않을 것 같아 미루고 미루다가, 늘 책상 위에서 절 바라보는 듯 놓여있는 책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드디어 마음을 굳게 다지고(?) 책장을 폈는데... 막상 책을 딱 읽기 시작하니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더군요. 왠지 고전이라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유토피아라는 단어 자체는 원래 뜻풀이를 하면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런 합성어가 '완벽한 이상향'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되버린 거죠.

이 책은 전개 방식이 조금 특이합니다. 저자인 토마스 모어는 3인칭 관찰자 입장에서 '유토피아'에서 5년여간 살다온 '라파엘'이라는 한 노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기록한 것처럼 쓰여졌습니다.

그런 구성 때문인지 처음엔, 이게 소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었나? 하는 무지한(?)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는, 유토피아가 너무나 급진적인 사상을 담고 있어 사회적, 정치적 파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해설이 있네요.

책에서 묘사하는 유토피아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주창할 때 제시되는 비전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루 6시간 정도 성실하게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고, 사유재산에 대한 개념이 없어 허례허식이나 사치로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먹고 남을만큼 음식이 생산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배우고자 하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얼핏 보면, 가가멜과 아지라엘이 없는 행복한 '스머프' 세상같지 않나요?

만약 사회가 저렇게 돌아갈 수 있다면, 왜 현실은 그렇지 못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부유하고 넉넉한 생활을 원하는 것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니까요. 남들보다 더 갖고 싶어하는 것도 단순히 물건을 더 많이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느낌으로부터 '행복'을 얻기 때문이지 않나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고, 배우고자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유로울 때, 어떤 사람은 명상을 할 때,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추종할 때, 어떤 사람은 남을 도울 때, 어떤 사람은 공부를 할 때 등 행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은 다 다릅니다.

그런데, 유토피아에서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질시의 마음이 없는 상태면 모두가 행복하게 저런 모습으로 살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네요. (유토피아는 1516년, 지금으로부터 거의 500년 전에 씌여졌습니다. 당시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기본적 욕구도 충족되지 않는 사회였기에 어쩌면 이런 가정을 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역사적 발전 과정을 보면, 사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전해가는 속도는 비록 더디지만요..

어쩌면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언젠가는, 정말 저렇게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삶을 즐기고, 감사히 여기고, 항상 행복해하며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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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5
토머스 모어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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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가가멜과 아지라엘이 없는 행복한 '스머프' 세상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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