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 모멸에 품위로 응수하는 책읽기
곽아람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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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읽었던 책들의 등장인물을 중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때는 작가님의 경험담 혹은 에세이같은 느낌이었는데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흘러갔다. 이러한 종류의 책은 처음이라서 조금 더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지만.
어찌되었던 소공녀, 빙점, 작은 아씨들 등등 다양한 책들의 등장인물들을 중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그래도 나름 이런더런 책들을 많이 접하고 읽어봤다고 생각했던 나의 지난 날들이 조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처음 접해보는 책들도 많았고(사실 거의 대부분이 처음 접해보는 책인 것 같다)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책들도 있었다. 특히 소공녀 같은 책은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책으로 그림책에 글씨가 약간 있는 그림동화로만 접해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어렷을 적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원작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을 추천받는 그런 기분이랄까.


- 하늘이 두 쪽 나도 이것 하나만은 바뀌지 않을 거야. 내가 만일 공주라면 너덜너덜한 누더기를 걸쳤다고 하더 속마음은 공주처럼 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소공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 구절이. 어렸을 때 그림책으로 읽었던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에 나는데, 본래 부자집 아가씨였던 소공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하녀로 전락하게 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버티며 결국 마지막에 아버지의 친구들에 의해 아가씨가 되었다는 뭐 대략적으로 그런 아야기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소공녀의 말은 자만심이 아니라 자신이 넘어지지 않도록 혹은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마법의 주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나에게 너는 할 수 있어! 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달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어보였다. 나도 매일매일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마법의 주문을 걸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릐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정확히는 그 속에서의 동백 꽃 필 무렵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 망할 년, 캔디 걔 진짜 웃기는 년 아니냐? 야, 외롭고 슬픈데 왜 안울어. 걔 사이코패스 아니야?

언제부터였을까, 울지 않는 것이 하나의 예의이자 미덕처럼 되어버린 것이 말이다. 울면 지는거야, 울면 안돼와 같은 말들을 살면서 종종 들어본적이 있다. 그리고 남들 앞에서 우는 것은 창피한 것이라는 인식도 알게모르게 박혀버렸다. 사실 나는 화가나면 눈물부터 줄줄 아오는 타입인데, 그럴때 마다 눈물이 나오지 않게 하려고 악을 쓰는 타입이다. (사실 이때 나오는 눈물은 정말 화?가 나긴 한다. 하고 싶은 말은 가득 있는데 눈물이 나오면 말이 잘 나오지 않기에..) 어찌되었든 눈물은 어느샌가 남에게 보여주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눈물을 흘린다는 것 역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을 표출한다는 것은 상대방과의 소통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속상하거나 외로운 마음은 혼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상각한다. 그 마음들은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마음들을 상대방에게 표출하고 함께 소통하며 해소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폴리애나의 이야기.

- 그저 숨만 쉬는 건 살아있는게 아니예요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풍경을 구경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그런 즐거운 일들을 했을 때, 그것이 비로서 살아간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어쩌면 나는 그저 숨만 쉬면서 그냥 살아지니까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나에게 주어진 이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작은 것이라고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을 꼭 찾아야 겠다.

작가님은 마흔살을 맞이 하셨다. 그리고 나는 이제 곧 스물 다섯 살이 된다. 어리다고 하면 아직 어린 나이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스물 다섯은 조금 특별하다면 특별한 해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정말 야생의 공간(?)인 사회로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무섭고 두려운 곳이랄까. 물론 삶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일을 겪으면 흔들거리거나 또는 넘어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의 제목처럼 매일 우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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