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정판이 나온 <제닝스는 꼴찌가 아니야>(앤터니 버커리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출판사)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 아냐. 그걸로는 안 돼. 우표 상인한테 우표를 보낼 순 없어. 그건 마치... 마치... 뉴캐슬에다 석탄을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야."
"하지만 뉴캐슬에도 석탄을 보내는 걸. 바로 요전 날 신문에서 읽었으니까 확실해."
-본문 p.120
뉴캐슬은 석탄산지로 유명한 영국의 항구도시다. 아마 본문 인용에서 굵은 표시를 해둔 부분은 숙어적으로 사용되는 carry[take] coals to Newcastle 을 한국으로 직역한 듯 하다. 석탄 산지에 석탄을 보내는 거니, 받는 사람에게는 별도움이 안되는 것을 의미해, '헛수고를 하다'라는 뜻을 쓰인다.
어느 정도 영어에 지식이 있는 사람이면 이 대목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리고, 독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꾸로 이해할 수도 있다. 원문은 '우표 상인에게 우표를 보내는 것'(A)과 '뉴캐슬에 석탄을 보내는 것'(B)이 동일한 뜻으로, A를 B로 설명해주는 구조다. 그렇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영어에 대해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A=B라는 구조를 파악하기 때문에, B의 뜻이 우표집에 우표를 보내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럭저럭 이해는 할 수 없지만, B의 뜻을 잘 모르면 바로 뒤에 이어지는 제닝스의 이야기가 별 재미가 없어진다. 뉴캐슬이 무엇인지 몰라서 빚어지는 것이다. 뉴캐슬에다 석탄산지라는 설명만 있었어도 훨씬 뜻이 명확해졌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