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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평점 :
『이현의 연애』라 해서 정말 단순하게 이현이란 사람이 연애하는 얘기이거니, 했었다. 하지만 그 연애가 보통의 연애가 아니라면? 여기서 보통이란 말을 쓰는 것은 좀 우습지만 '이현'이란 남자가 만나 사랑하게 된 여자 '이진'은 보통의 여자들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아니, 보통의 사람들과도 확실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해도 좋겠다.
왜? 그녀는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이니까.
사각사각, 이진의 두 팔꿈치와 평범한 대학노트를 올려놓으면 더이상 빈 공간이 없는 좁은 책상에 앉아 하루종일 연필로 끝없는 영혼의 이야기를 기록 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하루종일, 아니 그녀의 평생을 기록만 하며 살아가는 이진에게서 기록이 지니는 의미는 상당한데, 그것은 우리가 마치 밥을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듯이 그녀는 기록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녀에겐 기록 이외의 모든 것들이 무관심의 영역이다. 그저 자신이 영혼을 기록하며 살아가는 것을 침해받지 않는다면 다른 욕심이나 불만을 갖지 않는 여자이다. 욕심이나 불만을 갖지 않는 것을 지나쳐 사랑이나 미움, 분노와 같은 여타의 감정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여자이다. 이현은 이러한 그녀를 사랑했으니..
영혼을 기록하는 별난 여자 '이진'과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를 사랑했던 별난 남자 '이현' 의 별난 사랑 이야기.프롤로그를 읽는 첫장부터 이 둘의 별난 연애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