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채식 그리고 비건은 내 인생 사전에는 없는 단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이야기 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왜냐하면 나는 육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 식사에 거의 고기가 항상 있었고, 가족과 외식을 할 때마다 항상 고기를 노래부르던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고기가 주는 '맛' 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채식 그리고 비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한 가지 큰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단체 도시락 주문을 맡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학교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 도시락 주문 담당을 맡게되어 함께 도시락 주문을 담당하게된 분과 학교 근처에 있은 한솥도시락으로 향했다. 평소에 고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냥 무난하고 비용에 맞는 제육도시락을 선택하였고 모든 도시락을 제육볶음 도시락으로 주문하려고 했다. 그때, 함께 도시락을 사러 간 분께서 자신은 채식을 실천 중이기 때문에 다른 도시락으로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혹시 다른 분 중에서도 채식을 실천하는 분이 있는지 확인 한 후에 도시락을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렇게 결과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제육볶음 도시락과 참치야채고추장 비빔밥 주문하였다. (사실 엄격한 비건을 실천하려면 참치도 안됬지만, 여건상 참치야채고추장 고추장 비빔밥이 최선이었다. 후에 책을 읽으면서 비건이 외식을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에 조금은 공감이 갔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편협한 사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남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치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사실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남의 가치관을 비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이 사라지고 비건 분들도 마음 놓고 비건을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다양성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동물에 대한 나의 이중적 잣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거나 학대하는 사람을 보면서 욕을 하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소나 돼지 그리고 닭들을 보면서 그들을 먹어서는 안되고 학대(도축)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맛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식량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모순적이라거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루아침에 비건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채식을 실천하는 분들을 만나며 나도 조금씩 비건에 대해서 알아가고 때때로 비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도 했다. 예전에는 채소 및 야채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었는데 (맛이 없었기 때문) 여전히 오이나 토마토같은 것들은 거부감이 강해 먹지 못하지만 예전에 비해 먹을 수 있는 것들 혹은 새롭게 시도하는 음식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식재료들이 있구나를 깨달았다. 더불어 다양한 레시피들도. 사실 나는 작가님처럼 완벽한 비건의 삶을 살아갈 자신은 없다. 솔직하게 나는 여전히 고기의 맛에 길들여져 있었다. 하지만 비건 식당을 찾아가는 등, 천천히 조금씩 나만의 스타일로 비건을 시도해버려고 한다. 왜냐하면 작가님께서 "걱정이나 자책만 하기보가는 어설프게라도 무언가를 행하는 것이 더 값지다" 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어설플지도 무언가를 행하는 것, 그것이 도전이고 용기이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변화 혹은 혁명을 불러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