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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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녀'는 20대 여자를 뜻한다. 정치와 사회에서의 이대녀는 어떤 위치에 자리한 것일까? 이대녀와 이대남(20대 남자)은 2021년 4월에 실시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탄생했다. 이대녀는 말한다. 이대남의 정치적 요구에는 정치계가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이대녀의 정치적 요구엔 분석의 대상으로도 여겨지지 못했다는 것을.



'삼대녀'를 코앞에 둔 정치 덕후 트위터리안 신민주, 기본소득당에서 피디로 여성주의 의제기구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노서영, 취준생이자 365일 온갖 분야의 '덕질'을 수행하는 로라까지. 세 명의 저자는 젊은 여성이 정말 정치에 무감하고 무능한지 물으며, 급증하는 여성의 우울과 자살, 트위터와 탈코르셋, 알페스 금지법, 군대 내 폭력, N번방 사건 등 사회 이슈 그리고 제20대 대선까지 다양한 사회 현안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세 저자는 총 3부로 나누어 다양한 주제를 논했고, 에필로그에서는 대화 형식으로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정으로 그들이 젊은 여성들에게서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악플이 달릴 걸 알면서도 이 시기에만 쓸 수 있는 책이라는 세 저자. 앞으로의 이대녀들을 위해 저자들은 새로운 판을 깔았다. 젊은 여성도 정치에 관심이 있으며 다양한 정치적 욕망을 품고 있다고 말해주는 책 <판을 까는 여자들>. 어서 모두가 평등한 사회가 오길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변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기회는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 P51

정치인으로서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돈 많은 국민이 아니라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는 국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P133

그들은 그들이 살아낸 현실에서 그런 믿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나의 현실이 있다. 그리고 나의 현실에서 성 평등은 이상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과 가장 가까운 정치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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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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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마감하는 순간은 정말 다양하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정말 있긴 한 것일까?' 의문을 품은 채 <엔드 오브 라이프>의 첫 장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재택의료 방문간호사였던 모리야마가 췌장암에 걸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환자의 임종을 지켜봐 왔기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는 잘 알고 있었지만, 그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새삼 달랐다.



이 이야기는 논픽션이다. 즉,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자는 모리야마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가 만났던 환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락트인 증후군에 걸려 눈동자조차도 움직일 수 없는 어머니와 헌신적으로 돌보는 아버지의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삶들을 이야기해준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환자와 그 곁의 가족들까지 모두 죽음이 아닌 하루를 살더라도 삶에 더 집중했다. 고비가 될 수 있지만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가 하면, 평화롭고 벚꽃이 흩날리는 정원이 있는 자신의 정원에 사람들이 모여 하프콘서트를 열기도 했고, 극도로 나빠진 컨디션을 이끌며 디즈니랜드 행을 계획하기도 했다. 무모한 결정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남은 시간이 단 하루라 할지라도 행복하고 기쁘게 보내고 싶었을 환자들과 가족들. "결국에는 살아온 모습 그대로 마지막을 맞이하니까요."라는 말에 왜 이리 가슴이 미어지는지 모르겠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은 자택에서 임종하길 원하는 환자들에게 재택의료를 권장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예전에 비해 주택 임종이 줄고 의료기관 임종이 늘었다고 한다.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고 의료진과 보호자의 관리가 의료기관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정확한 답은 없다고 본다. 의료진이 정말 필요한 환자가 있는가 하면, 가족의 도움이 더 필요한 환자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는 것이 마음 아프기도 했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남은 사람들에게 주는 묵직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래도 방문간호사 하길 정말 잘했어요. 환자분들께 배운 게 참 많아요. 그분들은 내게 똑똑히 보여주셨어요. 도중에 고통스러운 지점을 지나간다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모두 편안하게 웃으며 떠난다는 것을요. - P72

가족이지만 신기해서 견딜 수 없었다. 아빠는 어찌 이렇게까지 헌신적으로 간병을 할 수 있을까. 의무감으로 하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오래 계속하지는 못한다. 아빠는 자기 인생 모두를 바쳐버릴 만큼 엄마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나는 간병이란 애정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 P191

죽어가는 사람은 그저 보살핌받는 게 전부인, 도움을 필요로만 하는 무력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실제로 얼마 안 되는 기간을 취재했을 뿐인데도 시노자키가 내게 가르쳐준 것은 결코 적지 않았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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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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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여름>, <이선 프롬>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 이디스 워튼. 공포의 세계가 담긴 그녀의 고딕소설이 국내에 처음 번역되었다. 총 네 편 중 '석류의 씨'는 특히나 여성에 대한 금기와 공포 그리고 불안을 담고 있었다.



요즘처럼 막 기괴하고 자극적인 공포가 아닌, 당시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의 억눌린 욕망을 대변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공포. 그 속엔 위선적인 미국 상류사회가 적나라게 표현되어 있었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토대로 추적해나가는 주인공 여성이 겪는 금기와 혐오 그리고 불안만으로도 은근한 공포감이 몰려왔다. 여성만이 줄 수 있는 은밀한 공포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큰 배경으로는 미국 상류사회이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와 감옥에 갇힌 여성의 불안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상대방에게서 느끼는 실망감이나 혐오감보다도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갑자기 드러난 불편한 진실에 놀라지도 않고 그저 서늘함을 느끼며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에서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마주한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공허함을 품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잘못된 방법이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자 했던 남자, 사랑 없는 결혼 후 남편의 폭력에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등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행복한 삶 그 이면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에 씁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여성들의 삶. 하나의 테마로 다섯 편의 클래식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1의 주제는 '여성과 공포'였는데, 이 주제가 아니었으면 만나볼 수 없었던 이디스 워튼의 <석류의 씨>.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어쩌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녀가 리지에게 동경 어린 관심을 품게 되었는지 모른다. 리지도 처음에는 앤도라가 우울한 미래의 자신의 모습 같아서 피했으나 이제는 앤도라를 감상적인 동정의 대상으로 여겼다. - P30

아직도 그 모습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녀는 무서웠다. 남편이 자신에게서 멀어져 뭔가 알 수 없는 속박 속으로 끌려가는 것 같고, 그의 자유와 자신의 자유를 위해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짜내 싸워야 할 것만 같았다. - P178

눈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검고 외롭게 보였다. 잠시 심장이 멎는 듯했고 여기서 돌아갈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기를 따라오라며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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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 - 읽고 쓰며 성장한 엄마와 딸의 책 편지
정한샘.조요엘 지음 / 열매하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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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는 책은 생각보다 드물다.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따스한 마음이 온전하게 전해진 책이었다. 책으로 위로받았던 엄마와 책이 실컷 읽고 싶었던 딸, 두 사람의 편지는 계속 진행 중이지 않을까? :)



편지가 담긴 책을 읽다 보면, 꼭 주고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몰래 훔쳐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하지만 이 편지들은 읽는 내내 감탄과 공감을 넘나들었다. 서로 마주 앉아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며 성장한 엄마와 딸의 편지, 이렇게까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겼을 줄이야. 정말 너무나 부러웠다. (엄마와 딸이자 한 사람으로서 마음을 나누는 것이었지만, 진정한 교육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새로운 책을 읽거나 지나간 책을 읽으며 딸의 질문과 고민은 늘어갔고, 엄마는 그런 딸에게 정해진 답을 준 것이 아닌, "당장 답을 찾지 못한다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함께 마주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눴다. 함께 읽고 싶은 책과 바라는 이야기를 나눈 모녀, 그들은 질문 앞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어쩌면 자신을 더 마주했지도 모른다.


엄마 한샘과 딸 요엘은 앞으로도 세상의 질문 앞에 서로 마주 앉아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쓸 것이다. 더 다양해질 질문과 고민에 솔직하게 답을 건네고,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갈 것이다. 먼 훗날엔 딸 요엘이 자신이 바라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자 멋진 하나의 세계를 들려줄 것이다. 그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


독자들이 문장에서 문장으로 건너뛰는 것은 불과 몇 초지만 두 문장 사이에 작가는 세수를 하고 왔을 수도, 밥을 먹었을 수도, 여행을 다녀왔을 수도 있죠. 제가 이 글을 쓰는 데에도 문장과 문장 사이에 공백이 있어요. 하지만 읽는 사람들은 그저 문장만 볼 뿐, 그 공백은 보지 못하죠. - P57

편견 때문에 고통받거나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따돌림받는 상황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잘못되었다 말할 수 있도록, 엄마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어. - P111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부터 바뀌자고 다짐했죠.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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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결단력 - 미루고 후회하는 사이클을 끊어내는 5단계 기술
피터 홀린스 지음, 한원희 옮김 / 좋은생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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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미루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고, 괴로움을 느끼고, 변명을 하고, 핑계를 만들고, 원치 않는 결과를 얻고 다시 규칙을 세운다는 것.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현상들이다. 이런 '게으름 사이클'이 반복된다면 결국 나아가지 못한 채 머무르게 될 뿐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 일을 해내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일까?



'게으름 사이클'에서 벗어나려면 '자기결단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결단력은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고 통제하는 힘이다. 의도를 행동으로 옮기기만 해도 목표는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린 언제나 그렇듯 할 일을 미루고 결과에 후회한다. 충격적인 건, 이것이 우리 뇌의 본능이라는 것이다.


과학적이며 심리학적인 접근이라 내면의 힘이 필요했다. 즉,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는 것이고, 할 수 없다 믿으면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엄청난 능력과 경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 오로지 나를 믿고 끝까지 해내야 하지만 우리 주변엔 너무나 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이 책엔 앞으로 나아가는 힘과 더불어 이것을 유지하고 장애물을 쉽게 넘어가는 방법이 담겨있다.


가장 유용했던 건 3장에서 자기결단력을 키우는 8가지 질문이었다. '그렇다/아니다'로만 대답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하는 행동에 망설여질 때 이 습관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5장에서는 생활 속에서 자기결단력을 높일 수 있는 소소한 습관들까지 알 수 있었다.


게으름 사이클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자기결단력>. 더 이상 무너지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우리 모두가 되길 희망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도권이 내게 있다는 건 궁극적으로 좋은 일이다. 자기결단을 습관화할 수 있느냐, 아니냐는 결국 자신에게 달렸다. 다만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장애물들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유지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 P51

자기결단의 핵심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상황이 힘들게 느껴져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변명을 늘어놓거나 애매모호하게 구는 습관을 버리고, 우선 해야 할 일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28

명상과 마음챙김 훈련도 나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마음가짐을 예의 주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음에 의심이나 자책감이 들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관 없이 나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가치 있음을 상기하자. 중요한 것은 나의 태도와 행동이다. 호기심을 잃지 말고, 용기를 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된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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