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좋거나 혹은 굉장히 나쁘거나..다. 나도 이 책을 압도적인 찬사로  처음 추천받았다. 소설 좀 읽는 사람, 책 좀 읽는 사람은 다 이 책이 괜찮다고 아우성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을 때는 뭐 이런 어이없는, 그리고 끔찍한(근친상간, 수간, 동성애.. 이른바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모든 것들이 모두 나온다.).. 소설이 있어 그랬는데, 한 2년 전부터 이 책이 무척 읽고 싶었다.

당연히 책은 절판이 되었고, 여기저기 헌책방에 가서 물어보니, 이 책은 이른바 '인기 아이템'이라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단다. 좀전에 어떤 페이퍼에서 이사하다가 이 책을 읽어버려서 죽고 싶을만큼 화가 났다는 글을 읽었는데 정말 100% 동감한다. 나라면 울어버렸을 것이다.

아마도 몇년 안에 이 책은 또 절판이 될 것이고, 이 책의 명성을 뒤늦게 알게된 사람은 그제서야 이 책을 찾느라 헌책방을 전전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자기 취향에 안맞는다고 생각해도 일단 구매해서 쟁여 둬라. 절판되고 찾느라 울지 말고. 어느 시점이 되면 이 책이 꼭 읽고 싶어지는, 정말 훔쳐서라도 읽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사족 한가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는가. 작년부터 애타게 보고싶었던 책들이 속속 나와주고 있다. <소유>가 그랬고, 스티브 킹 전집이 그랬고,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그렇다. 이제는 옛날 고려원에서 내다가 절판시킨, 오에 겐자부로 책만 어디서 예쁘게 전집으로 내주었으면 좋겠다. 꼭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책도 꼭 읽어야 할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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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4-10-04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전집이 조만간 절판될꺼 같아서 미리 사놨어요. 오에겐자부로 전집이 절판되리라곤 미처 생각을 못했었기 때문에 '개인적 체험'만 사놨었는데 지금 무척 후회하고 있구요. 특히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도 절판됐기 때문에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존재의 세가지거짓말은 지난주에 주문해놨으니까 조만간 받을수 있을거 같아요. 이 책 기대가 많이 되네요.